"올원뱅크부터 독도버스까지"... 손 안에서 느끼는 농협銀 '디지털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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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원뱅크부터 독도버스까지"... 손 안에서 느끼는 농협銀 '디지털 전환'
  • 심준선 기자
  • 승인 2022.04.27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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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원뱅크로 개인 맞춤 금융 서비스 제공
AI 은행원·독도버스 등 신기술 서비스 출시
CBDC 대응 박차, 조각투자 API 개발·제공도
"고객 중심 디지털금융 인프라 지속 확대할 것"
사진=NH농협은행 제공
권준학 농협은행장. 사진=NH농협은행 제공

고객 중심 디지털뱅크로 향하는 NH농협은행의 행보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지난해 12월 마이데이터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디지털 전환에 전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권준학 농협은행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고객 중심 초혁신 디지털뱅크 도약'을 전략 목표로 제시했다. 권준학 은행장은 "혁신을 통한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행 내부 조직문화와 직원들의 사고방식을 바꿔 디지털 전환 속도를 올려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농협은행은 고객과 디지털을 위해 조직부터 개편했다. '디지털 사업 경쟁력은 결국 사람'이라는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의 경영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이에 농협은행은 IT기업 문화인 애자일(Agile) 셀(Cell) 조직을 도입해 초혁신을 시작했다. 

애자일은 작업 계획을 짧은 단위로 세우고 제품을 만들어가는 사이클을 반복하는 개발 방법론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계획하고 단계별로 정해놓은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면 진척이 없는 기존 워터폴(Waterfall) 방식과 차별화된 구조다. 애자일은 고객의 요구 변화에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응하는 조직을 만들어 트렌드를 따라가기 쉽다는 특징을 갖는다.

올해 농협은행은 셀 조직을 15개로 확대했다. 고객들이 체감할 수 있는 디지털 경험 혁신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구상이다. 농협은행의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애자일로 실험적인 시도를 했다면 올해는 더 명확한 과제를 갖고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단계"라며 "셀들을 각 사업부문으로 보내 애자일 조직 문화가 은행 전체로 확산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올원뱅크' 내 손 안의 작은 은행

농협은행은 애자일 조직 개편으로 디지털 전환의 기반을 닦았다. 동시에 고객 편의로 환원하기 위한 서비스의 질을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종합생활금융 플랫폼인 '올원뱅크(All One Bank)'를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의 핵심인 마이데이터 산업을 육성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마이데이터(My Data)는 금융사에 흩어져 있는 개인 정보를 하나의 앱에서 통합 관리하는 사업이다. 개인이 특정 기업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가입할 경우 해당 앱을 통해 모든 계좌, 카드 내역, 투자 종목, 대출 상환까지 금융정보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사업의 정확한 명칭은 본인신용정보관리업이다. 기업들은 이를 토대로 개인들에게 동의를 받아 맞춤형 시스템을 구축한다.

농협은행은 NH마이데이터를 통해 고객 맞춤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NH마이데이터는 ▲NH자산플러스 ▲금융플래너 ▲연말정산컨설팅 ▲내차관리 ▲맞춤정부혜택으로 5가지 서비스로 구성됐다.

'NH자산플러스'는 고객의 소비를 샐 틈 없이 꼼꼼하게 관리해 준다. 급여일에 따라 달라지는 소비 기간을 스스로 설정하고 소비항목별 예산관리를 도와준다. 개인금융비서를 둔 것처럼 주요 소비생활에 대한 브리핑 서비스도 제공한다. '금융플래너'는 모든 금융사의 보유 상품 만기 알림, 자동 이체, 대출 원리금 상환, 카드대금 결제, 보험료·통신비 납부 등을 결제일 전에 알려준다. 결제일별 출금액을 예측해 잔액을 바로 충전함으로써 연체에 따른 손실을 사전에 방지한다.

'연말정산컨설팅'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세액을 예측한다. 소득 수준과 금융거래 성향을 고려해 절세 상품을 추천한다. '내차관리'는 시세 조회, 보험 가입, 범칙금·과태료 납부, 중고차 판매가 가능하다. '맞춤정부혜택'는 가족 구성원 특성에 맞는 지원금을 추천한다. 지원금 수급계좌 개설 등 상품 가입을 연계한다.

또한 농협은행은 정부의 데이터 개방 확대 정책에 대응해 NH마이데이터 서비스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는 공공 의료 데이터 개방 계획에 따라 고객의 건강 상태를 분석하고 보장자산의 적합성을 진단하는 서비스를 추진 중이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에서 실시하는 보건의료 마이데이터 활용 수요조사서를 제출했다.

