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M·ECM 1위' KB증권, 기업금융투자은행 도약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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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M·ECM 1위' KB증권, 기업금융투자은행 도약 예고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2.02.25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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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대표 주관, 300억 수수료 예상
채권 발행(DCM) 9년째 업계 1위 '위용'
금융권, 박정림·김성현 시너지 기대
KB증권 박정림 대표. 사진=KB증권 제공
KB증권 박정림 대표. 사진=KB증권 제공

올해 KB증권이 박정림 대표를 주축으로 기업금융 중심 투자은행(CIB)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KB증권은 연초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주관으로 주식자본시장(ECM) 부문에서 강세를 보인 바 있다.

24일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기업 직접금융 조달 실적에 따르면 지난 1월 국내 기업의 주식 발행액은 총 10조5,525억원으로 전월 1조4,759억원 대비 615.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록적인 실적은 대부분 LG에너지솔루션의 대규모 IPO에 의한 것으로 분석된다. 1월 IPO를 통한 자금 조달 규모는 전월 2,404억원보다 4,222.3% 급증한 10조3,907억에 달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을 주관한 KB증권이 최대 수혜자로 지목된다. KB증권은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2조8,050억원의 주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주관 실적 1위 증권사가 1년간 기록한 3조5,194억원의 약 80%를 한번의 상장으로 채운 셈이다.  

KB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 상장에 대표 주관사로 참여해 인수대가로 196억3,5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상장 과정에서 보여준 성실도와 기여도를 종합적으로 감안한 0.3% 수준의 성과수수료까지 받을 경우 KB증권의 수수료 수익은 300억원을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앞서 KB증권은 2021년 순수수료수익 1조148억원을 거둬 1조원의 '천정'을 깼다.

기존 KB증권은 전통인 채권발행시장(DCM) 부문의 강자로 9년 연속 1위를 달성한 바 있다. 2021년 일반회사채(SB), 여신전문금융사채권(FB), 자산유동화증권(ABS) 등 DCM에서 모두 33조8,505억원의 실적을 기록해 업계 1위에 올랐다. 이 외에도 일반회사채와 자산유동화증권 시장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KB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 등 조(兆) 단위 IPO를 연이어 주관하며 상대적으로 약세였던 주식자본시장(ECM) 부문에서도 올해 말 업계 선두로 올라설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앞서 KB증권은 지난해 업계 최초로 IPO조직을 4부 체제로 확대하는 등 한발 앞서 도약을 준비해왔다.

ECM부문에서도 KB증권은 1위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2016년 ECM부문 6위, 2020~2021년 2년 연속 3위에 머물렀지만 점유율에서 1위와의 격차를 10%p에서 1%p로 줄인 바 있다. 
 
투자은행(IB)과 자산관리(WB) 부문의 고른 약진으로 KB증권은 2021년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6,003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38.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41.9% 증가한 8,213억원을 거두며 순이익과 영업이익 모두 2년 연속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기록적인 실적의 배경에는 박정림 대표가 이끈 WM부문의 기여도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KB증권은 수탁수수료로 6,487억원, 금융상품수수료로 619억원을 걷었다. 전년 대비 수탁수수료는 9%, 금융상품수수료는 7.1% 증가한 수치다.

 

박정림 대표, CIB총괄부문장에... "우먼파워 위용"

지난해까지 KB금융지주에서 박정림 대표는 자산관리(WM)와 세일즈앤트레이딩(S&T)을 담당하는 자본시장부문장을 맡았고, 김성현 대표는 투자은행(IB)과 기관영업부문을 담당하는 CIB부문장을 맡았다.

이후 박정림 대표는 2021년 말 인사에서 자본시장과 CIB부문 총괄부문장에 오르면서 금융권 '우먼파워'의 위용을 이어가고 있다. 직제상 박정림 대표가 총괄하고 그 아래 김성현 대표가 CIB부문장을 맡는 그림이 됐다.

박정림 대표는 사모펀드 이슈와 코로나 팬데믹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기록적인 실적을 낸 성과로 무난히 연임에 성공했다. 일례로 지난 2020년 말 166조7,000억원 수준이던 KB증권의 총관리자산(AUM)은 1년 만에 229조2,000억원으로 40% 가까이 급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관례상 남성 중심 문화가 지배적인 금융권에서 박정림 사장의 '약진'은 성별이 아닌 성과와 실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논평했다.

향후 박정림 대표와 김성현 대표는 기업금융중심투자은행(CIB) 부문에서 적극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방침이다. CIB는 상업은행(CB)과 투자금융(IB)를 결합한 것으로 KB금융은 향후 은행의 기업금융조직과 비은행 계열사의 IB조직을 연계해 마치 하나의 기업처럼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KB금융지주는 올해 CIB부문 경영전략으로 ECM과 M&A시장 지위를 강화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지난해 KB증권은 M&A부문에서 힐데스하임CC, 현대HCM 등 10여건의 딜을 수행했다. 두산인프라코어와 교보생명 등 인수금융분야에서도 대형 딜을 확보하는 등 두각을 보였다.

글로벌IB사업과 투자형IB사업에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KB증권은 지난해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등 해외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장리츠 대표주관을 맡았고 해외 대체투자사업도 재개한 바 있다.

KB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연결기준 5조원을 넘은 자본을 활용해 사업을 확장하고 투자솔루션을 바탕으로 영업모델을 고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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