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삼성카드 자산조회 중단... 당국 '마이데이터 보류'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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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삼성카드 자산조회 중단... 당국 '마이데이터 보류' 파장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1.01.16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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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은행도 마이데이터 전면 철수 검토
"앞에선 신사업 독려하더니 뒤에선 규제하나"
은성수 금융위원장. 사진=시장경제DB
은성수 금융위원장. 사진=시장경제DB

다음달부터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가 허가제로 바뀌면서 심사가 보류된 주요 금융사들이 자산조회 서비스를 중단하게 됐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은 자사 애플리케이션 하나원큐 내 '내 자산연구소'의 일부 서비스를 조만간 중단할 예정이다. 다음달 초 삼성카드와 경남은행도 자산조회 서비스를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지난달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심사에서 '대주주 적격성 리스크' 문제로 심사가 중단됐다. 하나금융 계열사인 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핀크 등은 하나금융이 2016년 '국정농단' 스캔들로 검찰에 고발돼 심사가 보류됐다.

삼성카드는 대주주인 삼성생명이 요양병원 입원비 지급과 관련해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로부터 징계를 받은 것이 문제가 됐다. 경남은행은 대주주인 BNK금융지주가 주가시세 조종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을 받은 것이 문제가 돼 심사가 보류됐다.

허가심사 보류로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금융위원회는 소비자들이 현재와 비슷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지만, 당분간은 소비자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심사가 중단된 기업들은 금융위의 관련 규정 완화를 기대하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도규상 금융위 부위원장은 최근 "신규 인허가 시 운영되고 있는 심사중단 제도가 판단 기준의 모호성 등으로 비판이 있는 만큼 합리성을 제고할 수 있는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업계 일각에선 마이데이터 관련 규제가 신속히 완화될 수도 있다는 희망섞인 관측이 나온 바 있지만 현재로서는 개선안 확정까지 수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그 사이 본허가를 받지 못한 기업은 마이데이터 사업에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부 금융사는 아예 마이데이터 사업을 철회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복수의 IT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을 종합하면 BNK경남은행은 자체적으로 마이데이터 기반의 자산관리서비스를 개발하려던 계획을 잠정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핀테크 업체 '알다'와 연동해 은행 앱에서 제공하던 자산관리서비스도 곧 중단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경남은행이 제공하는 자산관리 서비스라는 오해의 소지를 만들지 않겠다는 취지다.

BNK경남은행 관계자는 "마이데이터와 관련해 아직 확정적으로 드릴 말씀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사업은 현재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해 각 금융사들의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한참 지난 대주주 이슈로 발목을 잡는 것은 매우 불공정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나서서 신사업 진출을 독려하는데도 금융당국은 기존 관례와 절차를 다 지키면서 개선안에 늑장"이라면서 "오랜 타성에 젖은 금융당국이 촌각을 다투는 첨단 핀테크, 마이데이터 사업을 규제하고 있음은 아이러니"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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