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자극할라"... 韓銀, 우한쇼크에도 금리 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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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자극할라"... 韓銀, 우한쇼크에도 금리 동결
  • 김태영 기자
  • 승인 2020.02.28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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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깨고 기준금리 1.25% 유지... 전문가들, 4월 인하 전망
부동산 시장 자극 고려... "실익(實益) 따져보고 결정할 것"
27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7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이 27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지난해 11월과 1월에 이어 세 번째 금리 동결 조치다.

앞서 한국은행은 2016년 6월 기준금리를 1.25%로 인하하고 2017년 11월과 2018년 11월 0.25%포인트씩 상승을 결정한 후, 지난해 7월과 10월 각각 0.25%포인트씩 내렸다.

시장의 예상을 깬 결정이라는 분석이다. 당초 시장은 국내 우한 코로나 확산으로 수출 부진과 내수 위축 등 피해가 커지는 상황을 고려해 한국은행이 금리를 낮춰 대응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대다수 시장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경기방어에 동참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23일 정부가 위기 경보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추가경정예산 편성 검토까지 지시한 상황을 염두에 둔 전망이었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지난 24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했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급히 귀국해 긴급 간부 회의를 소집하는 것을 두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를 뒀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이러한 예상을 벗어나 금리동결을 선택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번 경제전망 시 코로나19가 3월 중 정점에 이르고 이후 점차 진정될 것으로 전제했는데 이 같은 예상대로 상황이 전개될지 아니면 그보다 장기화할지 좀 더 엄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으나 상황을 지켜보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한 경제회복에 금리인하 효과가 즉각 반영될 지도 확실하지 않고 기준금리가 0%대 진입을 목전에 둔 상황을 고려할 때 인하여력도 충분치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금리 인하에 따른 부작용도 고려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주열 총재는 "가계부채가 여전히 높고 주택가격이 안정되고 있다고 확신하기 어려운 만큼 금융안정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리인하로 인해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 미칠 수도 있고 가계부채 증가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신중히 실익(實益)을 따져보고 결정하겠다는 취지다.

한편, 금리인하를 예상했던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다음 금통위가 열리는 4월에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달 동결은 인하 시점을 4월로 연기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우한 코로나 여파가 국내 경제 전방위에 걸쳐 타격을 가하고 있다는 지표와 전망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1분기 경제지표를 점검하고 4월 금리를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정도와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 가계부채 증가세 등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 등을 점검하며 완화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며 "글로벌 무역분쟁, 주요국의 경기, 지정학적 리스크 등 전개 상황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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