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영의 사주이야기 Ⅱ]〈31〉 사주팔자(四柱八字) 와 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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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영의 사주이야기 Ⅱ]〈31〉 사주팔자(四柱八字) 와 직업
  • 무영
  • 승인 2024.01.17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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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사주풀이를 할 때 십성(十星) 위주의 풀이를 적용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직업 면에서는 간혹 활용하기도 한다. 단 해당 십신이 사주에서 좋은 영향을 미칠 때 직업과 연관시키기도 한다. 예를 들어 정,편관(正偏官)이 용신으로 되어 있으면 관(官) 조직에 있을 가능서이 많다. 하지만 관(官)이 일간에 해(害)가 되는데도 불구하고 관(官)이 있다고 무조건 공무원해라, 관조직일을 해라 말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그것은 십신만 열심히 암기해서 눈에 띄는 대로 말한 것과 같다. 초등생들이 ‘1+1=2이다’만 아는 이치와 같다. 반드시 십신의 적용도 사주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살핀 후에 하여야 한다.

현대 사주 명리학에는 사술이 개입되면서 음(陰)의 학문이 되었지만 조선 시대에는 사주 명리학을 통하여 과거 시험을 보아 관리로 등용하기도 하였다. 또한, 옛날에는 사주 명리학을 왕족, 양반 가문에서 점유물처럼 사주팔자로 작명을 한다거나 궁합을 보고 택일을 할 때 보아 왔던 귀한 학문이었다.

신분 계급의 정도에 따라 출신 성분이 출생과 동시에 직업을 좌우했던 고대로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직업은 극히 단순하였기 때문에 사주팔자로 복잡하게 직업을 추명 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왕, 신하(문무관직), 평민(중인), 노비 크게 작게는 4단계로 나뉘는 단순구조였다. 생계에 바쁜 일반 평민이 사주팔자를 따질 겨를이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과거에 사주를 보면서 직업을 묻는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급변하는 현대사회에서 기술의 발전이 빨라짐과 동시에 직업의 생성 소멸 속도와 그 주기도 점점 변화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다양한 적성과 능력에 맞는 직업을 알기 위한 열망이 크다. 직업은 일정한 기간 동안 계속하여 종사해야 하며 생계 수단으로 재물과도 직결된다고 본다. 특히 불확실한 현대사회에서 누군가의 도움 없이 먹고 살려면 누구든 직업을 가져야 하며 직업에 관한 올바른 판단이 필요하게 된다.

현장에서 사주를 추명하다 보면 직업에 관한 사주 상담이 연령대 별로 차이는 있으나 젊은 세대에 있어서는 80프로 정도는 직업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루고 있다.

사업가인가? 직장인인가?

“저는 지금 회사원인데 너무 답답하고 제 성격상 직장 생활이 안 맞습니다. 사업을 해서 돈을 왕창 벌고 싶은데 사업을 하면 큰돈을 벌 수 있을까요?”

   壬 癸 丙 丁

   子 亥 午 酉

오월(午)의 계수(癸)이다. 초열 염염한 하절에 하늘에서 내리는 단비이다. 오월의 단비가 찾는 곳도 많고 부르는 곳도 많아서 시간의 임수(壬)에 의지하고 오월 최대의 흉신 정화(丁)도 잡아 준다. 시간이 임자(壬子)수로 좋은 글자가 있으니 잘나가는 회사원이다. 수 용신을 쓰니 회계, 법 관련 일을 하고 있다. 비내린 뒤 태양이 뜨는 형상으로 이름 있는 곳에서 근무한다. 전형적인 직장인 사주이다.

본래 사업가의 사주는 태어난 계절도 중요하지만 일간이 마르지 않게 계속 생조해 줄 수 있는 글자가 있어야만 운에 따라 쓰러졌다가도 다시 일어나는 것을 반복할 수 있다. 인생에 있어서 쓰러지는 게 문제가 아니라 다시 일어나는 힘이 있어야 한다. 즉 쓰임 있는 계절에 생해서 일간의 근지가 있어야 신강 사주이며 원동력을 가질 수 있는 조건을 갖추었다 볼 수 있다.

