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비서·모물·AI뱅커... 시중은행 AI 은행원 준비 '착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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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비서·모물·AI뱅커... 시중은행 AI 은행원 준비 '착착'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3.11.14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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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꿀비서', 신한 '모물', 우리 'AI 뱅커' 등 'AI은행원' 개발 중
AI은행원 목표 '영업점 수준의 실시간 대화'
AI 검증 기업 씽크포비엘 "사회성 데이터 부족 대비해야"
(자료사진) 우리은행이 2017년 본점영업부, 명동금융센터, 여의도금융센터에 시범으로 도입한 인공지능 로봇 '페퍼'. 페퍼는 창구 안내, 이벤트 안내, 상품추천 등 로봇 은행원 역할을 수행했다. 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우리은행이 2017년 본점영업부, 명동금융센터, 여의도금융센터에 시범으로 도입한 인공지능 로봇 '페퍼'. 페퍼는 창구 안내, 이벤트 안내, 상품추천 등 로봇 은행원 역할을 수행했다. 사진=연합뉴스

시중은행들이 단순 AI 챗봇을 넘어 ‘AI 은행원’ 도입을 위해 노력 중이다. 영업점에서 일할 수 있는 수준까지 AI은행원을 만들겠다는 것이 은행권의 목표다. 도입 시 은행 산업뿐 아니라 국민 생활에 큰 변화를 일으킬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은행권은 대화형 AI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은행권 AI는 크게 두 분류로 구분된다. 하나는 은행 내부에서 사용하는 업무용 AI, 다른 하나는 고객을 상대로 하고 있는 AI다. 고객을 상대로 하고 있는 AI는 은행 앱에 포함된 챗봇이 대표적이다. 현재 챗봇의 업무 수준은 낮은편이다. 질문을 던지면 자주 묻는 질문(FAQ) 내에서 대답하거나 링크를 걸어주는 정도다. 응대의 질이 낮기 때문에 고객의 편리성 보다는 은행의 기술성을 외부에 알리는 정도다.

은행권이 지금 준비하고 있는 ‘대화형 AI 서비스’는 조금 다르다. 실시간 금융 상담, 질의응답 수준까지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은행원’ 업무까지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국민은행은 ‘AI 금융 비서’라는 별명을 가진 ‘꿀비서’를 고도화 중이다. 이미 내부에서 베타 테스트를 진행 중이고, 공식 출시 전 일반인을 대상으로 베타 테스트를 개방할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금융은 올해 8월 모물(모르면 물어보세요) 데모를 공개했다. 모물은 주식시장 AI 관련 챗봇 서비스 컨셉으로 기획됐다. 사용자 반응을 고려해 신한은행 뱅킹 앱인 '쏠'에도 탑재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신한금융지주가 당초 사업을 맡은 신한AI를 올해 안으로 청산키로 하면서 사업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대부분의 인력이 신한은행으로 옮겨가고, 일부가 신한투자증권에서 고용승계될 것으로 알려졌다. 모물이 신한투자증권의 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MTS)에 탑재되는 것은 확정됐다.

우리은행은 생성형 AI 고객 상담 서비스 'AI 뱅커' 도입에 들어갔다. 10월 26일 '생성형 AI 기반 AI 뱅커 구축 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끝냈고, 11월 중 구축 사업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생성형 AI는 텍스트, 이미지 등의 데이터를 학습해 새로운 컨텐츠를 만드는 기술이다. 고객 대상 금융상담 서비스 제공은 국내 금융권에서는 최초로 시도되는 사례다. 생성형 AI가 활용되면 고객과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상담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업무처리까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AI 뱅커’는 연내 일부 직원과 고객 대상으로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고, 내년 1분기 중 우리WON뱅킹에 출시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은 고객 보다 은행 업무용 생성형 AI 도입을 시도한다. 하나금융은 외부 정보기술(IT) 업체들과 내부 직원용 지식 챗봇에 생성형 AI를 도입하기 위한 개념 검증을 수행 중이다. 하나은행은 고객의 개인정보 유출과 악용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생성형 AI 활용도 추진하고 있다. 오순영 KB국민은행 금융AI센터장은 지난달 31일 한국은행 세미나에서 "업무 자동화로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인적 부하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I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은행 데이터’는 충분하기 때문에 ‘사회성’에 더욱 주목하고,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AI 기술 전문기업인 씽크포비엘 관계자는 “은행은 데이터 수준, 데이터 오류, 데이터 편향성 등 개발해야 하는 학습 데이터를 제대로 거쳐야 한다"며 "전문성을 가진 기업의 경우 반드시 데이터의 편향성이 존재한다. 예컨대, 은행은 챗봇 개발을 위해 은행 업무 관련 데이터를 잔뜩 넣지만 대출이 필요한 인간의 정보는 적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챗 GPT도 인간을 공격해야 지구가 살아남는다고 답했고, 흑인 손가락을 총으로, 대머리를 공으로 인식하는 사례도 매우 흔하다. 마약김밥집에서 대출받으려고 하면 마약이라는 단어가 들어갔다는 이유로 대출이 안될 수도 있다”며 “대출 등 은행 업무 이 외에는 무지의 오류 발생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반드시 AI 데이터를 검증하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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