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너지 기대" vs "시장 포화"... 동원, 맥도날드 인수 '엇갈린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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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너지 기대" vs "시장 포화"... 동원, 맥도날드 인수 '엇갈린 평가'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3.02.07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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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산업, 외식·유통부문 사업 강화 목적
3년간 적자·햄버거 시장 포화는 우려 요인
가맹사업으로 매장 늘리면 수익성 극대화
맥도날드 몸값 5천억... 동원, 인수자금 충분
사진=한국맥도날드
사진=한국맥도날드

동원산업이 한국맥도날드 인수에 나섰다. 세계 최대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맥도날드를 앞세워 외식·유통 부문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목적이다. 다만 업계 안팎에선 다양한 평가가 나온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햄버거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동원의 식품 관련 계열사와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평가와 햄버거 시장 포화로 매년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7일 투자은행(IB)·식품업계에 따르면 동원산업은 지난달 17일 한국맥도날드 한국 마스터 프랜차이즈 권리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는 1차 실사를 추진하고 가격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원산업이 한국맥도날드 인수에 나선 것은 외식·유통부문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동원엔터프라이즈와 합병을 마무리하고 동원그룹의 새 지주회사가 된 동원산업은 신사업에 적극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드러내기도 했다. 동원산업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한국맥도날드 인수는 내부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며 "동원 F&B의 자회사 동원홈푸드는 조미식품 제조, 식자재 유통, 외식 사업 등 다양한 식품 유통 사업을 펼치고 있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동원그룹은 신사업 영토를 넓히기 위해 인수합병(M&A)를 펼쳐왔다. 지난 2014년 식음료 포장용기를 만드는 테크팩솔루션을 인수했고, 2017년에는 종합물류업체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해 사명을 동원로엑스로 변경했다. 또 계열사 동원홈푸드는 샐러드 카페와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잇달아 열며 외식 프랜차이즈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부정적 시각도 존재한다. 수익성이 관건인데 한국맥도날드는 최근 적자를 지속해왔다. 한국맥도날드 매출액은 2021년 국내 진출 후 최대 매출(8,679억원)을 올렸지만 27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적자 늪에 빠져 있다. 국내 햄버거 시장이 포화 상태라는 점도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고든램지버거 등 외국계 프리미엄 버거들이 국내 시장에 진출하면서 기존 프랜차이즈 버거들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동원산업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한국맥도날드의 브랜드 파워와 매출 규모는 업계 1위다"며 "현재는 가맹사업을 하지 않아 매장이 400개 정도지만, 동원이 인수 후 가맹사업으로 매장을 늘리면 수익성은 극대화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도 "동원이 국내외에 가지고 있는 물류시스템을 동원하면 한국맥도날드의 적자부분은 충분히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한국맥도날드가 매각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맥도날드 본사는 2016년에도 한국맥도날드를 시장에 내놨었다. 당시 매일유업-칼라일 컨소시엄과 협상을 벌였지만 무산됐다. 이후 지난해 6월 다시 6년만에 매물로 나온 것이다. 한국맥도날드 지분은 현재 미국 본사가 100% 보유하고 있다. 매각 주관은 미래에셋이 맡았다. 본계약이 체결되면 동원이 맥도날드 독점 사업권을 갖게 되며 맥도날드에는 로열티 5%를 제공한다.

한국맥도날드가 내놓은 매각가는 5,000억원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매각가가 다소 고평가됐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동원산업의 인수자금 여력은 충분하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동원산업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839억원이다. 여기에 단기금융예치금,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 매출채권 등을 포함하면 9,170억원이다. 동원그룹이 종속기업 등을 동원해 자금을 마련하면 1조원이 넘는 현금을 마련할 수 있다. 

동원산업은 지난 6일 "한국맥도날드 인수를 검토하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며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되는 시점에 공개하겠다"고 공시했다.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한국 마켓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도모하고자 전략적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다"며 "외부 기관을 통해 여러 옵션을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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