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해외부동산 펀드 손실 3.6조원 전망... 수익성 악화 뇌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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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해외부동산 펀드 손실 3.6조원 전망... 수익성 악화 뇌관 되나
  • 유명환 기자
  • 승인 2024.03.06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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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펀드 평가 손실액 40% 넘어서
임차 수요 감소‧고금리 기조에 따른 시장 악화
충당금 확보에 따른 당기순이익 급감
KB, NH투자, 메리츠, 미래에셋, 삼성, 신한투자, 키움, 하나, 한국투자 등 대형 증권사 9곳이 2018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5년여간 장애인 미고용으로 납부한 부담금 합계가 25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시장경제신문DB
KB, NH투자, 메리츠, 미래에셋, 삼성, 신한투자, 키움, 하나, 한국투자 등 대형 증권사 9곳이 2018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5년여간 장애인 미고용으로 납부한 부담금 합계가 25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시장경제신문DB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펀드 중 3조 6000억원가량이 손실로 처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해 4월 미국 오피스 빌딩 공실률이 역대 최고치인 19.6%를 기록하는 등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내림세를 보이면서 수익률 하락에 따른 손실 금액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증권사들은 지주사로부터 유상증자와 후순위성 채권 인수 등 현금 수혈을 받고 있다.

6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국내 25개 증권사의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총 14조 4000억원이다. 미국과 유럽 지역이 각각 6조6000억원, 5조4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부동산 용도는 상업용이 대부분(8조8000억원)을 차지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미국 오피스 빌딩 공실률은 역대 최고치인 19.6%를 기록하는 등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국내 25개 증권사는 해외 부동산 펀드 8조 3000억원 가운데 약 1조8000억원(22%)에 대한 평가손실을 인식했다. 절반 이상의 펀드에서 약 40%의 높은 평가손실률을 기록한 가운데 여전히 3조 6000억원의 해외 부동산 펀드는 한번도 손실을 인식하지 않았다.

이예리 금융평가본부금융평가1실선임연구원은 “임차 수요 감소와 고금리 기조가 해외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며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 부동산 추가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 규모가 1조원을 웃도는 증권사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하나증권, 메리츠증권, 신한투자증권, 대신증권 등 6곳이다. 이들 증권사의 자기자본 대비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는 약 31%에 해당한다. 당장 해외 부동산 관련 손실을 반영하면서 미래에셋증권과 하나증권, 메리츠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의 지난해 실적을 끌어내렸다.

실제 지난해 10대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KB·신한투자·메리츠·하나·삼성·키움·대신·NH투자증권) 중 6곳이 4분기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을 거둔 증권사는 메리츠증권(1110억원), NH투자증권(890억원), KB증권(225억원), 대신증권(110억원) 순이다.

가장 부진한 실적을 거둔 증권사는 하나증권이다. 하나증권은 투자은행 관련 손실과 충당금 3874억원이 있었으며 이외 충당금 적립 요인이 다수 발생했고, 252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그 뒤로는 키움증권(-1892억원), 미래에셋증권(-1580억원), 신한투자증권(-1255억원), 한국투자증권(-258억원), 삼성증권(-71억원) 순이다.

증권사의 부진한 실적에는 해외부동산 평가손실과 국내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 비용 반영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이후 금융당국은 금융기관의 사업장 등 재평가와 보수적 시나리오에 기반한 충당금 적립을 유도했다.

증권사들은 금융당국의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 권고와 부동산 익스포져 관련 손실을 대응하기 위해 경우 모기업으로부터 유상증자와 후순위성 채권 인수 등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신한금융지주(1월‧4000억원), BNK금융지주(2월‧2000억원), KB금융지주(2월‧2700억원 예정), 메리츠금융지주(2월‧1500억원 예정), 하나금융지주(2월‧2700억원 예정) 등 증권사를 보유한 금융지주회사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활발한 모습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다만 “금융지주회사 계열 증권사의 경우 모기업으로부터 유상증자나 후순위성 채권 인수 등 지원 가능성이 있다”며 “앞으로 추가 손실 발생 여부와 재무적 지원 규모 등을 점검해 필요하면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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