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번의 규제 비웃은 강남불패... 아파트 매입 25%는 '외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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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번의 규제 비웃은 강남불패... 아파트 매입 25%는 '외지인'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1.01.0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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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지인 매입' 역대 최다... 불붙은 '상경투자'

외지인들의 강남 아파트 매입, 이른 바 ‘상경투자’ 열기가 역대급으로 뜨거워지고 있다. 다주택자의 규제 강화와 장기화되는 저금리로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비싼 강남 아파트는 곧 안정적인 투자처’라는 인식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특히, 24차례의 부동산 규제에도 오히려 강남 아파트의 가격은 오르면서 ‘강남불패 신화’는 지속될 전망이다.

2020년 강남3구의 아파트를 매입한 4명 중 1명은 타 지역 거주자로 나타났다.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매입자거주지별을 살펴본 결과, 지난해 1~11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만 1433건으로 나타났다. 이 중 타 지역거주자가 매입한 아파트는 2927건으로 강남3구의 타 지역 거주자 아파트 매입비중이 25.6%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한국부동산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역대 최고치다.

서울 25개 자치구에서도 타 지역 거주자들의 아파트 매입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강남구로 나타났다. 지난해 1월~11월 강남구의 아파트 매매거래 3809건 중 961건이 타 지역거주자가 매입한 것으로 외지인 매입비중이 27.5%에 달했다.

이어 2020년1~11월 송파구의 아파트 매매거래도 총 4635건 중 타 지역 거주자가 매입한 아파트는 1224건으로 외지인들이 사들인 아파트 매입 비중은 26.4%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서초구도 아파트 매매 거래 3141건 중 타 지역거주자가 매입건수가 697건으로 나타나 외지인들의 아파트 매입 비중이 22.2%로 확인됐다.

이렇게 타 지역 거주자들의 상경투자까지 늘어나면서 강남3구의 아파트 가격도 들끓고 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하는 ‘역삼 푸르지오’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1월에만 하더라도 20억 8000만원(2층)에 거래됐지만, 12월에는 23억 2000만원에 거래돼 지난해에만 2억 4000만원이나 상승했다.

서초구 반포동의 ‘반포자이’ 전용면적 84㎡도 지난해 1월 26억 2500만원(20층)에 실거래가 이뤄졌지만, 2020년 12월 26일에는 28억(18층)에 거래돼 1억 7500만원 올랐고, 같은 기간 송파구 ‘송파레미니스’ 전용면적 84㎡도 11억(16층)에서 13억 8000만원으로 2억 8000만원이나 치솟았다.

부동산 규제로 수도권을 넘어 부산과 울산, 창원까지 규제지역에 포함되자 유동자금이 투자가치가 높은 서울 강남의 똘똘한 한 채를 마련하기 위한 상경투자가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아파트 가격을 잡기 위해 내놓은 대책들이 결국 ‘강남 불패’신화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한편, 지난해 1~11월 타 지역 거주자들의 서울 아파트 매입비중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0년 1~11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8만 5020건 중 타 지역 거주자가 사들인 아파트는 1만 8966건으로 매입비중이 22.3%로 나타나 관련 통계작성 이후 역대 최고치를 보였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강남은 업무와 문화, 교육, 교통의 핵심지로 강남권을 주축으로 부동산 시장이 움직이다 보니, 파급력도 크고 안정성도 높다”며 “정부가 부동산 규제로 아파트 가격을 잡으려고 해고, 잠시 움츠려 들다 다시 치솟기 때문에 타 지역거주자들까지 강남3구의 아파트 매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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