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SVB사태 韓 금융 영향 제한적",, 美연준 빅스텝 가능성엔 시각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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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SVB사태 韓 금융 영향 제한적",, 美연준 빅스텝 가능성엔 시각차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3.03.1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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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흥 교수, "SVB 파산은 '설마 인출 안돼?' 심리 때문"
서지용 교수, "美 고금리 정책으로 채권 제값 못 받아"
K 교수, "SVB, 미국 채권에 집중.. 손해보면서 현금 마련"
(왼쪽)서지용 상명대 교수, 김기흥 교수. 사진=각 대학
(왼쪽)서지용 상명대 교수, 김기흥 교수. 사진=각 대학

미국 16위 은행인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금융 전문가들은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SVB사태에 따른 미국의 빅스텝 전망에 대해선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13일 금융권 및 외신에 따르면 미국 스타트업 전문은행인 SVB가 지난 10일(현지시간) 파산했다. 코로나기간 풀린 막대한 유동성이 기술기업에 몰리면서 총예금이 2021년에만 무려 86% 늘었지만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잡기 위해 미 연준(Fed)이 고금리정책을 펴면서 자금유입이 힘들어지고 예금주들의 뱅크런(예금 인출)이 발생하면서 파산에 이르렀던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SVB사태가 국내 금융권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하는 점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 미 연준의 금리정책과 관련해선 "압박을 받을 것"이란 의견과 "일개 은행의 포토폴리오 실패로 빅스텝을 그대로 진행할 것"이라는 의견이 맞섰다.     

서지용 상명대 경제학과 교수는 SVB사태로 국내 금융사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서 교수는 “SVB 사태는 ‘심리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SVB 핵심 고객인 기업들이 예금한 돈을 찾지 못할 수 있다는 심리 때문에 단기간에 수많은 예금을 인출했고 돈이 없는 SVB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다는 자산(美 채권)까지 팔아가며 막으려 했지만 감당하지 못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심리’를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국내은행들은 대손충당금 등 방어자산이 충분하지만 금융기관, 금융사들이 SVB 채권을 보유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그 규모를 밝힐 순 없겠지만 금융당국 만큼은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자산을 회수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때"라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이번 사태가 미 연준의 금리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물가상승률, 미 노동시장만 놓고 보면 미국이 빅스텝을 갈 것으로 예상했지만 SVB 사태가 시장에 미치는 임팩트가 크고 미 채권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추가 SVB 사태까지 우려되고 있어 베이비스텝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고 말했다. 

김기흥 경기대 경제학과 교수도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국한된 사태라 국내 금융시스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SVB사태의 원인은 급격한 금리인상 때문이다. 금리인상으로 국채 가격이 하락하면서 은행이 방어를 위해 내다판 자산(채권)값을 제대로 받지 못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국내은행의 자산 투자 비중은 그리 높지 않는데 투자 포트폴리오를 확대할때 반드시 SVB사태에서 교훈을 얻어 투자리스크를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빅스텝 가능성에 대해선 "금리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빅스텝으로) 가는 분위기였는데 현재 상황이 위중하기 때문에 내일 발표하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잘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D대 前 K교수도 SVB사태의 원인을 심리적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K교수는 "SVB는 부채보다 자산이 더 많았다. 그럼에도 제때 돈을 인출하지 못할 수 있다는 심리 때문에 파산으로 이어졌다"며 "현재까지 통계를 볼때 우리나라 금융소비자들이 당장 우르르 몰려가 은행에서 돈을 인출할 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의 뱅크론이 실물경기에 영향을 미치고 그 영향이 국내기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금리인상 전망도 이런 관점에서 봐야 한다"며 "SVB에 예금은 많이 들어오는데 투자할때가 없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유동성이 좋다는 미 국채를 대량 사들였다. 현금이 부족하면 언제든지 팔아 현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 만기까지 갖고 있었다면 상당한 이익도 얻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금 부족으로 손해를 보면서 채권을 팔아도 예금 인출 러쉬를 막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K 교수는 "이번 사태는 일부 은행의 투자 포트폴리오 실패로 봐야 한다. 은행 연쇄 파산 등이 발생하지 않는한 자이언트스텝은 그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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