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유류세 딜레마'... 올리면 물가 부담, 내리면 세수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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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유류세 딜레마'... 올리면 물가 부담, 내리면 세수 부족
  • 최유진 기자
  • 승인 2023.07.30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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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다음달 중순 유류세 인하 종료 결정
국제유가 상승 지속... 두바이유 84달러
세입예산 41조원 부족... '세수 펑크' 우려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3월 셋째 주 기준 전국 평균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전주보다 12.7원 오른 리터당 1388.2원을 기록했다. 사진=시장경제 DB
사진=시장경제 DB

30일 기획재정부가 유류세 인하 조치의 연장 혹은 종료 여부를 다음달 중순까지 결론 내겠다고 입장을 밝히면서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경기 불황이 깊어지면서 큰 폭의 세수 부족이 우려되는 만큼 유류세 세율을 원래 수준으로 되돌려야 한다는 입장도 있지만 국제유가 오름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섣부른 종료 결정은 물가 부담을 더 키울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정부는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석유류 제품에 적용되는 세금을 탄력적으로 조정했다. 유류세 인하폭은 2021년 11월 20%, 지난해 5월 30%, 7월 37%에 달했다. 현재 유류세 세율은 휘발유 25%, 경유·액화석유가스(LPG)·부탄의 경우 37% 내린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4월에는 세율 추가 조정 없이 인하 조치를 4개월 연장했다.

유류세 인하는 물가 부담을 줄이는데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석유류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25.4% 떨어졌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5년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종류별로 보면 휘발유 가격은 23.8%, 경유는 32.5%, 자동차용 LPG는 15.3% 각각 내렸다.

유류세 인하에 대해서는 재정당국과 물가당국의 시각이 상반된다. 물가당국은 국제유가 흐름이 불안한 상황에서 유류세 인하 조기 종료는 기름값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28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뉴욕상업거래소 기준 배럴당 80.58달러로 마감됐다. 올해 4월18일 80.86달러를 기록한 후 3개월 만에 최고가를 갱신했다. 국내 수입 원유 가격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도 3개월 만에 84달러를 넘어섰다. 유류세 인하 조치 연장이 결정된 올해 4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국내 유가도 상승세에 접어들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이 공개하는 지표를 보면 이달 넷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L당 1599.3원, 경유 판매 가격은 1411.8원으로 3주 연속 상승했다.

반면 ‘세수 펑크’를 메우기 위해선 유류세 인하 조기 종료가 불가피하다는 견해도 있다.

올해 5월 기준 국세 수입은 160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8%(36조4000억원) 감소했다. 정부의 올해 세입 예산은 400조5000억원. 연말까지 작년과 같은 수준의 세금을 걷을 경우, 예상 세수 부족액은 41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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