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종료 전망에... 여전채, 발행액 '10조원'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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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 종료 전망에... 여전채, 발행액 '10조원' 육박
  • 전지윤 기자
  • 승인 2023.11.28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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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26일 발행 여전채, 9조5940억원 달해
순발행액, 최소 3조1104억원... 지난해 8월 이후 최대
美 연준 금리 인상 종료 전망... 여전채 금리도 하향세
내년 만기 도래 물량, 약 83조원으로 역대 최대
"여전채 발행, 금리 하락·시장 회복으로 당분간 증가 전망"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국내 여신전문금융사채(여전채) 시장이 호황을 맞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종료 전망에 채권 조달 금리가 내려갔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여전채 발행 규모가 당분간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6일까지 발행된 여전채는 원화채권 기준 총 9조5940억원으로 집계됐다. 그중 카드채는 3조2750억원, 캐피탈채는 6조3190억원이다. 업계에서는 11월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사상 최대 월별 발행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달이 만기인 물량을 고려했을 때 순발행액은 최소 3조110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현 추세가 이어진다면 순발행액 역시 지난해 8월(4조1410억원) 이후 최대 규모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전채 발행 증가는 그간 고공행진 중이었던 여전채 금리가 다시 하락세를 맞았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여전채(AA-) 3년물 금리는 지난 27일 기준 4.785%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31일 기준 5.275%이었던 것과 비교해 0.49%p 하락한 수준이다.

여전채 금리는 지난해 10월 채권 시장 경색 상황에서 6%대까지 껑충 뛰어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올해 3월 다시 연 3%대로 내려가며 안정세를 찾았지만 지난 6월말 고금리 기조에 4%대로 진입한 뒤 지난달 말에는 5.275%까지 올랐다. 

은행채, 한전채가 시장의 전반을 차지하면서 여전채 투자 수요가 크게 위축되기도 했다. 지난달부터 은행채 발행 한도 제한 조치 폐지로 은행채 발행이 급격히 늘었고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은행채로 수요가 몰렸다. 이에 따라 여전채 수요는 급감하며 발행 금리는 더 오르는 양상을 보였다.

여전채는 카드사, 캐피탈사 등의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들이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여전사들은 사업 특성상 은행의 예·적금과 같은 수신 기능이 없기 때문에 자금의 대부분을 채권에 의존해 조달하게 된다. 이에 따라 여전채 금리가 나날이 높아졌던 상황에서는 여전사들의 업황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시장을 강타하기도 했다. 

최근 다시 여전채 시장에 훈풍이 불어온 것은 이달 초 미국 연준의 11월 FOMC 정례회의 결과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고, 결과적으로 내년 기준 금리가 인하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됐다. 

전문가들은 여전채 발행 규모가 당분간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여전사들이 고금리 대응 목적으로 발행한 2년 이하 단기물의 만기가 도래하기 때문이다. 내년 만기를 맞는 여전채는 약 83조원으로 올해(76조원)보다 약 7조원 정도 더 많은 역대 최대 수준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역대 최대 규모의 만기에 대응하기 위해 발행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금리 하락에 따른 시장 회복으로 순발행은 증가할 전망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12월 북클로징(회계장부 마감) 전까지 발행이 더 증가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연말에는 채권을 찍는 게 어렵고 내년 초 분위기는 또 모르기 때문에 당장 금리가 낮아진 요즘, 여전채 발행이 반짝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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