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회사채, '흥행몰이'... 부동산 PF 등 '리스크 선제 대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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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회사채, '흥행몰이'... 부동산 PF 등 '리스크 선제 대비' 나섰다
  • 전지윤 기자
  • 승인 2024.03.0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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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미래에셋·KB·삼성證, 회사채 '흥행'
2월 들어 중소형 증권사, 연달아 회사채 러시
자금조달 안정성 제고 취지... 차입구조 장기화 목적
리스크 대응 목적도...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 영향 有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 시장경제신문DB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 시장경제신문DB

최근 증권사 발행 회사채에 투자자 자금이 몰리며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잔존하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들이 자금조달 안정성 확보 등 선제적 대비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한국투자증권은 1500억원 규모로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했고, 이에 몰린 자금은 1조5510억원에 달했다. 2년물 500억원, 3년물 1000억원으로 만기를 나눴는데 각각 5330억원, 1조180억원의 주문이 들어왔다. 이에 낙찰금리는 2년물, 3년물 모두 0.15%p 민평금리(민간 채권평가사 금리) 대비 낮게 책정됐다. 

지난달 16일에는 현대차증권이 1000억원 규모로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섰다. 확보한 주문은 총 6600억원에 달했다. 만기는 2년물과 3년물로 각각 500억원을 모집했지만 투자자 모집 결과 2년물에 4550억원, 3년물에 2050억원의 자금이 쏠렸다. 금리 역시 개별 민평금리 대비 2년물과 3년물 각각 0.17%p, 0.14%p 낮은 수준이었다. 

한화투자증권도 지난달 19일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4220억원의 매수 주문이 몰렸다. 2년물(700억원), 3년물(800억원)에서 금리는 각각 민평금리 대비 0.12%p, 0.14%p 낮은 수준으로 물량을 채웠다. 

유안타증권 역시 지난달 6일 2년물 1000억원, 3년물 500억원 등 총 15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총 466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2년물에 2880억원, 3년물에 1780억원의 자금이 쏠렸다.

앞서 올해 1월 미래에셋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등 대형사 위주로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수요가 폭발하며 자금이 대거 몰렸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월 9일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을 실시했고 기관 자금을 바탕으로 채권 발행액을 4200억원까지 늘렸다. KB증권은 모집액 4000억원에 1조원 이상의 자금이 들어와 8000억원 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했고, 삼성증권도 같은 달 2000억원 규모로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가 수요가 쏟아지며 발행액은 4000억원까지 증액됐다. 이에 이어 2월 중소형 증권사들이 회사채를 발행하고 나선 모습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 대형 증권사들의 회사채 흥행으로 중소형 증권사들도 수요예측을 진행했다"며 "중소형 증권사들이 2월 들어 시작한 수요예측에서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면서 증권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의 연이은 회사채 발행은 자금조달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만기가 비교적 빠르게 돌아오는 기업어음(CP)과 단기사채를 장기물인 회사채로 대체해 차입구조를 장기화하는 것이다. 

특히 아직 업계 내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남아 있고, 해외부동산 펀드 등 대비해야 할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움직이려는 경향도 큰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증권사들 중 일부는 지난해 보수적으로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해 왔고, 그만큼 실적에서 하향세를 보이기도 했다.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증권사들은 부동산 PF 관련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하면서 이익이 많이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며 "연초 부동산 PF뿐만 아니라 홍콩 ELS,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 손실 등에 대한 대비책으로 회사채 발행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특히 금리 인하가 연내로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회사채 발행에 더 힘을 싣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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