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 부동산 PF 유동화어음 17兆... 시장 안정 시급
상태바
만기 부동산 PF 유동화어음 17兆... 시장 안정 시급
  • 최유진 기자
  • 승인 2023.01.01 13: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레고랜드 사태 '나비효과'
2~3월에 총 15조원 어음 만기 도래
금융시장 불안으로 확산될 가능성
정부, 모니터링 지속... 장기 대출 전환 지원
지속적으로 매물가격 하향 조정이 진행 중인 가운데 추가 금리인상과 부동산 경기 하락 우려 등으로 매수문의가 감소하면서 집값 상승을 주도하던 신축아파트도 거품이 빠르게 빠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시장경제신문 DB
사진=시장경제 DB

어음 만기 도래와 미분양 증가 등 악재가 겹치면서 부동산 시장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점점 커져가는 경고음이 금융시장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제기된 상태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이달 만기가 도래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 자산유동화기업어음(PF ABCP) 규모는 17조원에 달한다. 유동화사채까지 포함된 금액이다. 2월과 3월에도 각 10조원, 5조원 규모의 어음 만기가 돌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연초 어음 만기 대거 집약 원인으로 '레고랜드 사태'를 꼽고 있다. 지난해 9월 28일 김진태 강원지사는 강원중도개발공사 경영개선을 위해 기업회생 신청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같은 해 10월 강원중도개발공사가 레고랜드 조성을 위해 지급 보증한 2050억원 규모 PF ABCP가 부도 처리됐다. 그러면서 채권 시장이 얼어붙기 시작했다. 이 영향으로 자금시장은 동결됐고 지난해 10월부터 PF ABCP를 차환하는 과정에서 기존 3개월 안팎이었던 만기가 1~2개월로 줄어들었다.

부동산 PF ABCP 만기 물량이 연초에 몰린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주택가격 하락, 미분양 증가 악재가 겹치며 부동산 시장 상환, 차환 우려가 확대될 수 있다.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지난해 11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수는 5만8027호로 전달 대비 22.9%(1만810호) 증가했다. 업계 역시 인천, 대구, 부산 등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미분양 리스크가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문제는 부동산 시장 불안이 금융시장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PF ABCP는 부동산 개발사업 관련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증권사나 건설사가 신용보강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보니, 개별 사업장 장기 미분양이나 사업 지연이 자연스레 금융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올해 부동산 PF 안정화 방안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을 5조원 확대했다. 미분양 PF 보증 5조원 신설 정책도 이달부터 조기 시행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1∼3개월로 짧은 PF ABCP의 만기가 구조적인 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이들을 만기가 긴 대출로 전환할 수 있도록 HUG와 주택금융공사가 사업자보증 지원에 나설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밖에도 부실 위험이 높은 부동산 PF 사업자 현황 모니터링과 소통 강화로 시장 안정 대응 방안을 적극 모색하겠다는 방침이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