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슬레저 시대③] 오너리스크 탈출?... 안다르, 업계 1위 탈환 '호시탐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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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슬레저 시대③] 오너리스크 탈출?... 안다르, 업계 1위 탈환 '호시탐탐'
  • 최지흥 기자
  • 승인 2023.04.21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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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애슬레저 시장 불모지였던 2015년 탄생
新시장 개척...국내 디자이너 개발 제품 출시
생산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 자체적으로 해결
라이크라컴퍼니의 최고 등급 원사 사용 강점
환경 친화적인 가치 담은 라인 지속 론칭

[편집자 주] 최근 집에서나 밖에서 ‘입기 편한 옷’을 선호하는 이들이 늘면서 고급스러운 소재와 내구성이 뛰어난 애슬레저 의류들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미국 사모펀드 인사이트 파트너스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세계 애슬레저 시장 규모는 4,110억달러(약 533조원)로 추정했다. 또한 2028년에는 7,934억달러(약 10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연평균 성장률(CAGR)은 9%를 넘어선 수치이다.

국내 시장 역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기준 관련 시장 규모는 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했다. 레깅스 시장만 따진다면 8,000억원대로 집계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애슬레저 시장은 해외 유명 스포츠 브랜드가 시장을 주도해 왔지만 코로나 전후로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국내 로컬 브랜드들이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대표 브랜드인 젝시믹스와 안다르 2강 구도에 뮬라가 추격전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에는 스포츠, 아웃도어 브랜드와 다양한 패션 기업들이 애슬레저 시장에 진출하고 있어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국내 애슬레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젝시믹스와 안다르, 뮬라의 성장 과정과 전략들을 중심으로 최근 트렌드를 분석했다.

국내 요가복 시장이 막 형성되기 시작한 2015년 설립된 안다르는 당시만 해도 불모지였던 국내 애슬레저 시장을 개척한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사진=안다르
국내 요가복 시장이 막 형성되기 시작한 2015년 설립된 안다르는 당시만 해도 불모지였던 국내 애슬레저 시장을 개척한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사진=안다르

안다르는 국내 요가복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한 2015년 설립된 브랜드로 불모지에 가까운 국내 애슬레저 시장을 개척했다.

설립 당시부터 안다르는 ‘차별화된 제품 퀄리티와 애슬레저 문화 발전에 일조한다’는 브랜드 철학을 바탕으로 국내의 전문 디자이너들이 직접 개발한 기술과 제품력을 바탕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브랜드명인 ‘안다르(andar)’는 스페인어로 ‘걷다’, ‘거닐다’라는 뜻이다. ‘걷다’가 주는 사전적 의미를 그대로 브랜드 철학에 적용한 것이다. 안다르는 브랜드 철학을 내세우며 “신기록을 세우기 위해, 그리고 누군가를 이기기 위해 경쟁하는 것을 지향하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어 “더 나은 삶(Wellness)을 위해 내 몸과 건강을 잘 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나만의 속도로 걸어가는 이들을 응원한다는 마음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브랜드를 소개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지난해 안다르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1,691억원, 영업이익은 126억원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FW(가을/겨울) 제품 판매가 시작된 9월부터 신제품 품절 행렬이 이어져 4분기 매출 성장세가 두드러진 결과다.

4분기 안다르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5% 성장한 505억원, 영업이익은 68% 증가한 53억원이다. 특히 맨즈 라인은 지난해 29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체 매출의 17%에 이르는 수치이다.

 

성추행·갑질 등으로 기업 이미지 하락... 체질 개선 속도

안다르가 지난해 높은 실적을 올리며 업계를 주도했지만 2020년부터 2021년까지 다양한 구설수에 휘말리며 위기를 겪기도 했다.

2021년 신애련 대표와 오대현 이사의 운전기사로 1년 4개월 간 근무한 A씨는 두 사람으로부터 인격모독과 갑질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A씨는 오 이사가 어머니 집 이사를 돕거나 레깅스 바에서 경쟁사 제품을 촬영해 오라는 이해하기 힘든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일로 인해 신애련 대표는 대표직을 사임하고 박효영 단독 대표체제로 바뀐다.

