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R&D 현주소⑤] 매년 1천억 이상 투자... LG생건, 피부특성 연구 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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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R&D 현주소⑤] 매년 1천억 이상 투자... LG생건, 피부특성 연구 선도
  • 최지흥 기자
  • 승인 2022.04.0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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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용품·음료까지... 전사업 R&D 투자 집중
후, 숨, 닥터그루트 등에 독자성분 제품 상용화
올해도 세계 최초 피부색소 침착 연관 유전자 등 발견 주목

<편집자 주>코로나 장기화와 함께 중국에서 K-뷰티 열풍이 주춤하면서 대한민국 화장품 위기설이 돌고 있다. 수출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내수 부진과 글로벌 브랜드들의 온라인 중심 공격적 할인 행사로 국내 화장품 브랜드들의 경쟁력도 큰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늘 위기를 기회로 바꾸었던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혁신 제품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국내 화장품 업계는 매 위기 때마다 차별화된 혁신 제품들을 출시하며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왔다.

작게는 선밤부터 크게는 비비크림과 쿠션까지 국내 시장은 물론, 전세계 화장 문화까지 바꿔놓은 혁신 제품들은 연구개발 노력의 결과물이다. 또한 100년도 안된 짧은 역사에도 불구, 세계 3위의 화장품 수출 강국을 있게 했다.

본지는 코로나 장기화로 그 역할이 더욱 주목되고 있는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연구개발 투자 노력과 이를 통해 개발된 신성분, 신기술, 그리고 상용화돼 인기를 모은 히트 제품들을 정리해 봤다.

LG생활건강은 연구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꾸준한 독자 성분 개발 및 핵심 기술 확보로 사업 영역을 계속해 키우고 있는 화장품 기업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LG생활건강은 매년 1,000억원이 넘는 비용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으며 2020년에도 약 1,600억의 개발비를 투자했다. 사진=최지흥 기자
LG생활건강은 연구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꾸준한 독자 성분 개발 및 핵심 기술 확보로 사업 영역을 계속해 키우고 있는 화장품 기업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LG생활건강은 매년 1,000억원이 넘는 비용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으며 2020년에도 약 1,600억의 개발비를 투자했다. 사진=최지흥 기자

LG생활건강은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독자 성분 개발과 핵심 기술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는 화장품 기업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LG생활건강은 매년 1,000억원이 넘는 비용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약 1,600억의 개발비를 투자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연구개발의 중심축인 LG생활건강연구소는 차별화된 소재 및 제형 기술 개발과 첨단 바이오 융합기술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화장품은 물론, 생활용품, 음료의 전 사업 영역에 걸쳐 다양한 제품 개발과 신기술을 적용해 왔다.

지난 2006년 국내 화장품 업계에 큰 화제를 모았던 선밤과 더블이펙트는 LG생활건강의 연구개발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2006년 첫선을 보인 이자녹스 ‘화이트엑스투 플러스 선밤’은 기존 자외선 차단제가 가졌던 끈적거림과 번들거림을 보완한 혁신적인 고형의 밤 형태 자외선 차단제다.

SPF50+, PA+++ 지수임에도 자극이 적고 산뜻하게 발려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었다. 화이트 엑스투 플러스 선밤은 출시 10개월만에 단일품목으로 150억원을 돌파할 정도로 높은 성과를 얻었다. 당시 단일 품목으로 100억 이상 매출을 올린 제품은 화장품 업계 전체를 따져도 다섯 개에 불과할 정도로 쉽지 않은 일이었다.

주름개선 소재의 개념자체를 바꾼 이자녹스의 ‘링클디클라인 더블이펙트’도 LG생활건강의 연구개발 성과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제품이다. 이 제품도 출시 1년만에 매출 100억원을 돌파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LG생활건강 연구팀은 안전성이 이미 검증된 국내외 천연물 관련 문헌으로부터 약재정보 1만1,000여 항목과 처방 2,500여 항목에 대한 자료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했다. 이중 수백 종의 천연물 효능 연구를 통해 주름개선 신성분인 '안젤리카'를 개발했다.

LG생활건강은 안젤리카 성분을 기존의 주름개선 성분인 레티놀보다 더욱 안정적이고 높은 효과를 갖고 있는 메디민A와 함께 듀얼 기어용기에 담아 신개념 제품을 탄생시켰다.

LG생활건강은 매년 차별화된 신성분과 신기술을 개발, 이를 적용한 혁신 제품들로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이끌어 냈다. LG생활건강은 최근 한방원료, 발효원료, 피부 유전자연구, 친환경 소재와 같은 핵심 기술을 고도화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성장을 위한 신규 사업영역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는 데 집중하고 있다.

