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없는 사회' 눈앞... 한국은행의 두 가지 고민
상태바
'현금없는 사회' 눈앞... 한국은행의 두 가지 고민
  • 김태영 기자
  • 승인 2020.01.07 13: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금 접근성 유지하면서 화폐유통시스템 관리하는 것이 중요"
사진 = 이기륭 기자
한국은행 전경. 사진 = 이기륭 기자

스웨덴은 대다수 상점에서 직불카드나 신용카드로 결제를 해야 한다. 상업은행 절반 이상은 현금을 취급하지 않는다. 이른바 현금없는 사회(Cashless Society)의 모습이다.

현금없는 사회란, 동전과 지폐를 사용하지 않고 신용카드, 모바일 지갑 등 비현금 지급수단을 주로 사용하는 사회를 의미한다.

스웨덴 정부는 2023년을 현금없는 사회의 원년으로 삼고 정책들을 이에 맞춰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현금 이외에 다른 결제 수단을 이용하지 않는 고령·저소득층을 중심으로 해당 정책에 향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저소득층이나 미성년자의 경우 기초 자본과 신용 부족을 이유로 신용카드를 만들 수 없다. 지불 수단이 되는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 구입도 쉽지 않다. 이에 스웨덴 정부는 현금 접근성을 강화하는 정책들을 추진할 계획이다.

스웨덴의 상황은 점차 현금없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한국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설명이다.

한국은행은 6일 '최근 현금없는 사회 진전 국가들의 주요 이슈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한국이 현금없는 사회로의 진입과정에서 스웨덴처럼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이 나타나지 않도록 선제적인 정책 대응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금없는 사회는 수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 현금을 지니고 다닐 필요가 없어 편리하고 화폐 주조·관리에 필요한 경제적 낭비를 줄일 수 있다. 

2000년 이후 스웨덴, 뉴질랜드, 영국 등 국가에서는 현금 사용이 빠르게 감소했다. 스웨덴의 경우 소매업체를 중심으로 현금 결제를 거부했다.

한국도 현금 결제 비중이 감소하고 있다. 2018년 기준 한국의 현금결제 비중은 19.8%에 불과하다. 현금없는 사회가 바짝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스웨덴, 영국, 뉴질랜드 정부는 기존과는 반대로 현금 접근성을 강화하는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현금 의존도가 높은 고령층 등이 현금 접근성 약화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고 정부가 대응에 나서면서 현금없는 사회 이슈가 국가적 아젠다로 부각됐다"고 했다.

특히 중앙은행들이 국민의 현금접근성 유지와 화폐유통시스템 관리를 매우 중요한 정책과제로 인식하고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9월 스웨덴 정부는 상업은행이 입·출금 서비스를 의무화하는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스웨덴 우정통신청(PTA, Post and Telecom Authority)은 상업은행의 준수 여부를 모니텅링하고 법을 위반한 은행 포착 시 금융감독청에서 제제를 할 수 있다.

또한 영국에서는 무료 ATM 수가 적절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지급경제감독기관(PSR, Payment Systems Regulator)의 모니터링과 감독을 강화했다. 특히 빈곤지역에 무료 ATM 수를 증가하고 반경 1km 이내 무료 ATM 설치를 의무화했다.

아울러 영국 정부는 화폐유통시스템을 관리·감독할 수 있는 현금전략그룹(Joint Authorities Cash Strategy Group)을 설치했다.

뉴질랜드는 화폐유통시스템에 대해 중앙정부가 개입하고 관리가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뉴질랜드 중앙은행법에 따르면 중앙은행은 물가안정과 금융안정 책무만 부여되고 있다.

하지만 뉴질랜드 정부는 중앙은행 책무에 화폐유통시스템 효율성 책무를 새롭게 부여할 예정이다. 중앙은행 책무에 현금조항을 추가한 것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모든 국민들이 화폐사용에 어떠한 불편도 초래해서는 안된다는 인식 하에 현금없는 사회 관련 주요국의 대응 조치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국민의 현금 접근성과 현금 사용 선택권 유지를 위해 다각적 노력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