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업체 해외진출 돕는다"... 롯데케미칼, 1350억 동반성장펀드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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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업체 해외진출 돕는다"... 롯데케미칼, 1350억 동반성장펀드 조성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0.05.25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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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동반성장 정책 발 맞추기 위한 '동반성장사무국' 신설
지난해 해외 자회사·협력업체들 매출 각각 236억, 22억원 증가
자금조달부터 해외진출까지... '상생하는 기업되자' 철학 실천
롯데케미칼 말레이시아 공장. 사진=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 말레이시아 공장. 사진=롯데케미칼

"벼랑 끝에 서있을 때 롯데케미칼이 다시 한번 손을 내밀어 줬습니다."

화학제품 생산에 쓰이는 다양한 첨가제를 혼합해 '원팩' 제품으로 만드는 재료업체 '두본'은 2008년 금융위기 때 회사 도산 위기에 처했다. 당시 두본 이대희 대표는 눈앞이 아득했다. 이 대표는 지금껏 이뤄놓은 모든 것을 다 잃을 수도 있었던 위기였다. 벼랑 끝에 서있을 때 롯데케미칼이 손을 내밀어 줬다. 워크아웃도 어려운 상황에서 롯데케미칼이 금융권에 두본이 생산하는 모든 것을 다 사주겠다는 보증을 해 준 것이다.

이후 롯데케미칼은 안정적으로 성장한 두본의 해외진출도 도왔다. 두본은 롯데케미칼로부터 말레이시아 공장의 약 4000평 토지 임대와 핵심 설비를 지원받아 초기 설비 투자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 전기, 산업 용수 등의 인프라 설비도 전폭적으로 지원받았다. 그 결과 두본은 매출 1000억원대를 바라보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성장한 롯데케미칼의 성공가도에는 상생을 뛰어넘어 중소기업과 동반성장하기 위한 경영목표와 실천이 뒷받침됐다.

롯데케미칼은 2010년 정부의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정책과 발맞추기 위해 '동반성장사무국'을 신설했다. 동반성장 담당 임원인 사무국장이 매월 관련 사항을 CEO에게 보고하고, 동반성장 업무는 CSV(공유가치 창출)팀이 전담한다.

롯데케미칼은 ‘나홀로가 아니라 다함께 상생하는 사회적 가치를 다하는 기업이 되자’라는 상생 철학 아래 협력업체가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자금 지원, 해외동반 진출, 경쟁력 강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롯데케미칼은 협력업체들이 시중금리보다 저렴한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기업은행에 675억원을 출연해 1350억의 동반성장 펀드를 조성했다. 지난해 말 기준 184곳 협력업체에 1,126억원 대출을 실행했다. 협력업체들의 원활한 자금 융통을 위해 신용보증기금에 기금을 출연해 1,050억원 규모의 보증을 지원하고 있다. 담보가 없거나 보증한도가 초과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신용보증기금이 롯데케미칼의 출연금을 이용해 추가적인 보증을 해주는 프로그램으로, 누적 294곳 협력업체가 이용했다. 작년에만 23곳 협력업체가 보증지원 혜택을 받았다.

롯데케미칼은 결제대금 월 6회 마감 또는 협력업체 요청에 의한 수시 정산을 하고 있다. 결제대금 마감 후 10일 이내에 100% 현금으로 지급한다. 지난해 롯데케미칼이 중소협력사에 지급한 대금지급일은 평균 5.84일로 집계됐다. 또 롯데케미칼은 1-2차 협력업체간의 지급기일 단축과 현금결제를 유도하는 현금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동반성장의 성과를 2차 협력업체까지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롯데케미칼이 해외진출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점 중 하나는 협력업체의 동반진출이다. 해외 네트워크와 인프라를 활용해 협력업체의 해외 판로개척 활동을 지원한다. 그 결과 지난해 롯데케미칼의 말레이시아, 우즈베키스탄 자회사와 거래하는 협력업체들의 매출이 각각 236억, 22억원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자금 외에 기술·인력·교육 지원사업도 활발하다. 롯데케미칼은 협력업체와 제품개발, 공정개선 등 다양한 주제로 공동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22명의 전문가를 투입해 협력업체와 공동 기술개발 프로젝트 20여건을 수행했다.

또 롯데케미칼은 최근 많은 협력사가 어려움을 겪는 인력수급 문제도 해소해 나가고 있다. 협력업체들의 품질지도를 위해 지난해 57개 업체에 114명의 롯데케미칼 전문가를 파견했다. 우수 협력업체 6곳에는 중국·독일 해외연수 기회를 주기도 했다. 동반성장 아카데미도 운영하고 있다. 협력업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경영·어학·직무 등 180여개 교육과정을 무상으로 제공한다. 생산현장에서 안전교육도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 작년에만 협력업체 직원 총 1974명이 안전교육에 참여했다.

롯데케미칼은 창업·벤쳐기업도 지원한다. 롯데엑셀러레이터를 통해 기술혁신 창업기업을 지원하고, 롯데스타트업펀드, 롯데케미칼이노베이션펀드 등 117억원을 41곳 회사에 투자해 실력있는 창업기업과의 동반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코로나 19사태 등으로 세계 경제가 혼란에 빠지면서 기업의 공급망 생태계도 수직적이 아닌 수평적으로 조직돼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이다"라며 "앞으로도 협력업체와의 상생협력 강화를 위해 다각화된 측면에서 동반성장 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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