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한 명품'... 백화점, '팝업 스토어'로 활로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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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춤한 명품'... 백화점, '팝업 스토어'로 활로 모색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3.04.25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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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까지 치솟던 명품... 10%대로 '주춤'
취향 저격한 팝업스토어... 집객효과 탁월
체험 강조되는 최근 트렌드 맞춘 다양한 팝업 확대
올해 1월 더현대서울에서 열린 '슬램덩크' 팝업스토어에 고객들이 몰려있다. 사진= 이준영 기자
올해 1월 더현대서울에서 열린 '슬램덩크' 팝업스토어에 고객들이 몰려있다. 사진= 이준영 기자

백화점 업계가 시들해진 명품 인기에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다. 엔데믹을 맞이하면서 보복소비가 꺾이고, 해외로 수요가 이동한 것이 이유로 꼽힌다. 이를 극복하고자 최근 고객 취향을 저격한 다양한 팝업을 열며 불황을 타개한다는 전략이다.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3사(롯데, 현대, 신세계)의 3월 명품 매출은 전년대비 평균 10.1% 증가했다. 각각보면 현대백화점이 11.8%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고, 롯데백화점이 10%, 신세계백화점이 8.6%로 나타났다.

백화점 명품 매출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것은 작년 11월(11.3%) 이후 4개월 만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백화점 3사의 해외유명 브랜드 매출 증감률은 ▲12월 6% ▲1월 -7.2% ▲2월 2.1%를 기록했다. 그나마 반등한 모양새지만 지난해 비슷한 시기와 비교하면 저조한 실적이다. 

백화점 명품 매출은 지난해 2월 30%대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이후 작년 9월부터 성장세가 대폭 둔화됐다. 명품 매출이 올해 3월 반짝 성장한 것은 혼수철을 앞두고, 예물 수요가 늘어난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백화점 업계는 시들해진 명품 수요를 대체하기 위해 다양한 팝업 스토어를 열고 있다. 고객 관심이 높은 팝업 스토어는 탁월한 집객 효과를 보이고, 이는 매출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팝업스토어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현대백화점이다. 특히 더현대서울은 3대명품(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이 없지만 연매출 9,5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다양한 팝업스토어 운영을 통한 집객효과의 영향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팝업 전용 공간은 MZ세대 전문관인 지하 2층에 3곳을 운영하고, 5층 광장인 사운즈포레스트도 대형 팝업 행사장으로 쓰면서 연간 200만명 이상의 추가 고객 유입 효과를 노리고 있다.

실제 올해 1월 더현대서울에서 진행한 슬램덩크 팝업스토어는 이슈로 수많은 사람이 방문했고, 유투버 다나카 팝업스토어엔 4만명 이상이 방문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와 함께 아이돌그룹 에스파와 가수 영탁 등의 팝업스토어를 선보이기도 했다. 

또한 무역센터점에선 지난 18일부터 NCT 도재정 팝업스토어를 선보였고, 같은 달 30일 더현대서울에서 파리 럭셔리 브랜드 '셀린느'의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이 날 블랙핑크 리사, 배우 박보검, 방탄소년탄 뷔가 방문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현대백화점은 다양한 연령대와 세대를 아우르는 팝업을 열어 백화점 접근성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에비뉴엘 월드타워점 등이 위치한 잠실 일대를 '팝업 성지'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잠실 롯데월드몰 1층 아트리움 광장과 에비뉴엘점 지하 1층 '더 크라운'(럭셔리 브랜드 전용 팝업 공간) 등에서 계열사들과 연계한 콘텐츠 팝업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 롯데백화점은 '포켓몬 팝업'과 세븐일레븐의 '임창정(소주한잔) 팝업', 롯데GRS의 '벨리곰 컬래버 팝업' 등 롯데 계열사들의 팝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달에는 롯데백화점이 '라인프렌즈 럭키하우스' 대형 팝업을 여는 등 체험형 콘텐츠를 올해 더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백화점은 기존 명품 위주의 팝업스토어에서 최근 골프, 주얼리, 구두 등 다양한 팝업을 열고 있다. 최근에는 강남점 지하 1층에서 농심 신라면과 배홍동의 팝업 매장을 열어 주목을 받기도 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최근 신진 디자이너 팝업을 공격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지난 1월 진행했던 ‘떠그클럽’ 팝업으로 해외 명품이 아닌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로 ‘오픈런’을 연출했다. 팝업 기간 중 일평균 매출 1,400만원을 기록하며 해외 명품 브랜드와도 견줄만한 성과를 보였다.

2월에 진행한 '언더마이카' 팝업 반응도 인상적이었다. 팝업 오픈 전날 오전10시부터 한정판 상품을 구매하기 위한 캠핑족들이 모여들었다. 3일간 1억4,000만원의 매출 성과와 더불어 갤러리아 전용 단독 상품은 리셀 플랫폼에서 발매가 대비 약 2배에 거래될 정도로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이달엔 8일부터 16일까지 '다크룸 스튜디오' 팝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크룸 스튜디오는 래퍼 ‘사이먼 도미닉’, 디자이너 정용목, 김용진과 타투이스트 겸 모델 한승재가 전개하는 브랜드다. 이번 팝업스토어는 다크룸 스튜디오 브랜드로 선보이는 최초 팝업이다. 갤러리아 팝업을 기념해 선발매 및 단독 컬래버레이션 상품을 판매한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백화점들이 다양한 팝업을 열고 있다"며 "최근 소비자 트렌드가 소비와 함께 체험도 강조되고 있어 이를 위한 콘텐츠 제공을 위해 업계가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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