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빈 뒤에 삼성" 손석희 주장에... 삼성 "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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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빈 뒤에 삼성" 손석희 주장에... 삼성 "황당"
  • 유경표 기자
  • 승인 2020.03.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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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빈 배후에 삼성있다"는 손석희 주장... 근거 없이 의혹만 제기, 팩트도 달라
삼성 측 "불미스런 사건 언급만으로도 기업 이미지 막대한 타격"
조주빈 말 한마디에, 팩트 확인도 없이 금품 내줬다? 해명이 의문 더 키워
손석희 JTBC 사장. 사진=시장경제신문DB
손석희 JTBC 사장. 사진=시장경제신문DB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64)이 자신을 협박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의 배후 세력으로 '삼성'을 언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역풍이 일고 있다.

앞서 25일 조 씨는 성착취 영상물 제작·유포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는 과정에서 손 대표의 이름을 언급하며 사과를 표시했다. 그 직후 손 대표는 조주빈과의 관계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흥신소 사장을 가장한 조씨로부터 수차례 협박을 받아 금품요구에 응했다"고 털어놨다.

손 대표는 27일 서울 상암동 JTBC 사옥에서 자사 기자들과 만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손 대표는 "뺑소니 사건으로 분쟁 중인 프리랜서 기자 김웅 씨의 배후에 삼성이 있다는 조씨 주장을 믿고 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등 언론보도에 따르면 그는 "조씨가 김씨와의 친분이 있다는 증거를 보여주면서 '김웅 뒤에 삼성이 있다'는 식의 위협을 했고, 이들 배후에 삼성이 있다는 생각이 미치자 판단이 잘 서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는 삼성이 자신의 뒤를 캐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구체적으로 손 대표는 미투(Me Too) 운동이 한창이던 때 삼성이 자신의 성신여대 교수 재임 시절 비슷한 의혹이 있는지 뒷조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최근엔 자택 폐쇄회로(CCTV)가 위협을 감지하는 일도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삼성 측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29일 삼성 측은 "손 대표 해명은 객관적 사실이나 전후관계와 전혀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삼성 관계자는 "정말 배후가 있고 협박까지 당했다면 손 대표가 신고는 물론 보도도 했을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삼성을 거론하면서 왜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기려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손 대표가 말하는 '삼성'은 지금은 해체된 옛 미래전략실을 지칭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삼성 미전실은 2017년 2월 해체됐다. 미전실 소속 임직원들도 이후 각 계열사로 흩어졌다. 따라서 '미투' 운동이 한창이던 2018년에는 존재조차 하지 않았다.

삼성 관계자는 "손 대표가 미래전략실을 언급했으나 그가 말한 사건들은 모두 미전실이 해체된 이후 발생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손 대표와 조씨야 무슨 말이든 할 수 있겠지만 손 대표가 삼성을 거론한 건 다른 문제"라며 "이 사건과 전혀 무관한 삼성은, 언급된 것만으로도 기업 이미지에 막대한 타격을 입을수 있다"고 우려했다.

손 대표 발언이 알려지자 그의 해명 자체가 의문을 더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방송은 물론 언론계 전반에 걸쳐 손 대표가 가진 존재감과 영향력, 정관계에 걸친 광범위한 인맥과 정보력을 고려할 때, 20대 초중반 협박범의 말 한마디에 사실관계확인도 없이 두려움을 느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국정농단 사건과 미투 이슈를 비롯해 대형 현안이 불거질 때마다 손 대표가 이끌던 JTBC 보도부문은 기민한 취재력을 바탕으로 특종을 터트렸다. 만약 조주빈이 실제로 '삼성'을 언급했다면, 종편 메인 뉴스 앵커이자 보도부문 사장으로서 자사 언론사 법조팀, 사건팀, 탐사보도 담당 기자 등을 통해 발언의 진위부터 파헤쳤을 것이란 반응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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