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 새마을금고... "지역밀착 특성 살리며 업무 범위 넓혀야"
상태바
'글로컬' 새마을금고... "지역밀착 특성 살리며 업무 범위 넓혀야"
  • 전지윤 기자
  • 승인 2023.11.23 10: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새마을금고, 업무 범위 협소... 수익에 '구조적 취약성' 가져
고령화 고객 포용 잠재력... 업무 범위 넓혀 '시너지' 내야
지역 소상공인 지원, '금융' 비중 커... 새마을금고, 역량 大
"새마을금고 뿌리, '지역'... 본연 가치 살리고 중앙회 통해 고도화"
"규제·감독도 강화 필요... 업무 범위 확장과 함께 해야 효과적 발전 가능"
22일 서울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상호금융 업무혁신을 통한 미래 발전방향' 공개토론회에서 서민금융활성화 및 소상공인지원포럼의 공동대표인 (가운데)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시장경제DB
22일 서울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상호금융 업무혁신을 통한 미래 발전방향' 공개토론회에서 서민금융활성화 및 소상공인지원포럼의 공동대표인 (가운데)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참여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시장경제

최근 대규모 인출사건 등으로 논란이 됐던 새마을금고에 대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본연의 지역밀착성을 장점으로 살리며 업무 범위를 시중은행만큼 넓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상호금융권에 대한 규제나 감독도 함께 강화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서민금융활성화 및 소상공인지원포럼(공동대표 이명수·전혜숙 의원) 주최로 진행된 '상호금융 업무혁신을 통한 미래 발전방향' 공개토론회에서 박웅용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해외 선진 금융협동조합의 사례를 봤을 때 새마을금고는 충분히 설립 목적을 지키면서 국내 금융 시스템 내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며 "단기적인 관점의 방향성과 함께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2일 서울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상호금융 업무혁신을 통한 미래 발전방향' 공개토론회에서 박웅용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가 발표하는 모습. 사진=시장경제DB
22일 서울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상호금융 업무혁신을 통한 미래 발전방향' 공개토론회에서 박웅용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가 발표하는 모습. 사진=시장경제

박웅용 교수가 이를 위해 가장 크게 무게를 둔 것은 '업무 범위 재검토'와 '지역 사회 내 역할 강화'다. 

우선 박웅용 교수는 해외 선진 금융협동조합이 예적금뿐만 아닌 펀드, 외환, 일부 정책금융 등의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꼽으며 새마을금고의 업무 범위도 넓혀야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네덜란드 라보뱅크(Rabobank)의 경우 투자와 연금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업무 영역을 가지고 있는 반면 새마을금고는 예·적금과 대출, 일부 지급결제서비스 등과 같은 서비스만 한정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기관으로서 예·적금, 대출이 가장 중요한 서비스지만 금융소비자가 일상에서 필요로 하는 다른 서비스가 전무하기 때문에 충분한 고객데이터와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음에도 수익성 면에선 구조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고객들은 펀드나 연금, 외환과 같은 접근성이 다소 떨어지는 부분에 대해 시중은행을 이용할 수밖에 없게 되고 지방의 경우 불편함은 더 큰 편"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시중은행이 지점을 줄여 나가며 지방 고객, 고령층 등이 금융취약계층이 돼 가고 있는데, 새마을금고는 지역 밀착형 금융 기관인 만큼 금융취약계층에게 '포용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박웅용 교수의 의견이다. 아울러 시중은행은 다양한 금융 상품을 번들로 판매하며 그에 따른 혜택도 함께 제공해 고객을 유치하는데, 새마을금고는 한정적인 업무 범위 때문에 메리트가 낮아 주거래은행으로서의 활용도 떨어지고 있단 것이다. 

두 번째로 새마을금고의 '지역 밀착성'에 대해 강조했다. 박웅용 교수는 "새마을금고는 지역사회에 대한 자본공급이라는 설립 목적에 충실하게 지역 밀착형 금융을 실천하고 있다"며 "지역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을 지원할 때는 '금융'이 가장 중요한데, 새마을금고가 그 중심 역할을 맡기 위해서는 '지역 밀착형' 이라는 장점을 더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는 "개별 새마을금고는 이런 역할에 대해 전문 역량을 갖췄다고 보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역본부와 중앙회를 통해 필요한 전문역량을 적극적으로 육성·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22일 서울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상호금융 업무혁신을 통한 미래 발전방향' 공개토론회에서 (왼쪽부터)좌장 최원석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이광용 행전안전부 지역경제지원과장, 권재현 인천대학교 동북아국제통상학부 교수, 윤상용 조선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윤영진 인하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천창민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등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시장경제DB
22일 서울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상호금융 업무혁신을 통한 미래 발전방향' 공개토론회에서 (왼쪽부터)좌장 최원석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이광용 행전안전부 지역경제지원과장, 권재현 인천대학교 동북아국제통상학부 교수, 윤상용 조선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윤영진 인하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천창민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등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시장경제

토론에 참여한 다른 전문가들도 이에 찬성하는 의견을 내놨다. 권재현 인천대학교 동북아국제통상학부 교수는 "최근에 상호금융 내 떠오르는 키워드는 '글로벌'과 '로컬'이 합쳐진 '글로컬'"이라며 "새마을금고는 그 뿌리가 지역에 있으므로 '로컬'이라는 본연의 가치를 살려 지역경제에 머무르지 않고 중앙회를 통해 고도화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용 조선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역시 "우리나라 상호협동조합은 영업 형태가 단순하다는 한계가 있다"며 "제도 하에서 어렵다면 업무제휴를 하는 등의 다양한 노력을 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교수는 "장기적으로 제도를 개선하고 범위를 넓혀 나가면서 금융서비스를 다양화해야 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업무 범위 확장에 따라 규제와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웅용 교수는 앞서 펼친 주장과 함께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에 대해 시중은행 수준으로 강화된 규제와 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영진 인하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새마을금고가 업무범위를 확장하고 중앙회가 역할을 강화해 나가기 위해선 현재보다 많은 규제와 감독을 받을 준비를 해야 한다고 본다"며 "경영혁신안 내용에 지배구조와 건전성을 개선하겠다는 사항을 확실히 하고 업무 범위 확대 등을 같이 추진해야 효과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광용 행전안전부 지역경제지원과장 역시 "새마을금고의 자산 규모가 날로 커지고 있는 만큼 업무 범위, 역할에 대한 규제와 감독에 대한 준비도 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대두돼 왔던 지배구조와 경영 건전성 문제들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는 단순히 지금 시점만을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닌 만큼 이번 국회 중에 법제화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