R&D 조직은 CTO와 사업본부 산하의 해외 연구소와 디자인센터로 구축돼 있다. 미국, 중국, 일본 연구소를 통해 글로벌 R&D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글로벌 제품 개발 역량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또한 연구개발 담당조직은 생활용품연구소, 화장품연구소, IB연구소, 기술연구원 연구지원부문, 센베리퍼퓸하우스, 디자인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매년 차별화된 신소재, 신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제품에 적용하며 히트 제품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최지흥 기자
LG생활건강은 매년 차별화된 신소재, 신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제품에 적용하며 히트 제품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최지흥 기자

 

연구개발 통한 신소재, 신기술 개발...제품 상용화

LG생활건강은 매년 차별화된 신소재, 신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제품에 적용해 히트 제품을 발굴하고 있다. 최근 사례로 화장품은 2018년 숨 브랜드의 ‘로시크숨마 엘릭서 에센스 시크리타’ 적용 성분을 들 수 있다. LG생활건강은 인도 아유르베다 전통 발효기법 Arishta로 약용식물 Nimba 등을 열추출한 후 2단 연속 발효해 효능이 증대된 성분을 개발했다. 또한 피부 장벽 강화를 위해 4가지 세포간 지질(콜레스테롤/세라마이드/필수지방산/비필수지방산) 적용한 것도 이 제품의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2019년에는 후 브랜드의 ‘비첩 순환미스트’에 해울환 나노 콤플렉스와 공진비단배양액을 함유해 피부 수승화강(차가운 기운을 올라가게 하고 뜨거운 기운은 내려가게 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한의학 원리 중 하나), 기혈 순환의 생기 케어가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보습다당체(Gellan Gum)를 응용한 젤 형성 기술 적용으로 화장의 흐트러짐 없는 균일한 수분막 형성을 통해 피부 보습 유지력을 높였다.

같은해 론칭한 CNP의 ‘프로폴리스 앰플 액티브 크림’은 피부성분 비율(NMF : LIPID = 3:2)을 모사한 베이스로 수분 증발을 방지하고 보습 유지에 탁월한 스킨핏 포뮬라를 적용했다. 또한, 당유래 유화 안정화로 계절과 피부 타입에 상관없이 사용하기 좋은 소프트 타입 크림 제형을 만들어 냈다.

2020년 출시된 닥터벨머의 ‘비타민 파우더’는 18개월 내 역가가 유지되는 ascorbic acid(아스코르빈산(~酸). 수용성 비타민.) 안정화 제형으로 가장 신선한 비타민C를 피부에 공급하고, 초저분자 히알루론산을 포함한 천연고분자류를 적용해 자고 일어난 후 체감하는 수분손실방지 보습막 형성에 도움을 준다.

LG생활건강 후 한방연구소는 수 만 건에 달하는 궁중 의학서적에 대한 기록을 뒤지고 궁중왕실의 비방이 적혀있는 수백 권의 고서를 분석해 궁중 및 왕실 여성들이 아름다움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사용한 왕실의 독특한 궁중비방을 ‘후’의 여러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사진=LG생활건강
LG생활건강 후 한방연구소는 수 만 건에 달하는 궁중 의학서적에 대한 기록을 뒤지고 궁중왕실의 비방이 적혀있는 수백 권의 고서를 분석해 궁중 및 왕실 여성들이 아름다움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사용한 왕실의 독특한 궁중비방을 ‘후’의 여러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사진=LG생활건강

 

연구소 개발 대표 성분은?

LG생활건강의 연구소가 개발한 대표 성분은 후의 여러 제품들에 적용된 '궁중비방'을 들 수 있다. 실제로 LG생활건강 후 한방연구소는 수만 건에 달하는 궁중 의학서적에 대한 기록과 궁중왕실의 비방이 적혀있는 수백 권의 고서를 분석해 궁중과 왕실 여성들이 아름다움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사용한 독특한 궁중비방을 ‘후’의 여러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후의 대표 제품인 '비첩 자생 에센스'는 ‘공진비단’ ‘경옥비단’ ‘청심비단’ 등 3가지 궁중비방에 생명력의 근본이 담긴 ‘초자하비단’의 주요 효능 성분을 10배 함유한 ‘자하 비첩 Complex’를 담은 고기능 한방 에센스로, 빠르고 강력한 안티에이징 효과를 자랑한다.