또한, 2019년 9월에는 오 이사의 가족인 안다르의 전임 디자인연구소 소장이 직원을 성추행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특히 안다르는 성추행을 공론화한 이유로 피해자를 부당해고한 것으로 알려져 비난을 받았다.

이후 안다르는 매출이 곤두박질치며 위기를 겪었다. 또한, 일련의 사건이 불거지며 안다르는 2021년 5월 에코마케팅에 회사를 매각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홍역을 치룬 안다르는 경영진이 교체된 후 체질 개선에 매진했다. 기업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벗고, 새롭게 시작하려는 의지가 강했다. 특히, 신애련 대표 등 이전 안다르 경영진들이 가진 지분은 모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품질로 승부... 최고 등급 원사 사용

안다르의 성장 원동력은 품질력과 D2C 전략이다. 그중에서도 차별화된 원사를 최대 강점으로 꼽는다. 국내 패션 브랜드 중 유일하게 세계 최대 섬유기업 라이크라컴퍼니의 최고 등급 원사인 ‘라이크라 스포츠 블랙라벨’을 사용하고 있다. 이를 적용한 ‘에어쿨링 지니 시그니처 레깅스’ 등의 제품은 착용감과 내구성 등에서 뛰어난 기능을 자랑한다.

제품 경쟁력을 위해 자체 연구개발(R&D) 조직이자 경영시스템인 ‘안다르 AI 랩’을 구축한 것도 강점이다. ‘안다르 AI 랩’은 생산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을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시스템이다. 덕분에 즉각적인 품질 개선 테스트가 가능하고, 이를 토대로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충족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안다르 AI 랩’ 구성원은 전 부서 부서장과 실무진으로 꾸려졌다.

안다르는 제품 품질을 기본으로 유통 채널과 프로모션사의 의존도를 최소화하고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고 있다. 때문에 판매 채널을 자사 온라인스토어와 백화점, 프리미엄아울렛 등 전국에 위치한 50여개의 매장에 집중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뛰어난 제품력과 품질 대비 우수한 가격 경쟁력, 에코마케팅의 노하우가 더해져 현재 전체 매출의 72%가 고객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D2C(Direct to Customer) 채널에서 발생하고 있다. 더불어 재구매율도 꾸준히 증가해 충성도 높은 소비자층을 형성한 것이 특징이다. 

안다르는 전국 각지에서 오프라인 웰니스 클래스도 진행하고 있다. 신세계 아카데미 등 백화점 교육기관 혹은 여가와 휴식을 즐길 수 있는 5성급 호텔, 리조트와 제휴한 클래스를 통해 유통망과 브랜드 캠페인 간의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다. 이는 제품의 판매를 벗어나 직접 고객과 소통하며 안다르가 추구하는 애슬레저 문화를 고객에 전파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안다르는 전국 각지에서 오프라인 웰니스 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안다르
안다르는 전국 각지에서 오프라인 웰니스 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안다르

 

애슬레저 패션에 환경을 담다

안다르는 환경과 사회를 생각하는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환경친화적인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미 ‘서스테이너블 컬렉션’, ‘코르크 홈트레이닝 용품’, ‘요기니 시리즈’ 등 지속가능한 패션을 위한 라인을 론칭했다.

자연에서 얻은 생분해성 원료를 사용하거나 생산 공정에서 버려진 원단을 재가공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제로 웨이스트 무브먼트’ 캠페인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먼저 ‘서스테이너블 컬렉션’은 버려지는 자투리 원단을 엄격한 기준을 통해 재탄생시키는 제품라인이다. 환경을 고려하는 동시에 안다르만의 애슬레저 기능성 의류 개발 노하우가 더해져 착용감과 기능성까지 모두 고려했다. 해당 라인은 어느 순간에 착용해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된 것도 특징이다.

