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떨어질 때 모아두자"... 개인 달러예금 사상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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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떨어질 때 모아두자"... 개인 달러예금 사상 최대
  • 김태영 기자
  • 승인 2021.01.24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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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 연속 최대치 경신
弱달러에 투자심리 확산... "증가세 지속 전망"
한국은행 전경. 사진=이기륭 기자
한국은행 전경. 사진=이기륭 기자

개인들이 보유한 달러화 예금이 180억 달러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 사이 7억3000만 달러가 증가하며 4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달러는 일반적으로 경기가 불확실할 때 수요가 증가한다. 최근 원·달러 환율마저 하락하면서 저가 매수를 노린 개인들의 투자 심리 확산의 결과라는 분석이다.

현재 원·달러 환율의 경우, 1100원대 부근에서 하회하고 있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2월 중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942억 달러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5억9000만 달러가 증가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3개월 연속 최대치다.  

거주자 외화예금이란, 내국인과 국내 기업, 국내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 진출한 외국 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뜻한다.

특히 개인 달러예금은 전달(170억5000만 달러)보다 4.3% 증가한 177억8000만 달러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거주자 외화예금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며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인해 달러 저가 매수에 나선 개인이 늘어난 점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개인과 달리 기업 달러화예금은 5억5000만 달러 감소한 622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개인들이 해외주식을 대규모로 매수하면서 되레 감소하는 흐름을 나타났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거주자 외화예금 증가를 이끌고 있는 주체는 개인이라는 의미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달러화예금은 개인 예금이 7억3000만 달러 증가해 개인 예금을 중심으로 늘었다"며 "9월 이후 증가세는 환율 하락에 따라 개인들이 외화예금을 쌓아두는 패턴에 따라 나타난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통화별 거주자외화예금 잔액. 사진=한국은행 제공
통화별 거주자외화예금 잔액. 사진=한국은행 제공

통화별로 살펴보면, 유로화가 11월 대비 2억1000만 달러 증가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유로화예금은 일부 기업의 수출대금 예치, 증권사의 단기 자금 운용 등으로 11월 말 45억달러에서 47억1000만 달러로 늘었다. 

기타 통화로 분류되는 영국 파운드화, 호주 달러화 등도 11월 대비 2억1000만 달러 증가해 유로화와 함께 증가세를 나타냈다. 반면 위안화예금은 일부 기업의 결제대금 지급 등으로 1억2000만 달러 줄었다.

시장에서는 여전히 약(弱)달러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조9000억 달러 규모의 예산안을 경기부양책으로 제시한 만큼 중·장기적으로 달러 강세가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환율이 낮을 때 달러를 사두려는 투자자들의 증가세도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지난해 평균 원·달러 환율은 5월 1228.67원까지 올랐다가 9월 1178.80원, 10월 1144.68원, 11월 1116.76원에 이어 12월에는 1095.13원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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