후 한방연구소의 특화된 기술로 귀한 한방 성분을 가득 담았지만 '포스트잇'처럼 끈적이지 않고 매끄럽고 풍부한 마무리감을 선사하는 제형을 구현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LG생활건강의 최근 성과도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LG생활건강은 피부 유전자 빅데이터를 통해 신소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LG생활건강
최근 LG생활건강은 피부 유전자 빅데이터를 통해 신소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LG생활건강

 

피부 유전자 속에서 미래 화장품을 찾다

최근 LG생활건강은 피부 유전자 빅데이터를 통해 신소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최근 한국 여성의 대표적 피부 고민인 색소침착에 관여하는 피부 유전자 7종을 발견하고, 연구 결과를 피부학 분야의 세계적인 국제학술지인 Journal of Investigative Dermatology에 게재했다.

또한 4건의 국내 특허와 1건의 국제 특허(PCT) 출원을 완료한 상태로, 고객들의 타고난 피부 특성에 따른 ‘맞춤형 미백 화장품’ 개발에 핵심적인 연구 성과를 이뤘다.

기존의 미백 화장품들은 자외선으로 인한 멜라닌 색소의 생성을 억제하거나 감소시킬 수는 있었지만, 사람의 타고난 유전자로 인한 모든 멜라닌 색소 생성은 조절하지 못했다. 때문에 동일한 제품을 사용하더라도 개인의 피부 특성에 따라 색소 침착 개선 효능에 차이와 한계가 있었다.

LG생활건강 미래기반연구소 연구진들은 기존 제품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색소침착과 연관된 고객 개인별 유전자들의 종류를 확인하면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또한, 해당 유전자의 기능을 조절할 수 있는 효능 성분 개발을 통해 미백 효과가 탁월한 맞춤형 화장품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 한국인 약 5만명의 피부 특성과 유전자 정보로 구성된 ‘피부-유전자 빅데이터’를 확보하고 피부 색소침착 연관 유전자 발굴을 진행했다. 발굴된 유전자 중 2종은 ‘세계 최초로 발견된 피부 색소침착 연관 유전자’로 한국인 피부에만 특이적으로 작용하는 유전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를 얻었다.

현재 연구진은 발견된 유전자들의 기능을 선택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효능 성분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또한, 고객 유전정보를 통해 미래의 색소침착 정도를 예측하고 자신에게 맞는 피부 관리법을 추천하는 진단 플랫폼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피부 진단부터 그에 적합한 화장품 제공으로 이어지는 토털 맞춤형 스킨케어 솔루션의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대표적인 안티에이징 성분인 레티놀의 피부자극에 관여하는 유전자 10종을 찾아내고, 해당 유전자를 조절하는 효능 성분을 개발해 세계적인 국제학술지인 Pharmaceutics에 게재했으며 2건의 국내 특허 출원도 완료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레티놀 자극과 유전자의 연관성을 분석해 유전자 기반의 자극 완화 맞춤 성분을 개발한 첫 사례라는 데 의미가 있다.

레티놀은 비타민 A의 일종으로 피부 속 콜라겐 생성을 증가시켜 주름 개선 효과가 탁월할 뿐만 아니라 각질 제거, 항산화, 피부 재생 등 다양한 효능을 제공해 안티에이징 화장품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성분이다. 하지만 사람의 피부 특성에 따라 가려움이나 따가움 등의 자극을 유발할 수 있어 쉽게 사용하기 어려운 성분이기도 하다.

현재까지 레티놀의 피부자극을 유발하는 근본적인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자신에게 맞는 최적의 레티놀 함량과 제품을 선택하는데 많은 어려움과 불편함이 있었다.

LG생활건강 미래기반연구소 연구진은 사람마다 레티놀에 의한 자극의 종류와 민감 정도가 다른 원인이 타고난 유전적 차이의 영향일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레티놀의 피부자극에 관여하는 유전자들과 이들의 기능을 조절할 수 있는 성분을 발견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를 통해 피부에 안전하면서도 효능이 우수한 레티놀 성분을 발견하고, 이를 적용한 주름 개선 화장품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연구는 한국인 유전자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됐다. 레티놀에 민감한 고객과 그렇지 않은 고객 간의 유전자 분석을 통해 레티놀로 인한 가려움, 따가움, 각질 벗겨짐 등에 관여하는 주요 유전자들을 발견하고 유전자 기능을 조절할 수 있는 효능 성분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레티놀 성분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고객들의 피부자극이 기존 대비 완화됨을 확인했다.

LG생활건강 미래기반연구소는 현재 레티놀 효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유전자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한국인에서 다른 인종으로 연구 범위를 확대해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글로벌 주름 개선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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