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장사' 짭짤... 4대 금융, 1분기 순익 4.6兆 돌파
상태바
'이자 장사' 짭짤... 4대 금융, 1분기 순익 4.6兆 돌파
  • 오창균 기자
  • 승인 2022.04.24 13: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상 최초 분기 실적 4조원대 기록
점점 커지는 예대금리차 논란... 서민 고통
"금융지주 스스로 논란 대책 찾아야"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가 올해 1분기 4조6,0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뒀다.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다. 서민들은 대출 이자에 허덕이는데 금융지주들이 실적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월 기준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는 2.27%p까지 늘어나 2년 8개월 만에 최대치로 벌어졌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4대 금융지주의 합산 당기순이익은 4조6,39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조9,680억원보다 16.9% 늘어났다. 4대 금융지주 분기 실적이 4조원대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B금융은 순이익 1조4,531억원을 기록해 리딩금융 타이틀을 지켜냈다. 이어 신한금융(1조4,004억), 하나금융(9,022억원), 우리금융(8,840억원) 순이었다.

1분기 호실적은 이자이익이 견인했다. 최근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은행들의 이자이익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은행 대출의 근간인 코픽스(COFIX)와 금융채 금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파르게 상승했다.

금융지주별로 살펴보면 KB금융의 이자이익은 2조6,4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6% 증가했다. 신한금융의 이자이익도 2조4,876억원으로 같은 기간에 비해 17.4% 성장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 역시 이자이익으로 2조203억원(12.9%), 1조9,880억원(22.7%)을 벌어들였다. 

순이자마진(NIM)도 확대됐다. 1분기 NIM은 KB금융 1.91%, 신한금융 1.89%, 하나금융 1.71%, 우리금융 1.73%로 전년 동기 대비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석 달 연속 가계대출 수요가 줄긴 했지만 금리 인상기 속에서 금융지주들의 이자수익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14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자 주요 시중은행들은 불과 3영업일 만에 일제히 예적금 금리를 최대 0.30~0.40%p 인상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첫 기준금리 인상 당시 6영업일이나 걸렸던 결정이 절반으로 빨라진 것이다. 이를 두고 지난해부터 이어진 예대금리차 논란을 의식해 은행들이 발빠르게 반응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시중은행 예대금리차 공시를 의식한 조정이라는 의견도 있다.

특히 눈에 띄게 불어난 대출금리에 비해 수요자들에게 돌아가는 수신금리 혜택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이른바 이자(利子) 장사 논란이다. 현재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은 6%를 넘어선 상태다. 예대금리차는 2017년 1.79%p에서 2019년 1.70%p로 축소됐지만 2020년에는 1.75%p로, 지난해에는 1.80%p로 커졌다. 지난 2월에는 2.27%p까지 확대됐다.

이자 장사 논란을 우려한 듯 금융지주들은 주주환원책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KB금융은 올해부터 분기배당을 도입하기로 하고 1분기 주당 500원의 배당을 시행키로 했다. 신한금융은 1분기 보통주 배당금을 주당 400원으로 결정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도 주주가치 제고 방침을 밝혔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서민들이 치솟는 대출금리로 고통을 받을 때 은행은 예대금리차로 천문학적 수익을 올리지 않았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실적이 좋은 만큼 마땅히 주주가치 제고에도 신경 써야겠지만 예대금리차 논란이 커지지 않도록 금융지주가 스스로 노력하는 자구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