자연의 이치로 푸는 난강망 풀이 방법에서는 단순한 오행의 겉모습과 오행의 개수나 생극 제화로 신강 신약을 따지지 않는다. 원동력의 유무를 판단하기 위해서 이 사주의 신강 신약을 논해 보고자 한다. 오월(午) 계수(癸)가 계절에 강하게 태어났다. 하절 하늘에서 내리는 비는 쓰임이 있으니 강하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일간의 구원군에 있어서는 뿌리가 되는 유금(酉), 자수(子), 해수(亥)는 겉모습의 오행으로만 보면 모두 계수(癸)의 근지로 보이지만 오월의 유금(酉)은 약한 금이 되고 해자(亥子)는 오행상 으로는 수의 모습이지만 기운은 미미한 물이기 때문에 계수의 진정한 뿌리 역할을 못한다. 오행의 개수의 문제가 아니라 좌우 글자에 의한 변화 작용이 중요하다. 이 사주는 겉모습은 신강한 것처럼 보이나 신약 사주이다.

우선 조력해 주는 임수(壬)의 모습은 계절이 오월이기 때문에 경금(庚) 없는 임수(壬)는 힘이 미약하다. 유금(酉)은 불만 보면 두려워 어쩔 줄 모른다. 오화(午)에 유금은 흔적이 없다. 자수(子)가 비록 왕지에 왕수라 표현하지만 한 방울 물에 해당하고, 해수(亥) 역시 겉모습은 수(水)인 듯하지만 지장간 갑목(甲)에게 모두 설기당하여 불을 붙이는 돼지기름에 해당하므로 불의 심지 역할을 한다. 오화를 가지고 있는 명에 해(亥) 대운이 오면 사주가 더 조열해지는 이치와 같다. 같은 간지도 이렇듯 계절 즉 월령에 따라 힘의 크기와 표현 방법이 모두 다르다.

태어나기는 하절의 단비로 귀하게 생했으나, 근지가 약해서 사업을 하는 것은 자유 선택이지만 한 번 쓰러지면 일어나기 힘든 명이다. 반드시 해당 월령 오행이 갖는 힘의 크기를 비교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지지에 자수(子)는 혼자서는 힘을 발휘하기 어려우니 땅에서 물이 또 있다고 착각할 수는 있다.

전술하였지만 왕지에 대하여 익히고 또 익혀야 할 것이다. 모든 왕지 글자 자, 오, 묘, 유(子午卯酉)는 그러한 특성이 있다. 자수(子)는 한 방울 물로써 신(申)이 있어야 하며, 오화(午)는 미미한 라이터 불로써 인목(寅)이, 묘목은 싹이 나려고 하는 새싹으로써 해수(亥)가, 유금(酉)은 불만 보면 흔적이 없어지는 작은 금으로써 축토(丑)가 있어야 힘 발휘를 할 수가 있다. 이 명은 겉모습은 계수(癸)의 근지가 있는 듯 하지만 해자유(亥子酉)는 수의 역할을 하기 어려워 즉 근지가 아주 미미한 사주로서 사업가의 명이 아니다.

다만 유년 갑진(甲辰) 대운에 학교를 마치고 좋은 직장에 근무할 수 있다. 계수일간이라 물이 흘러가야 하므로 물 자체로 역마의 속성이 있어서 정적인 일보다 동적인 일을 하고 싶어 한다. 이렇듯 사업가 사주는 일간의 성격도 연관이 있지만 중요한 것은 사주 구성 자체에서 일간를 도와주는 글자의 뿌리가 있어야 지치지 않고 힘든 시절도 잘 버틸 수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비겁이나 인수가 많아서 신강 사주로 판단하는 것은 단식 판단이며 계절과 용신의 왕,쇠를 살펴야 한다. 생조 글자가 없으면 귀가 얇고 주관이 약하여 이 사람 저 사람 말에 휘둘리게 되어 위기 상황에서 올바른 판단이 잘 서지 않는다. 이런 사람이 사업을 하게 되면 욕심은 많고 줏대가 약하여 좋다는 것은 다 해 보지만 결실이 없어 보인다.

오월의 계수인 위 명이 만약 계절에 꼭 필요한 글자인 지지에 신진(申辰) 또는 축토(丑)라도 있었으면 한번 해 볼 만한 사업가 사주라고 본다.

 

<글쓴이 무영>
자연이치에 따른 사주추명법에 정통한 역술가이다. 이화여대 정책대학원을 졸업했다. 현대인들에게 삶의 지표가 될 명리학 전파에 힘쓰고 있다. 현재 네이버엑스퍼트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사주와 자연이치, 부자사주 가난한 사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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