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최정우 회장, 검경 수사에 "손 들었나?"
상태바
포스코 최정우 회장, 검경 수사에 "손 들었나?"
  • 박진철 기자
  • 승인 2024.01.12 16: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연임 포기 전후 검경 수사·송치
포스코 회장, 명예로운 퇴진 '난망'

3연임 포기를 전후해 검찰과 경찰의 수사·송치가 이어지면서 정권의 명운과 입김에 따라 거취가 흔들려 왔던 포스코 회장의 수난사가 최 회장에게까지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포스코 최정우 회장 등 16명이 업무상 배임 혐의와 청탁금지법 위반 등으로 경찰에 입건됐다.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빌딩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빌딩 사진=연합뉴스

 

12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수서경찰서는 최정우 회장 등 16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포스코그룹의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가 지난해 해외 이사회를 열면서 비용을 불법적으로 집행했다는 의혹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사규에 반해 포스코·포스칸 등 자회사가 비용 집행에 동원되고, 초호화 식사 등으로 현직 교수 출신 사외 이사들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지난달 이러한 의혹과 관련한 고발장을 접수했고, 사건을 수서경찰서로 이첩했다.

우선, 최정우 회장 등은 지난해 이사회 개최 비용을 포스코홀딩스 외에 자회사에서 지원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이사회는 지난해 8월 6일부터 12일까지 5박 7일 일정으로 캐나다에서 이사회를 개최했다. 이 과정에서 총 6억8000만원가량이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규에 따른다면 포스코홀딩스가 이 비용을 집행해야 하지만 자회사인 포스칸, 포스코가 비용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3억3000만원을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칸이 3억1000만원, 포스코가 2000만원을 집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참석자들은 이사회 기간 전세기, 전세 헬기 등으로 이동하면서 고급 호텔과 호화 식사를 누렸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사회에 참석한 현직 교수 출신 사외 이사들은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로 조사받고 있다. 

앞서 지난해 9월에는 공식 관용차 외에 회사 차를 가족 등과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업무상 배임)로도 최정우 회장이 검찰에 송치된 바 있다.

한편, 포스코그룹 회장으로서 최초 3연임에 도전할지 관심이 쏠렸던 최정우 회장은 앞서 포스코 CEO 후보추천위원회의 내부 후보 압축 과정에서 빠지면서 '퇴진'을 택했다. 이로써 최 회장은 정권 교체와 상관없이 연임 후 임기를 만료하는 첫 포스코 회장으로 남게 됐다. 그동안 포스코 회장은 정권 교체 때마다 중도에 하차하는 내홍을 겪어왔다.

다만, 3연임 포기 전후로 검찰과 경찰의 수사와 송치가 이어지면서 철강업계에서는 최 회장의 거취 결단에도 정권과 검경의 입김이 아예 없지는 않았던 것 같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앞서 지난해 말 실질적인 포스코 대주주인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회장 선임 절차가 불공정하다면서 포스코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문제를 제기한 데다, 국민연금공단의 입김에 대표이사 후보가 줄줄이 낙마했던 KT 사례를 포스코에 빗대기도 하면서 포스코에서도 KT와 같은 사례가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철강업계에서는 "포스코 전임 회장들이 중도하차 잔혹사를 겪었고, 현 정부 들어서 KT 사례도 있었던 만큼, 국민연금공단에서 시작된 포문이 최정우 회장 3연임 발목을 잡는 수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한편, 포스코홀딩스 CEO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0일, 차기 회장 외부 후보자 15명의 외부 롱리스트를 1월 17일까지 확정한다고 알렸다. 내부 후보자 가운데는 7명이 내부 롱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박희재 CEO후보추천위원장(서울대 기계공학과 교수)은 "현재 모든 과정이 지난해 12월 21일 발표한 ‘신지배구조 개선 방안'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순조롭게 진행 중이며, 1월 말까지는 심층 인터뷰 대상 최종 후보자들의 명단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