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피한 신한저축銀... 계속된 불황에 이희수 대표 부담 가중 [위기의 저축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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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피한 신한저축銀... 계속된 불황에 이희수 대표 부담 가중 [위기의 저축銀]
  • 정우교 기자
  • 승인 2024.02.1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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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99억원 순이익 기록... "전년 대비 22% 감소"
이자비용 75% 증가, 순수수료익 적자... 영업익 줄어
충당금에 실적 개선 요원... 보수적 리스크 정책 직면
사진=연합뉴
사진=연합뉴스

신한저축은행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이 20% 이상 줄었다. 4대 금융그룹(KB·신한·우리·하나) 저축은행 계열사 중 유일하게 손실을 피했지만, 신한금융 순익 역성장엔 일조한 모양새다. 현재 저축은행업계는 여·수신의 부진, 연체율 상승으로 불황이 계속되는 상황.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한 이희수 신한저축은행 대표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질 전망이다. 

14일 신한금융그룹에 따르면 신한저축은행은 지난해 299억원의 순이익(잠정)을 기록했다. 전년도 384억원과 비교해 22% 감소한 수준이다. 적자를 낸 타 금융그룹 계열 저축은행(KB·우리·하나)보다 양호한 수준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업계 불황이 고스란히 반영된 모습이다.

신한저축은행의 작년 이자비용은 1,083억원으로 전년(617억원)보다 75%나 늘었다. 반면, 이자로 낸 수익의 증가폭은 18%에 그치면서 순이익은 1615억원에서 1546억원으로 4% 감소했다.

저축은행업계는 최근 수 년간 너도나도 수신금리를 높이며 고객을 유치했는데 지급해야 할 이자비용은 그만큼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신한저축은행도 지난 2022년 예금상품의 금리를 2%대에서 5%까지 올린 바 있다. 그러다가 작년 연말엔 3%대까지 낮아졌고, 현재는 3%대 후반에서 4%대 초반으로 소폭 상승했다. 수신금리의 급격한 변동으로 비용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게다가 순수수료이익이 2022년 595억원 이익에서 작년 18억원 적자로 돌아선게 더해지면서 영업이익은 516억원에서 23.6% 쪼그라든 394억원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일반관리비가 약 40억원 늘어난 것도 영업익 감소에 한몫했다. 비용의 증가가 결과적으로 순익의 후퇴로 이어진 셈이다. 

신한저축은행의 그룹 순익 기여도는 미미하기 때문에 신한금융의 작년 역성장에 미쳤던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어보인다. 다만 업계의 불안한 업황 탓에 비용(이자비용, 충당금)이 늘면서 신한저축은행의 실적 회복도 요원할 것이라는게 문제로 대두된다. 자칫 그룹의 실적을 계속 깎아먹는 요인으로 자리잡을 가능성도 있다.

이미 적자로 돌아선 다른 금융그룹 계열 저축은행도 마찬가지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해 2연임에 성공한 이희수 대표의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짐작된다.

이희수 대표는 지난 2021년부터 신한저축은행을 이끌고 있다. 취임 첫해 순이익은 전년보다 10% 늘어난 245억원을 기록했고, 이듬해인 2022년엔 이보다 86% 급성장한 456억원의 순익을 달성했다.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 속에서 신한저축은행의 성장을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이를 기반으로 이 대표는 지난해 다른 계열사 CEO들과 함께 2연임에 성공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당시 이러한 결정을 밝히면서 자회사 CEO들의 책임경영을 강조하기도 했다. 불확실한 시장 환경에 대응하는게 우선이라는 속뜻이다. 

이와 맞물려 그룹도 비은행 충당금 적립에 중점을 두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천상영 신한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8일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부동산PF와 관련해선 비은행의 충당금, 손실 흡수에 대한 이야기가 은행보다 더 많았다"며 "(신한금융지주는) 결산 막바지까지 저축은행, 증권, 캐피탈의 부동산PF 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적립했다"고 했다. 

올해도 전년도 수준 이내의 그룹 대손비용률 관리를 위해 보수적인 리스크 정책을 강화하겠다는게 신한의 계획이다. 순이익의 추가 후퇴를 막기 위해 당장 여·수신 영업의 확장이 필요해보이지만, 현재로선 그룹 충당금 기조처럼 건전성을 관리해야하는게 이 대표가 당면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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