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덩이' 알펜시아, 매각후 더 시끌... 이번엔 '짬짜미 입찰'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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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덩이' 알펜시아, 매각후 더 시끌... 이번엔 '짬짜미 입찰' 의혹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1.07.11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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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시공사, KH강원개발 낙찰자 선정 잡음
헐값 매각에 꼼수 입찰 논란까지 불거져
KH그룹 계열 기업 2곳 입찰... 1곳 낙찰
사실상 한 곳이 다른 곳 위해 들러리 선 셈
강원도 "8천억 이하 매각 없다"... .낙찰가 7100억
사진=강원도
사진=강원도

국내 대표 리조트 중 한 곳인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가 매각 논란에 휩싸였다. KH그룹이 계열사를 이용해 담합 입찰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또한, 8천억원짜리 리조트가 7100억원으로 헐값에 매각됐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어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국민의힘 강원도당은 지난 7일 ‘알펜시아 불법매각 정황, 최문순 지사는 사실 여부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논평에 따르면 알펜시아 매각에 응찰한 업체 두 곳은 모두 KH그룹 계열사이다. 지자체의 재산을 매각해야 할 경우 두 곳 이상 업체가 응찰해야 입찰이 성립되기 때문에 KH그룹이 강원도와 사전조율을 거쳐 꼼수입찰에 나섰고, 강원도는 이런 사실을 묵인했다는 것이 논평의 주요 내용이다.

국민의힘 강원도당은 "그동안 강원도는 매각이 늦어져도 8000억원 이하 헐값매각은 절대 없다고 누차 공언해왔는데, 900억원이 깎인 7100억원으로 매각한 사실 역시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최종 낙찰자는 KH강원개발로 KH그룹 계열인 KH필룩스와 KH일렉트론이 출자한 특수목적법인이다. 

지역 시민단체는 KH그룹의 재무건정성과 관련돼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강원평화경제연구소는 6일 “강원도는 KH강원개발 모기업인 KH그룹이 자산 2조원 규모의 재무 건전성이 탄탄한 회사라고 하지만 이를 그대로 인정하기엔 현재 공시된 재무제표상 많은 우려와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코스피에 상장된 주력기업 KH필룩스, KH일렉트론, IHQ 모두 2018~2020년 3년 연속 당기 순이익이 적자 상태이고, KH일렉트론, IHQ의 경우 최근 2년 연속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고 부연했다.

강원도개발공사는 "(매각 작업은) 회계법인에 의뢰했고, 자산처분시스템인 온비드를 통해 투명하게 진행됐다"며 절차 과정에는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해명 중이다. 강원도 역시 최종 낙찰자만 통보받기 때문에 응찰자를 알 수 없다며 도의 개입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관련 업계에선 알펜시아 매각 과정에 잡음이 있지만 ‘고육지책’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알펜시아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7733억원의 부채를 안고 있다. 이자만 하루 평균 4000만원, 지금까지 146억원을 냈다. 

알펜시아는 평창 일대 491만㎡ 부지에 2009년 조성된 종합리조트다. 평창올림픽 유치와 개최에 크게 기여했으나 건설 과정에서 잦은 설계변경과 공사기간 연장, 분양 저조 등으로 한때 부채가 1조원까지 늘어났고, 이는 도정 운영에 큰 부담으로 이어졌다. 강원도개발공사는 지난해 10월부터 5차례 매각을 시도했고, 이달 3일 KH강원개발을 최종 낙찰자로 선정했다.

입찰 방식은 온비드로 진행됐다. 국가계약법상 공공기관 자산 계약은 2인 이상이 입찰에 참여해야 유효한 입찰로 효력을 갖는다. 문제는 같은 기업집단 계열 기업 두 곳이 입찰에 참여한 경우를 제한하는 규정이 없다는 것이다. 사실상 한 곳이 다른 한 곳의 입찰자를 위해 들러리를 선 셈이라는 점에서 위법한 입찰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일부에서는 꼼수로 국가계약법상 제한을 회피한 위법한 수의계약이란 비판도 나오고 있다.

KH그룹은 코스피 상장사인 KH 필룩스, iHQ, 코스닥 상장사인 KH 일렉트론, KH 이엔티, 장원테크와 그랜드하얏트서울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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