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 1위 등극한 쿠팡, 그래도 웃지 못하는 속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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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통 1위 등극한 쿠팡, 그래도 웃지 못하는 속내가?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4.03.06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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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매출 31조원, 영업익 6174억원 달성
C-커머스·플랫폼법·오프라인 규제완화 등 변수
쿠팡이츠·쿠팡플레이 등 신사업으로 돌파구 마련
로켓배송 중인 쿠팡 배송차량. 사진= 쿠팡
로켓배송 중인 쿠팡 배송차량. 사진= 쿠팡

쿠팡이 지난해 연매출 30조원, 영업이익 6,000억원이 넘는 기록을 달성하며 국내 유통 1위로 등극했다. 유료 멤버십 '와우 멤버십' 회원수도 1400만명을 돌파하며 순항중이다. 하지만 올해 중국 C커머스의 공습과 국내 유통 환경 변화 등 다양한 변수가 존재해 마냥 웃지 못하는 분위기다.

쿠팡이 지난달 28일 공개한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4억7300만달러(약 6174억원)를 기록했다. 2010년 창립이후 첫 연간 흑자 달성이다. 이 기간 매출액은 243억8300만달러(약31조829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20% 증가했다. 

분기 매출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쿠팡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65억6100만달러(약 8조6555억원)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약 20%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억3000만달러(약 1715억원)를 내면서 전년도 같은 기간대비 51%나 늘었다. 

해외 및 타 사업도 성장했다. 쿠팡이츠와 쿠팡플레이, 대만 시장 등 성장사업 분야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2억7300만달러(약 3601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배 성장했다. 

지난해 쿠팡의 매출 사업 분야별로 살펴보면 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등 프로덕트 커머스 분야 매출은 235억9400만달러(약 30조7998억원)로 전년보다 19% 성장했다. 쿠팡이츠·대만·쿠팡플레이·쿠팡페이 등 성장사업 분야 매출은 7억8900만달러(1조299억원)를 기록하며 전년과 비교해 27% 증가했다.

쿠팡 이용 고객수도 꾸준히 증가세를 그리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쿠팡의 활성고객은 2100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의 1811만5000명과 비교해 16% 증가한 수치다. 활성고객은 분기에 제품을 한 번이라도 산 고객의 수를 뜻한다. 유료 멤버십인 '와우 멤버십' 회원수도 지난해 말 약 1400만명으로 2022년 1100만명 대비 27% 늘어났다. 

 

역대급 실적이지만... 숙제도 산적

쿠팡은 지난해 29조4722억원의 이마트를 제치고 국내 유통기업 매출 1위에 등극했다. 특히 이마트가 영업이익 469억원 적자를 기록한 것과 대비되며 고무적인 성과라는 평가다.

하지만 올해도 1위 자리를 지킬지 미지수라는 분석이다. 막대한 자본력으로 국내 유통 시장을 잠식중인 중국 C-커머스의 공세와 플랫폼공정경쟁촉진법(플랫폼법)의 제정, 규제 완화로 인한 이마트, 롯데마트 등 오프라인 기업의 약진 기대 등의 리스크가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1월 쇼핑앱의 월간 활성 사용자수(MAU)는 알리가 560만명, 테무가 459만명을 기록하며 각각 4위와 6위를 차지했다. 쇼핑앱 신규설치 건수로 보면 테무가 222만명으로 1위, 알리가 60만명으로 3위다.

C-커머스 기업들은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운 초저가 전략으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빠르게 퍼지고 있다. 알리의 경우 지난해만 1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하며, 배우 마동석을 앞세워 전방위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특히 알리바바는 국내 물류센터 구축까지 추진중으로 전해지며 초저가에 배송경쟁력까지 갖춰질 전망이다. 

공정위가 추진하는 플랫폼법도 변수다. 거대 플랫폼의 독점적 지위를 남용하지 못하게 규제하는 법안인데 총선과 맞물리며 잠시 미뤄졌지만 이후 재추진되면 쿠팡에게도 부담으로 작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무엇보다 올해 오프라인 대형마트들의 일요일 의무휴업이 해제되고, 정부차원에서 새벽배송 규제 등이 해제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마트, 롯데마트 등의 약진이 기대되는 것도 쿠팡의 리스크라는 분석이다.

KB증권에 따르면 전국의 모든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기존 일요일에서 평일로 변경될 경우 1위 사업자인 이마트의 연간 총매출액은 최대 4%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800억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은 이런 분위기에서 올해 신사업을 통한 매출 성장과 최근 성장하고 있는 '쿠팡이츠'와 '쿠팡플레이'의 확장으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방안이다. 또한 대만 등 해외진출을 통한 매출 확대도 꾀한다는 전략이다. 실제 대만 쿠팡의 경우 지난해 전년대비 27%의 성장세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지난해 비로소 연간 흑자를 달성하며 국내 1위 유통기업으로 등극했다"며 "매우 고무적인 성과지만 올해 다양한 변수로 인해 1위를 지킬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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