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기사 파업' 누가 유리?... 코웨이 인수 1천억 수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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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기사 파업' 누가 유리?... 코웨이 인수 1천억 수싸움
  • 임현지 기자
  • 승인 2019.12.17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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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기사 ‘CS닥터’ 파업 장기화... 넷마블, 인수 고심
넷마블, 당초 가격보다 1천억 감액 요구한 듯... 협상 난항
양측 확대 해석 경계... "실사 계속, 무산 아니다"
넷마블의 코웨이 인수가 늦어지자 일각에서 ‘인수 포기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TV 화면 캡쳐
넷마블의 코웨이 인수가 늦어지자 일각에서 ‘인수 포기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TV 화면 캡쳐

웅진코웨이의 유력한 새 주인인 넷마블의 ‘인수 포기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인수를 위한 협상이 지연되면서 '사실상 무산'에 무게를 둔 언론 보도도 등장하고 있다. 인수가격 조정과 코웨이 설치기사 파업 등이 협상을 어렵게 만드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양 측은 확대해석을 경계하며 "협상은 현재도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16일 넷마블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아직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웅진코웨이 인수 포기설을 일축했다. 그는 "몇몇 기자들의 추측일 뿐 여전히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인수 후보로 거론되지 않았던 넷마블은 본 입찰에서 1조8000억원대 가격을 제시하며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넷마블은 게임산업과 구독경제 간 시너지를 내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제시하면서 코웨이 인수에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인수 기대감이 높아지자 코웨이 주가는 지난 7월 7만4000원 선에서 지난달 9만 700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한 달간 새 주인 노릇을 하던 넷마블은 인수를 차일피일 미루며 이달 초 진행된 협상 테이블에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넷마블이 인수를 망설이는 모습을 보이면서 코웨이 설치기사 ‘CS닥터’ 파업이 원인을 제공했다는 의견이 나왔다. ‘직고용 보장’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간 CS닥터 노조는 시위 범위를 서울 구로구 넷마블 본사 앞까지 넓혔다. 현재 코웨이 고객들은 제품 수리 및 설치에 불편을 겪고 있다.

넷마블은 이를 이유로 인수가격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사정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넷마블이 수정 제시한 인수가격은 처음 금액보다 1000억원 정도 낮다.

앞서 넷마블 경영진은 지난 10월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코웨이 설치기사 파업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 질문에 “노무 이슈와 관련된 경영 환경의 일부로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특히 넷마블 경영진은 “(코웨이 설치기사 파업이) 딜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답해, 인수가격 조정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웅진은 2013년 그룹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코웨이를 매각했다. 당시 매각 상대방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였다. 웅진 윤석금 회장은 올해 초 6년 만에 코웨이를 다시 사들이면서 재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업계는 웅진이 코웨이를 재인수하면서 1조6800억원의 자금을 동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웅진은 위 자금 가운데 1조1000억원을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빌렸다.

코웨이 인수가를 낮추면 웅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내년 2월15일 만기도래하는 사채 상환금액만 740억원이다. 웅진 측이 넷마블의 인수가 조정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CS닥터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기존 고객 이탈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비상인력을 투입해 업무 공백을 메우고 있지만, 서비스 지연으로 인한 고객 민원은 시간이 흐를수록 늘고 있다.

코웨이 관계자는 “넷마블 쪽의 의사 결정을 기다리는 입장”이라며 “수리·설치의 경우 기존보다 적은 인력으로 운영되다 보니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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