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2호 혁신... 우리은행 직원 평가 공개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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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2호 혁신... 우리은행 직원 평가 공개 추진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3.05.30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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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평가, 업적평가-역량평가 구분... 평가결과 공개 결정
임종룡 우리은행장. 사진=연합뉴스
임종룡 우리은행장. 사진=연합뉴스

우리은행이 그동안 비공개로 진행하던 직원 인사평가를 공개키로 했다. ‘경영승계 프로그램’에 이은 임종룡 우리금융회장의 2호 혁신안이다.

우리은행은 “당행은 기존의 인사평가를 목표달성 정도를 평가하는 업적평가와 역량을 평가하는 역량평가로 나누고, 평가결과를 공개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며 “코칭 절차도 신설하는 등 성과중심의 문화확산을 위한 제도를 2024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새로운 제도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공개범위는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우리은행은 그동안 갈등 조장 등을 우려해 인사평가를 직원 개개인에게 공개하지 않았다. 사실 은행 뿐 아니라 거의 모든 기업이 인사평가 결과를 직원 개개인에게 공개하는 사례는 매우 적다. 근무태도, 상급자와의 커뮤니케이션 수준, 업무 변별력, 성과 등을 객관화시켜 점수 또는 등급으로 나누는 자체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타산업에 비해 보수적이고 호봉제 성격이 강한 은행이란 조직에서 인사평가를 개개인에게 공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오히려 평가 결과 불만족에 따른 내부갈등만 심화될 수 있다. 실제로 손태승 前 회장 시절, 우리은행 인사평가 결과를 공개하자는 의견이 나오긴 했지만 내부갈등 등 부작용 등을 이유로 도입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이번 혁신을 추진한 곳은 ‘기업문화혁신 태스크포스(TF)’다. 임종룡 우리금융회장이 3월 취임하면서 기업문화를 개선하겠다며 야심차게 출범시킨 부서다. 당시 임 회장은 “불투명하고 공정하지 못한 인사 등 음지의 문화는 반드시 멈춰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은행권에선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먼저 직원 인사평가를 개개인에게 ‘공개’하는 것만으로도 혁신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A은행 관계자는 “은행 조직은 매우 보수적이고, 호봉제가 강한 조직이기 때문에 직원 개개인의 인사평가 공개는 쉽지 않다. 업무도 대부분 비슷해 점수를 정량화하기란 더욱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인사평가 공개를 추진한다는 것은 매우 용기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인사평가 공개의 핵심이 단점 보완이 돼야 한다는 평가도 있다. B은행 관계자는 “호봉제 중심으로 돌아가는 은행이 변별력 있는 인사평가를 하기란 정말 어렵고, 이를 공개한다는 것은 ‘갈등’과 ‘불신’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관건은 ‘평가 결과 공개’ 정책의 방향성인데, 직원을 가르고, 감원을 할 때 사용하는 칼의 정책이 아니라 직원의 단점을 보완하는 방패의 정책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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