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디야 톺아보기] 골목 파고들며 3300호점... '美진출·IPO' 계획 착착
상태바
[이디야 톺아보기] 골목 파고들며 3300호점... '美진출·IPO' 계획 착착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1.05.14 00: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철 2000년 창업, 2004년 문창기 회장 인수
주요 상권·대기업과 '전면전 회피 전략' 주효
사진= 이기륭 기자
사진= 이기륭 기자

2001년 문을 연 이디야 커피는 지난해 말 3300호점을 돌파하며 국내 최다 매장 커피 전문점이 됐다. 최근 스틱 제품의 미국 수출과 올해 IPO(기업공개)까지 '국민 커피'에서 '글로벌 커피'로 도약을 준비 중이다.
 

2001년 중앙대점 첫 문... 중저가 내세워 어필

이디야 커피는 2001년 1호점인 중앙대점의 문을 열면서 본격적으로 커피 전문점 사업을 시작했다. 초기 창업주는 현재 '현대위가드'의 가철 대표였다.

외식산업에 관심이 많았던 가 대표는 이디야 이전에 '피자맥'이라는 브랜드를 성공시킨 이력이 있다. 1994년 5월 오픈한 피자맥은 업계 최초로 99마케팅을 시작했다. '피자 한판 9900원'이라는 파격적 가격을 내걸자 매출은 한달 만에 4배나 뛰는 성과를 거뒀다. 이후 중국을 포함해 17호점까지 확장했다.

하지만 IMF로 인해 어려움을 겪으며 프랜차이즈를 매각했고, 이 자금으로 2000년 이디야를 창업했다. 당시는 스타벅스가 국내 첫 점포를 개설했던 시기였다. 가 대표는 곧 국내에도 커피 프랜차이즈가 대중화될 것으로 판단했다. 

2001년 중앙대 1호점을 문을 열고 본격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 이디야는 중저가 전략을 내세웠다. 당시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의 아메리카노 가격이 4000원이었던 시절에 커피 한 잔 2000원으로 소비자에게 어필했다. 가격대비 맛도 좋아 가성비 커피로 알려지며 창업 3년 만에 100호점까지 성장했다. 이후 가 대표는 2004년 건강상 이유 등으로 현재 문창기 회장에게 기업을 매각했다.

문창기 회장. 사진= 이디야 커피
문창기 회장. 사진= 이디야 커피

 

금융권 출신 회장 교체... 대기업 전면전 회피 전략

2004년 이디야 커피를 인수한 문창기 회장은 1962년생으로 ▲고려대 사회학과 ▲1989~1998년 동화은행 ▲1999~2000년 삼성증권 팀장 ▲2000~2004년 유레카벤처스 대표 등의 자리를 거친 인물이다.

문창기 회장이 이디야를 인수한 2004년 당시 커피 업계는 대기업의 전쟁터였다. 신세계그룹과 합작한 스타벅스를 시작으로 CJ그룹의 투썸플레이스, 롯데그룹 엔제리너스 등이 시장을 나눠 갖고 있었다.

이디야는 이런 대기업들의 격전에 휘말리지 않고 철저히 피하는 전략으로 승부했다. 대기업들의 도심 주요 지역 진출을 피해 임대료가 저렴한 이면도로를 중심으로 입점했다. 특히 상권이 형성되지 않은 지역이나 특수 상권도 적극적으로 개발했다. 이러한 전략으로 전국 구석구석 파고 들었고, 핵심상권을 제외하고 대부분 지역에서 매장 수로 타 브랜드를 압도하는 수준까지 올라갔다.

또한 당시 대기업들이 거대 매장을 주력으로 하던 것과 달리 소규모 점포를 운영해 높은 평당 매출 단가를 유지했다. 이디야의 폐점률이 1% 수준이라는 것은 주요 상권이 아님에도 충분한 수익을 내고 있다는 방증이다. 

2018년 기준 이디야는 폐점률과 가맹점 수에서 타 브랜드 대비 압도적인 수치를 보인다. 평균 매출액은 하위권이지만 평당 평균 매출을 살펴보면 가장 높다. 적은 임대료로 높은 수익을 올려 가맹점주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디야는 2013년 100호점, 2016년 2000호점, 2019년 3000호점을 돌파하며 독보적인 매장 수를 확보했다. 지난해 말 3300호점을 돌파하며 국내 커피 브랜드 중 가장 많은 매장을 운영 중이다. 

사진= 공정거래위원회
사진= 공정거래위원회

 

IPO·美 진출까지... 제2의 도약

문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IPO(기업공개)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2017년 상장을 시도했지만 실패해 올해 다시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이디야는 2017년 12월 미래에셋대우와 대표 주관사 계약을 맺으며 상장을 추진했다. 당시 기업실사 등의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위한 대부분 절차를 마무리했지만, 문 회장이 IPO를 단행할 시 가맹점과의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이유로 상장을 철회했다.

이디야는 IPO를 위한 내실 다지기도 착실히 수행 중이다. 지난해 4월 가동을 시작한 드림팩토리와 자체 스틱 커피 브랜드 비니스트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드림팩토리는 원두를 연간 최대 6000톤 규모로 생산할 수 있다. 음료 파우더 등 가맹점 공급용 원재료 생산도 가능하다. 또 올해 국내 커피 전문점 최초로 선보인 자체 브랜드 비니스트로 리뉴얼해 생산 중이다. 

특히 최근에는 비니스트 제품 중 믹스커피 2종을 미국에 첫 수출했다. 이번 미국 진출을 토대로 수출에 필요한 해외 네트워크와 시장 분석 등의 데이터베이스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