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금리 36년만에 최대 폭 하락... 韓 대출금리 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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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채금리 36년만에 최대 폭 하락... 韓 대출금리 내리나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3.03.15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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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美 국채 금리가 36년만에 최대폭 하락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각)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0.57%포인트 하락한 연 4.03%로 거래를 마쳤다. 0.5% 넘게 하락한 것은 ‘블랙 먼데이’ 직후였던 1987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도 0.15%포인트 하락한 3.55%로 내려왔다.

연준의 정책금리 변동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지난 9일 연 4.900%에서 SVB 폐쇄 소식이 전해진 10일 4.588%로 급락한데 이어 13일 재차 급락했다. 13일 장중에는 연 3.995%로 3%대까지 내려갔다. 거래일 기준으로 이틀 만에 무려 0.905%포인트나 하락했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현재 기준금리가 고점이라고 가정하고 금리가 점점 하락한다면 현재 국채를 샀을 때 이자도 많이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향후 채권 가격이 오를 경우 채권 매매이익도 기대할 수 있다.

세계 최고의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미국 국채의 금리가 크게 하락하면서 전문가들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거나 심지어 내릴 것으로 전망하는 곳도 나타났다.

SVB 사태가 발생하기 전까지만 해도 인플레이션 우려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빅스텝’(0.5%포인트) 이상을 할지 모른다는 예상이 커졌었지만, 현재의 상황은 바뀌었다. 가파른 금리 상승이 초래한 국채 등 자산가격의 폭락이 이들 은행이 파산한 주요 원인 중 하나였는데, 은행 구제를 하면서 기준금리를 더 올리기는 어렵다는 분석 때문이다. 노무라증권은 투자자 보고서을 통해 “다가오는 금융안정성 위험에 대응해 연준이 3월 기준금리 결정 회의 때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미국 채권 금리가 연일 하락하면서 시장금리를 반영하는 대출금리도 상승세를 멈추고 내림세로 전환할지 관심이 커진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전날 기준 주택담보대출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연 4.186~6.36%로 나타났다.주담대 고정금리는 일주일 전(6일 기준) 4.54~6.46%보다 금리 하단은 0.35%포인트, 상단은 0.1%포인트 각각 내렸다.

주담대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AAA)은 SVB 파산 소식이 전해진 후 13일 4.080%로 전일 대비 0.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달 8일(4.039%) 이후 한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신용대출, 전세자금대출 등의 지표로 쓰이는 금융채 6개월물은 13일 3.688%로 전일 대비 0.082%포인트 내렸다.

은행권 관계자는 “미 연준이 금리인상에 부담을 느끼고 있고, 이는 대출금리에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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