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통치 않은 실적... 우리금융 임종룡, 부진 타개 방안은? [줌人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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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통치 않은 실적... 우리금융 임종룡, 부진 타개 방안은? [줌人CEO]
  • 문혜원 기자
  • 승인 2024.01.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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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인수합병 새 활로 의지...전담부서 재정비
비은행 부문·기업금융명가 확대 등 역점과제 전망
조직개편 키워드 ‘효율성·슬림화’...디지털화 박차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신년 맞이 조직개편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편집=시장경제DB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신년 맞이 조직개편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편집=시장경제DB

<편집자 註> 2023년 은행·지주사들의 결산 키워드는 역대급 실적과 세대교체 등으로 축약할 수 있다. 오는 3월에는 금융지주사들의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 이 자리에서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올해 새로운 경영전략을 제시하며 안건을 상정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경제>는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산적한 과제들을 짚어보고, 아울러 CEO들 중심으로 한 당면한 과제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조명한다.

1월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취임 10개월 차를 맞는다. 지난해 3월 선임될 당시에는 관 출신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임 회장은 주변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그룹 체질개선을 위해 새로운 목표 제시와 실현 방안 마련에 노력했다. 업계는 임 회장 부임 후 개인고객, 소상공인·중소기업, 취약계층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목표로 실질적인 금융패키지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다만, 실적 면에서는 아쉽다는 평가다. 올해에도 작년에 이어 ‘증권사 인수합병’ 메시지를 언급해 비은행 계열사 강화에도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증권사 M&A 향한 스탭... 사업포트폴리오부서 확대

임 회장은 취임 초부터 증권사 인수 의지를 보여왔다. 우리금융이 비은행 계열사 경쟁력이 약하다는 판단 하에 포트폴리오 키우기에 나선 것이다.

우리금융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그룹 M&A 전담부서인 사업포트폴리오부를 구성했다. 미래사업추진부문은 성장지원부문으로 재편해 시너지사업부를 관할하도록 했다. 이는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무산 이후 이뤄진 조직개편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겠다는 임 회장의 의지로 증권사 인수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증권업계는 우리금융이 당장 인수에 착수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잠재 후보군으로 유안타증권, SK증권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실행으로 옮겨질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우리금융이 당장 인수가 여의치 않기 때문에 우리종합금융을 매개로 증권사 전환을 추진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놓는다. 이 같은 말이 나오는 이유는 우리종금이 본사를 서울 소공로에서 여의도로 옮길 예정이기 때문이다. 

우리종금은 국내 유일 종금사이며, 종금 라이센스를 보유하고 있다. 브로커리지(위탁매매)를 제외하면 CMA수신, 단기·중기여신, 금융투자상품 판매, 유가증권 운용, 프로젝트파이낸싱 등의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증권사 매물이 없을 경우 우리종합금융의 경쟁력을 높여 증권사 규모만큼 키우는 것에 매진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임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과 동시에 증권사 인수를 선언한 바 있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증권업 진출에 대비해 그룹 자체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며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을 병행하는 등 그룹의 전체적인 경쟁력도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익 끌어올리기 과제...기업명가 회복 주문

현재 우리금융은 수익성에서 저조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도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 회장은 올해 신년 목표로 기업금융 명가 부활을 주문했다. 이를 기반으로 중장기 경쟁력 확보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임 회장은 지난 2일 "작년 한 해 실적에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면서 "올해엔 명확한 성과들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밝혔다.

현재 우리금융은 경쟁 금융지주사 대비 은행부문 수익 비중이 높다. 반면 은행 외 계열사는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3분기 기준 우리금융 전체 순이익의 90%는 은행에서 나왔다. 이는 선두권 금융사 KB금융(64.6%), 신한금융(66.6%)과 현저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KB·신한·하나·우리·NH 등 5대 금융그룹 중 증권사를 보유하지 않은 곳은 우리금융이 유일하다. 이 때문에 내부적으로 자기자본 1조~3조원 규모 대형 증권사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임 회장은 올해 우리금융의 비전으로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 및 미래 성장기반 확보 ▲철저한 리스크 관리 ▲그룹 시너지 확대 ▲디지털·IT 경쟁력 강화 ▲기업문화 혁신과 사회적 신뢰도 제고 등 다섯 가지를 꼽았다.

핵심사업 경쟁력과 관련해 임 회장은 "기업금융은 우리가 대표이자 최고라고 자부하던 분야로, 올해는 우량자산 중심으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것"이라면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와 함께 시장에서 요구하는 혁신역량도 갖춰 기업금융 명가의 위상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금융 특화채널로는 최근 경남 양산에 위치한 'G-스페이스 이스트 센터' 구축을 예로 들 수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 12월 18일 경상남도 지역 창업 생태계 조성과 중소기업 금융지원을 위한 '경상남도·우리금융그룹 상호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업무협약과 관련해 우리금융은 경상남도가 새롭게 조성한 스타트업 전용 공간인 'G-스페이스 이스트 센터' 내에 '디노랩 경남'을 운영한다. '디노랩 경남'은 우리금융이 스타트업 생태계와 접점을 수도권 밖으로 확장하는 전초기지인 셈이다.

이외에도 우리금융은 경남도 내 혁신 중소기업 지원과 스타트업 활성화 목적으로 '경남도 투자펀드'에 민간 투자자로 참여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한다.

 

조직 내실화 위한 슬림화... 디지털화 전략 박차

우리금융은 지난 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효율성 부문을 강조했다. 특히, 지주와 은행 조직 모두 슬림화를 추구했다.

우선, 지주의 경우 임원 직위체계를 일원화해 복잡하게 나뉜 직급을 간편화했다. 일례로 부사장, 전무, 상무로 나뉘었던 임원 직위체계를 부사장으로 일원화했다. 임원 이동은 부문장 1명만 교체하는 소폭으로 단행하면서 대대적인 변화보다 조직 안정화를 택했다. 우리은행도 부행장, 부행장보로 나뉘었던 임원 직위체계를 부행장으로 통합했다.

지주 임원은 대거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기존 미래사업추진부문을 성장지원부문으로 재편했다. 신임 성장지원부문장에는 이번에 승진한 송윤홍 부사장이 올랐다. 김건호 미래사업추진부문장은 우리은행 자금시장그룹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임종룡 회장의 지주사 경영방침으로는 ▲전략 수립 ▲시너지 창출 ▲조직문화 혁신이다. 올해는 특히 핀셋형 개편에 집중했다. 

우리금융은 디지털 개편에도 적극 나선다. 이달 예정된 'IT 거버넌스 개편'에 따른 잠재 리스크에 대비하고, 안정적인 IT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컨트롤타워도 신설한다. 이는 최근 들어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자금이동이 증가하고 은행·비은행간 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리금융은 올해 하반기 통합 앱 '뉴원(WON) 뱅킹'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우리금융그룹 대표 플랫폼인 우리WON뱅킹 재구축을 역점 사업으로 추진한다. 우리은행뿐만 아니라 그룹 차원의 모든 역량을 여기에 집중하고 있다.

임 회장은 "유니버설 뱅킹앱의 완성도 높은 출범을 위해 노력 중"이라며 "출시될 시 역량을 집중하는 등 차별화된 디지털 서비스와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 회장은 이어 “앞으로도 고객과 함께 성장하겠다는 마음으로 적극적인 상생금융 지원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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