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해결 사모펀드 4兆... 플루토FI·젠투·팝펀딩, 금감원 조사도 안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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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해결 사모펀드 4兆... 플루토FI·젠투·팝펀딩, 금감원 조사도 안받았다
  • 문혜원 기자
  • 승인 2023.04.14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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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2월 사모펀드TF 새 구성... 재조사 주목
"사모펀드 피해구제는 뒷전이냐" 신속 해결 촉구
"금융사 압박만 능사 아냐, 소비자 구제 방안 시급"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지난 3년간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라임·옵티머스 등 이른바 ‘5대 사모펀드’로 불리는 대규모 사모펀드 사태는 마침표를 찍었지만 아직 피해구제 상황이 진척된 미해결 된 사모펀드가 남아있어 조속한 해결매듭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지난 3년간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라임·옵티머스 등 이른바 ‘5대 사모펀드’로 불리는 대규모 사모펀드 사태는 마침표를 찍었지만 아직 피해구제 상황이 진척된 미해결 된 사모펀드가 남아있어 조속한 해결매듭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사업가 A씨는 라임자산운용사의 환매중단 '플루토 FI D-1호'를 2018년 12월 신한금융투자로부터 매입했다. A씨는 고등학교장학금 형태로 투자했는데 가입금액은 5억원이었다. 2020년 6월 만기였지만 환매중단사태가 터져 아무런 배상도 받지 못하고 있다.

#. 직장인 B씨의 부모는 올해 83세의 고령자다. 그동안 발행어음 위주의 안전상품에 투자해오다 주거래은행인 S은행이 젠투 DLS펀드 가입을 권유하자 2019년 10억원을 투자했다. B씨는 “은행크레디트 리스크를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안전하다”는 설명을 믿고 가입했지만 환매중단 피해에 전전긍긍이다.    

라임, 옵티머스 등 이른바 5대 사모펀드사태가 종지부를 찍었지만 피해구제가 덜된 사모펀드가 남아 있어 조속한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2월초 이복현 금감원장 지휘로 사모펀드 재조사에 나섰다. 라임과 옵티머스에 이어 디스커버리펀드까지, 문제가 됐던 사모펀드를 다시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현재 미해결 사모펀드 규모는 4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라임자산운용의 환매중단을 시작으로 촉발된 환매중단사태는 옵티머스,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 독일헤리티지펀드 등 다수로 번졌다. 독일헤리티지펀드와 옵티머스 등은 라임, 디스커버리, 옵티머스펀드보다 늦게 분쟁조정을 진행했다. 

업계에서는 피해 규모가 1조원이 넘는 라임·옵티머스펀드 등은 이미 검사와 제재가 마무리된 상황인데 다시 TF를 꾸려 재조사한다는데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비슷한 시기에 판매됐던 젠투펀드나 팝펀딩 등은 아직 금감원 검사조차 못받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일종인 사모사채펀드 플루토FI 피해자들이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간 풀루토FI펀드는 라임무역금융펀드(플루토TF1호)에 가려졌지만 판매규모만 2438억원에 달한다. 라임무역금융펀드는 부실이 커지면서 금감원 분쟁조정까지 갔으나 국내 사모채권에 주로 투자한 라임 플루토FI D-1호(이하 플루토 모펀드)의 배상비율 여부는 아직 오리무중이다. 

피해자들은 ▲확정금리형 자산에 투자 ▲안정성이 높아 투자성과가 좋고 ▲환매자금 상환에 무리가 없다는 판매사의 설명을 듣고 가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신한투자·KB증권·우리은행·대신증권 등이 주 판매처로 알려져 있다. 

김득의 금융정의 연대대표는 "라임펀드사태는 사실 끝난게 아니다”라며 “무역금융 펀드를 제외하고 아직 남아있는 펀드가 있는데 바로 플로토펀드”라고 전했다. 이어 “라임무역금융펀드는 금감원이 순차적으로 판매사별 분쟁조정을 진행했지만 플루토펀드 등 미해결 펀드들은 주 판매사가 아직 분쟁조정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고령자 피해 많은 젠투펀드 해결 목소리 커   

사모펀드 피해자들은 라임사태와 비슷한 시기에 일어난 피해임에도 해결 기미가 안보인다며 답답함을 호소한다. 특히 금감원이 방치하고 있는 펀드중 젠투펀드 해결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금감원이 2021년 판매사인 신한금융투자를 대상으로 불완전판매 여부 조사를 위해 부문검사에 돌입했지만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젠투펀드는 2022년 7월2일부로 1년 더 환매중단이 통보된 상태다. 앞서 2020년 9월에는 홍콩계 사모펀드 젠투파트너스펀드 판매사들이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에 조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젠투펀드는 라임자산운용펀드 다음으로 피해 규모가 크다. 젠투펀드는 2020년 3월 이후 홍콩계 운용사가 환매중단을 통보, 피해규모만 7367억원에 달한다. 젠투펀드는 위험도가 높은 위험등급 1등급으로 판매사에선 고령자들도 은행채를 담은 단순채권펀드로 오해하고 가입하는 일이 많았다.

판매사들은 젠투파트너스가 사기적 부정거래를 했다는 입장이다. 젠투파트너스는 한국계인 신모 대표가 설립한 회사로 외화표시 국내 채권을 주로 운용해 왔다. 현재 젠투펀드 피해자들은 판매사들에게 사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젠투펀드는 2017년 6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하나·우리은행, 신한투자·NH투자 등에서도 판매됐다. 총 피해자는 2000여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현재 주된 판매사로 알려진 신한투자증권은 젠투펀드 투자자들에게 투자원금의 40%를 선지급키로 하고 이후 법원에 펀드 청산을 요청해 투자금을 돌려받겠다는 계획이지만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총 판매규모 1조원중 신한투자증권이 가장 많은 4200억원가량을 판매했다.

이밖에 금감원에 검사가 계류되고 있는 펀드는 문재인정부 당시 '혁신금융'이라고 소개된 팝펀딩펀드(1378억)와 트랜스아시아무역금융펀드(3302억원), 알펜루트펀드(1457억원) 등이 있다. 투자자들에게 돌아오지 못한 돈은 약 3조9000억원으로 라임 등 5대 환매중단 사모펀드 피해액인 2조8845억원을 상회한다.

이에대해 금감원은 나머지 사모펀드 해결을 위해서도 노력중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새로 구성한 TF를 통해 조사가 진행중인 것으로 안다"며 “피해를 가장 크게 양산했던 펀드들에 대해서는 분쟁조정을 진행했지만 일부 소규모 펀드중 소송이 진행중인 것도 있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관계가 파악되면 제재를 거쳐 분쟁조정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각에선 정부가 은행권에 대해 공공재역할을 주문하면서도 사모펀드 분쟁 해결에 대해선 미온적이라며 불만을 터뜨린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이 다시 사모펀드 재조사에 나선다는 것은 생색내기에 불과한 것으로 금융사 규제에만 관심을 두고 소비자안전과 보호는 간과하고 있다”며 “금감원과 판매사들도 이제는 적극적인 해결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지난해 12월 금감원이 집계한 2017년부터 2022년 7월까지 환매중단 펀드의 투자자는 1만3176명, 피해액은 5조159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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