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블] 재고 4만개 탈탈... 아모레 서경배 '잼버리 지원' 막전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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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블] 재고 4만개 탈탈... 아모레 서경배 '잼버리 지원' 막전막후
  • 최지흥 기자
  • 승인 2023.08.08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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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행사 논란에 다급해진 정부, 긴급 요청
자외선 차단제 4만개, 1시간여 만에 공급
한국콜마·코스맥스에 선요청, 수량 모자라
화장품협회 연재호 부회장, 서경배 회장에 SOS
"서경배 회장, 전 계열사 제품 긁어 모은 듯"
주말임에도 잼버리 참가자 위해 적극 대응 눈길
LG생활건강은 생활용품 공급 한 것으로 알려져
새만금 잼버리 활동중인 참가자들. 사진=연합뉴스

아모레퍼시픽 등 국내 대표 화장품 기업이 2023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측에 자외선 차단제 4만5,000개 전달한 것으로 8일 알려졌다. 특히 이 과정에서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계열사 재고를 모두 긁어모아 1시간 만에 4만 여개 제품을 현장에 공급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고 있다. 

화장품 대기업이라 할지라도 단일품목을 1만개 이상 재고로 갖고 있기는 쉽지 않다. 통상 한 개 제품의 초도 생산수량이 5,000개 정도임을 감안할 때, 4만5,000개의 자외선 차단제 일시 공급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아모레는 어떻게 이 짧은 시간에 제품을 지원할 수 있었을까.

지난 1일 개막한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현장에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온열질환 환자가 속출했다. 더욱이 새만금은 강한 태양을 피할수 있는 나무나 숲이 없어 참가자들의 피해가 더욱 가중됐다. 현장에서는 이번 잼버리를 놓고 '새만금 생존게임'이란 조롱까지 나오며 국제적 망신을 자초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다급해진 정부는 최우선으로 온열대비 물품 공급에 나섰다. 현장에서는 피부 화상에 대응할 수 있는 물품 수급이 화두로 떠올랐다. 열악한 현장 상황을 예상하지 못해 자외선 차단제를 준비하지 않은 참가자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한국콜마 등 수량 다 모아도 턱없이 부족...
식약처→연재호 부회장→서경배 회장 SOS

지난 5일 용산 대통령실은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를 통해 기업들에게 '자외선 차단제'를 지원받을 수 있는지 문의했다.

식약처는 해당 내용을 접한 후 곧바로 국내 대표 화장품 제조사인 한국콜마에 자외선 차단제를 지원할 수 있는지 확인했다. 한국콜마 측이 보유하고 있는 자외선 차단제 수량은 2,000개 정도. 잼버리 참가자들에게 필요한 4만5,000개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량이었다.

식약처는 다른 제조사인 코스맥스에도 해당 내용을 요청했다. 코스맥스 측도 4만5,000개에 이르는 수량을 갖고 있지는 않았다. 정부가 제조사들을 수소문해 확보한 수량은 총 5,000개에 불과했다.

식약처는 수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대한화장품협회에 SOS를 쳤다. 상황을 설명하고 다급히 도움을 청한 것이다. 연재호 대한화장품협회 상근 부회장은 고민끝에 평소 친분이 있던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에게 전화를 했다. 식약처에서 잼버리 참가자들에게 자외선 차단제를 지원하고 싶은데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점을 설명했다.

전화를 받을 당시 서경배 회장은 휴가 중이었지만 그룹 비상망을 풀가동해 1시간 만에 4만여개의 자외선 차단제를 구해 현장으로 공수했다. 식약처 요청이 자칫 정부의 압박(?)으로 여겨질 수도 있는 부분이었지만 국가적 행사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지원을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업계에서는 일반적인 단일 품목 재고량을 감안할 때, 아모레가 전 계열사의 자외선 차단제 재고를 긁어 모았을 것으로 보고있다. 자외선차단제 소비자 가격이 평균 2만원이기에 약 9억원 상당의 제품이 적시적재에 무상 지원된 셈이다.

대한화장품협회 연재호 부회장은 “전 세계에서 온 잼버리 참가자들에게 조금이나 마 도움이 되는 마음에서 회원사들이 힘을 모았다"고 전했다.

이상목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 역시 “전 세계에서 모인 잼버리 참가자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긴급 지원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LG생활건강은 생활용품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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