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라면 신제품 73개... '삼양' 단명 1위, 팔도는 100% 생존
상태바
3년간 라면 신제품 73개... '삼양' 단명 1위, 팔도는 100% 생존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2.10.22 0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 주요 라면 4사의 신제품 현황과 전략 분석
신제품 73개 중 63개 살아 남아... 생존율 86%
'매운맛' '저칼로리'... 올해 라면시장 트렌드
농심, '건면' 중심으로 신제품 가장 많이 출시
오뚜기 '짜장 라면', 팔도 '매운맛 라면' 주력
삼양식품, 총 20개 신제품 중 30% 생산 중단
업계 "소비자 니즈에 부응하는 신제품 개발 집중"
국내 주요 라면회사의 최근 3년간 신제품 출시 현황. 자료=각 사
국내 주요 라면회사의 최근 3년간 신제품 출시 현황. 자료=각 사

코로나 이후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국내 라면 시장도 덩달아 커졌다. 늘어나는 라면 수요에 기업들은 주력상품의 맛과 품질을 높이고,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하지만 신제품 중에서도 모두 살아남지는 못했다. 소비자로부터 외면받은 라면은 짧은 생(?)을 마감했다. 

라면업계는 끊임없이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최근 3년간 라면 4사(농심·오뚜기·삼양식품·팔도)가 내놓은 라면 신제품은 모두 73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20개가 넘는 새로운 제품이 나왔다. 

주요 라면 회사마다 새 제품을 출시하는 시기와 판매 전략도 다르게 나타났다. 연초부터 더워지기 전까지 신제품을 쏟아내는 곳이 있는 반면, 날씨가 더워질 때를 맞춰 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기업도 있었다. 제품 종류와 관련해서도 짜장라면을 주력으로 출시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매운맛 라면을 메인으로 하는 곳도 있었다.

21일 라면 4사가 내놓은 최근 3년간 신제품을 분석한 결과, 총 73개 제품이 출시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63개(86%)는 살아남았고, 10개는 생산이 중단됐다. 중단된 제품은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채 사라지거나, 반응은 좋았음에도 판매 전략을 이유로 단종된 경우다.

라면 4사의 신제품 출시 시기와 전략이 각각 달랐다. 최근 3년간 신제품을 가장 많이 내놓은 곳은 농심(24개)이었다. 뒤이어 삼양식품(20개), 오뚜기(15개), 팔도(13개) 순이었다. 농심은 올해도 가장 많은 10개의 신제품을 내놨다. 2021년에는 삼양식품(20개)이, 2020년에는 오뚜기(16개)가 가장 많은 신제품을 출시했다.

라면업계 1위인 농심은 2020년에는 주로 상반기에 신제품을 출시했으나, 2021년부터는 날이 더워지는 7월부터 많은 제품을 내놨다. 올해도 신제품 10개 중 6개는 7~8월에 나왔다. 특히 이 기간 농심은 낮은 칼로리가 특징인 건면 제품을 다양하게 선보였다. '누들핏'과 '라면왕김통깨', '후루룩 쌀국수 미역국' 등 내놓으며 건면 시장 확대에 나섰다. 이는 최근 MZ세대 사이에 번지고 있는 '헬시플레저' 트렌드에 발맞춰 건면을 선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건면은 튀기지 않고 바람에 말리기 때문에 유탕면에 비해 표면이 매끄럽고 면의 밀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1970년대부터 건면 기술력을 쌓아온 농심은 1997년 '멸치칼국수'를 선보이며 건면 시장을 열었다. 농심은 2000년대 들어 웰빙 트렌드 확산으로 건면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2007년 건면 전용 생산 시설인 부산 녹산공장을 본격 가동했다. 이후 건면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지난해 농심이 내놓은 신제품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라면 유형은 유탕면(75%)이었으나, 올해는 유탕면보다 건면(70%) 비중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요 라면회사의 최근 3년간 신제품 출시 및 단종 현황. 자료=각 사
국내 주요 라면회사의 최근 3년간 신제품 출시 및 단종 현황. 자료=각 사

농심 다음으로 신제품을 가장 많이 출시한 곳은 삼양식품이다. 삼양식품이 2020년부터 지금까지 낸 라면은 총 20개로 업계 2위인 오뚜기(16개)보다 많다. 삼양식품은 최근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 니즈와 시장 트렌드를 반영하기 위해 매년 5~10개의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비빔면 시장 확대에 발맞춰 매년 여름 불닭비빔면, 삼양비빔면, 비빔밀면 등 새로운 콘셉트의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인기 외식 메뉴를 라면에 접목시킨 흑삼계탕면, 코다리볶음면 등을 내놓았다.

오뚜기는 올해 '짜슐랭', '콕콕콕 마요짜장볶이', '컵누들짜장' 등을 내놓으며 짜장라면에 주력했다. 팔도는 틈새라면 고유의 매운맛을 변형시킨 라면을 집중적으로 내놨다. 올해 나온 '틈새비빔면', '틈새짜장면', '틈새카레' 등이 대표적이다. 팔도는 업계에서 가장 적은 12개의 신제품을 내놨지만 생존율은 100%로 가장 높았다.

농심도 신제품 생존율이 92%에 달했다. 총 24개 신제품 중 2개만 단종됐다. 2020년 나온 칼빔면과 2021년 나온 짬뽕건면이다. 농심 다음으로는 오뚜기가 생존율(88%)이 높았다. 삼양식품은 농심 다음으로 가장 많은 신제품을 내놨지만, 생존율은 70% 수준이었다. 이는 삼양식품이 타사 대비 색다른 맛의 다양한 라면을 많이 선보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팔도가 내놓은 극한의 매운맛 '틈새라면 극한체험'(왼쪽)과 농심이 선보인 '샐러드 누들'(오른쪽). 사진=팔도, 농심
팔도가 내놓은 극한의 매운맛 '틈새라면 극한체험'(왼쪽)과 농심이 선보인 '샐러드 누들'(오른쪽). 사진=팔도, 농심

 

올해 라면시장 트렌드는 '매운맛'과 '저칼로리'

올해는 매운맛 라면과 저칼로리 라면의 인기가 높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매운맛을 즐기는 소비자는 물론, 매운맛을 경험하고 기록하는 온라인 챌린지가 유행하면서 '더 매운' 라면에 대한 수요가 지속됐다. 열라면과 불닭볶음면의 꾸준한 인기와 더불어 틈새라면극한체험, 킹뚜껑 등 극한의 매운맛을 내세운 제품도 등장했다. 실제로 팔도가 지난 1월 30만개 한정으로 선보인 틈새라면 극한체험은 약 한 달 만에 전량 완판됐다. 이후 추가로 생산한 30만개도 조기 소진됐다. 이에 팔도는 올해 4월 '틈새라면 극한체험'을 정식 출시했다.

컵라면에 저칼로리를 적용한 제품들도 인기다. 오뚜기에 따르면 칼로리가 낮은 컵누들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늘었다. 2020년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해 2년 연속 고속 성장세를 보였다. 농심도 올해 '샐러드 누들'과 '누들핏' 등 열량이 낮은 제품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2020년 국내 면류 시장은 전년대비 9.4% 성장한 2조7,921억원 규모로 나타났다. 2021년에는 코로나 영향이 줄어들면서 예전 수준인 2조5,905억원으로 감소했다. 앞으로는 컵라면, 저칼로리 제품 확대에 힘입어 연평균 0.9%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라면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니즈에 부응하는 신제품 개발, 기존 제품의 지속적인 리뉴얼과 더불어 제품 홍보를 위한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내수 시장 라면 판매 확대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