2022년 SS 시즌 출시 직후 ‘2022 대한민국 친환경상품 그린스타 인증’을 획득한 ‘NEW 에어리핏 티셔츠’ 시리즈는 생분해가 가능한 옥수수 추출물 원료로 신축성 소재를 만들었다. 기존 나일론 제품 대비 에너지 사용량이 30% 가량 적으며, 온실가스 배출량도 63%나 감소할 수 있다.

'카본 제로' 라인은 글로벌 친환경 소재 개발 기업인 오스트리아 렌징그룹이 탄소 중립성 선도 글로벌 프레임 워크인 ‘카본 뉴트럴 프로토콜’의 엄격한 지침에 따라 개발한 ‘트루=카본-제로 텐셀’ ‘텐셀 모달’을 주소재로 했다. ‘텐셀 모달’은 지속 가능한 숲의 너도밤나무를 원료로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고 황산나트륨 등의 부산물을 재활용하는 등 친환경 생산 공정을 통해 만드는 대표적 카본 제로 소재다. 제조 과정에서 불필요한 탄소가 발생하지 않고, 자연 생분해와 퇴비 활용도 가능하다.

안다르는 엔데믹 전환으로 외부 활동이 증가하고, 애슬레저 룩의 편안함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운동복의 기능성과 일상복의 디자인을 모두 갖춘 제품에 반응할 것으로 예측하고 올해 신제품 개발에 온 힘을 다할 방침이다. 사진=안다르
안다르는 엔데믹 전환으로 외부 활동이 증가하고, 애슬레저 룩의 편안함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운동복의 기능성과 일상복의 디자인을 모두 갖춘 제품에 반응할 것으로 예측하고 올해 신제품 개발에 온 힘을 다할 방침이다. 사진=안다르

 

운동복 아닌 조화로운 라이프스타일 지향

올해 안다르는 신제품 개발에 충력을 다할 방침이다. 엔데믹 전환으로 외부 활동이 증가하고, 애슬레저 룩의 편안함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운동복의 기능성과 일상복의 디자인을 모두 갖춘 제품에 반응할 것으로 예측했기 때문이다.

그 시작으로 안다르는 최근 애슬레저 룩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에어데님' 라인을 론칭했다. '에어데님' 라인으로 처음 선보인 제품은 청바지의 멋에 운동복의 기능성을 담은 남성용 데님 '에어데님 맨즈 스탠다드 슬림핏 팬츠'다.

이 제품은 공개 직후 '데님은 뻣뻣하고 땀이 잘 차는 소재'라는 남성 고객들의 고충을 해결한 것이 특징이다. 글로벌 섬유기업 라이크라컴퍼니의 최고급 스트레치 원사 라이크라를 사용했기 때문에 신축성과 복원력이 탁월하고, 오랜 시간 착용하면 무릎과 전체적인 핏이 늘어나는 기존 데님의 단점을 보완했다. 또한 기능성 원사 쿨맥스에 '안다르 AI랩'의 기술력이 더해지면서 수분을 더 빠르게 흡수하고 증발시켜 땀 찰 틈 없는 쾌적함도 선사한다.

안다르 관계자는 “안다르가 규정하는 애슬레저는 ‘운동복’이 아닌 운동과 여가가 조화로운 균형을 이루는 라이프스타일”이라면서 “이에 걸맞게 안다르는 편안함과 기능성이라는 애슬레저 웨어의 ‘코어밸류’를 기반으로 운동과 일상을 넘나들며,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속에 녹아들 수 있도록 카테고리 확장과 고객 접점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안다르는 차별화된 제품 퀄리티와 애슬레저 문화 발전에 일조한다는 브랜드 철학을 바탕으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 역시 선도하겠다는 포부로 해외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면서 “테스트 마케팅을 진행한 일본, 중국, 북미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으며, 특히 일본의 경우는 2021년 온라인 쇼핑몰 ‘라쿠텐’에서 테스트 마케팅을 진행, 입점 1년도 되지 않아 레깅스 부문 1위를 차지하는 등 일본 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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