농협은행은 고객 특화서비스도 늘리고 있다. 먼저 올원뱅크는 고객 친화적으로 UI(사용자 인터페이스)·UX(사용자 경험)를 개선해 편의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생활금융 특화서비스를 도입해 저렴하고 편한 쇼핑 환경을 구축하기도 했다. 아울러 OCR 지로 간편납부, 아이폰 교통카드 등을 도입하며 끊김 없는 서비스 구현으로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NH농협은행 제공

◆ 신기술의 향연... AI 은행원부터 메타버스까지

농협은행은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다양한 영역에 적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AI 은행원 도입이다. 

정이든 계장과 이로운 과장은 농협은행 MZ세대 직원들의 얼굴을 합성해 만든 가상의 은행원이다. 지난해 11월 AI 은행원은 영업점에서 상품 설명을 보조하는 역할을 맡았다. 지난 2월에는 신규 직원 직무교육을 마치고 농협은행 DT전략부 디지털R&D센터로 배치됐다.

농협은행은 AI 은행원의 확대를 위해 인프라를 강화할 계획이다. 권준학 은행장은 "AI 은행원의 업무 능률을 향상시킬 수 있는 직무 개발을 통해 다양한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대출 자동기한연기 AI 상담시스템 상용화에 성공하기도 했다. AI 상담시스템을 통해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발신·상담·심사로 이어지는 유선 대출 기한연기 전 프로세스를 자동화했다. 금융권 콜센터 최초 사례다. 해당 시스템은 상용화 후 약 15만건의 대출 기한연기를 수행했다.

나아가 농협은행은 지난 3월 핀테크 전문기업인 ㈜핑거와 제휴를 맺고 메타버스 플랫폼 '독도버스'를 오픈했다. 가상공간에서는 농사, 낚시, ESG활동, 임무 수행 등을 하며 생성한 아바타를 성장시킬 수 있다. 대체불가토큰(NFT) 기술도 도입한다. '도민권(NFT)'을 발급받고 주민 등록을 하면 땅을 구입해 집을 지을 수 있다. 고객들이 발행량이 제한된 도민권을 자연스럽게 사고팔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은행은 MZ세대들과 소통하고 금융상품·서비스 등을 자연스럽게 홍보하는 마케팅 채널로 독도버스를 활용할 계획이다.

권준학 은행장은 "민족은행으로서 독도의 가치를 되새기고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독도버스를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흥미로운 서비스를 계속 시도해 MZ세대뿐 아니라 전 연령층과 함께하는 농협은행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권준학 농협은행장(왼쪽)이 온라인 조각투자 사업 업무협약식에서 김형준 테사 대표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농협은행 제공

◆ '미래 선도' IT 영역으로 확장하는 농협은행

권준학 은행장은 다양한 데이터를 읽고 해석해 활용하는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고 임직원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조직 전체가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체계를 확립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권준학 은행장 취임 후 농협은행은 애자일 조직 구현으로 정보기술(IT) 기업 문화를 흡수하는 것을 넘어 디지털 인재 양성을 통해 IT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는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 이를 위해 DT 마스터 제도를 운용 중이다. 초·중·고급 단계로 나눠 교육을 실시한다. 초급은 전 직원 필수 교육 과정이다. 중급은 실무 현장 교육으로 이뤄진다. 고급 단계에선 핀테크 스타트업 6개월 파견 현장 근무를 한다. 외부 인력 영입과 함께 내부 인재를 키워 보다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복안이다. 

뿐만 아니라 농협은행의 디지털 인재들은 미래를 선도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그 중 하나가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개발이다. API는 핀테크 기업 등이 직접 서비스나 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프로그램 도구를 말한다.

이와 함께 농협은행은 올해 3월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 기업 ㈜테사와 '조각투자 사업 상호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API 공동 개발에 돌입했다. 조각투자는 미술품이나 빌딩과 같은 고가의 실물자산을 온라인에서 지분으로 분할해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온라인 조각투자 API는 ▲고객 투자금의 안전한 분리 보관 ▲조각투자 기업의 계좌 접근 최소화 ▲투자자별·작품별 관리기능 등으로 구성돼 있다. 농협은행의 온라인 조각투자 API는 관련 기업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농협은행은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발행에 대응하는 'CBDC 대응 파일럿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 착수하기도 했다. 앞서 김봉규 디지털R&D 센터장은 지난해 발표한 '중앙은행 CBDC에 대한 공공·민간 관점의 인식 비교 연구' 논문에서 "CBDC 도입은 금융환경 변화와 과학기술 발전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로 인식되고 있다"며 "공공과 민간 영역을 구분할 필요 없이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래 농협은행 데이터·디지털플랫폼부문 부행장은 "CBDC 대응 플랫폼 구축은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 독도버스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 AI 은행원 도입에 이은 농협은행의 디지털 전환 핵심 전략 중 하나로 MZ세대는 물론 전 세대를 아우르는 고객 중심 디지털금융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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