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반등 준비하는 NH투자증권... "플랫폼 플레이어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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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반등 준비하는 NH투자증권... "플랫폼 플레이어 될 것"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2.08.26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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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주 소폭 반등... "바닥 찍고 회복세"
디지털 종합자산관리·상품다각화 전략
정영채 사장 2018년 취임일성도 '플랫폼'
전문가들, "NH, 금리 하락기 실적반등 가능성"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사진=NH투자증권 제공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사진=NH투자증권 제공

금리 인상 등 '리스크'와 지난해 기록적 호황에서 비롯된 기저효과까지 겹치면서 저점을 찍었던 증권주들이 반등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NH투자증권이 하반기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하반기에도 전통적 IB부문 강자 위치를 지키는 한편 마이데이터·종합자산관리 등 '플랫폼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이다.

26일 금융권에 의하면 증권주들이 반등 조짐을 보이면서 증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지난 18일까지 한국거래소의 'KRX증권' 지수는 1.81%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동안 KRX증권 지수는 최대 635.37을 기록하기도 했다.

KRX증권지수는 지난 5월 700선이 붕괴된 이후 6월 500대까지 내려가는 등 저점을 찍었다. 실제로 국내 주요 8개 증권사(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신한금융투자·키움증권·하나증권)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총 8,76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7,939억원) 대비 약 51.1% 급감했다.

전문가들은 2분기 증권사들의 어닝쇼크 배경으로 지난해 기록적인 '개미열풍'에 따른 착시효과 외에도 채권 운용손실의 확대를 들었다. 대형 증권사들이 운용해온 채권 규모가 평균 20조원을 넘는데, 지난 6월부터 오르기 시작한 금리로 손실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 역시 올해 들어 기준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평가손실, 투자심리 위축으로 고배를 마셔야 했다. NH투자증권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1,542억원, 당기순이익은 1,19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각각 60.8%, 55.8% 줄어들었다. 

반면 증시 악재 등 일시적 외부효과를 제외하면 나름 선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NH투자증권은 2분기 IB부문에서 1,996억원의 수익을 거둬들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3% 성장했고, 개미열풍이 진정된 지난 1분기와 비교하면 당기순이익 역시 3.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금리인상, 우크라이나發 리스크 등으로 고전하던 증권주들이 소폭 반등하자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들어서 국채 3년물 금리가 3.75%까지 올랐다가 3.0%까지 하락하는 등, 금리가 하락세를 이어가며 운용 환경이 훨씬 나아졌다"면서 "거래대금의 경우 전망하기 쉽지 않으나 역사적 평균을 고려하면 추가 하락의 여지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시장 환경이 악화되며 대형 증권사들의 상반기 이익규모가 급감했다"면서도 "증권사들의 주식은 현재 역사적 저점 구간의 시가총액 회전율을 보이고 있어 추가적인 업황 악화 가능성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반기 키워드, 디지털혁신·종합자산관리

NH투자증권은 하반기 실적 반등을 위해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반기에도 브로커리지 영업환경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정영채 대표이사가 취임 직후부터 강조한 '플랫폼 플레이어'가 하반기 핵심 목표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영채 대표이사의 '플랫폼 플레이어'는 고객의 신뢰를 바탕으로 구글과 아마존의 경우처럼 금융산업의 '파이프 역할'을 지향한다는 의미로, 디지털 혁신을 기반으로 수익다각화를 추구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플랫폼 플레이어 전략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하반기 IB부문 강자로서 위치를 지키는 가운데 디지털 플랫폼 리브랜딩, 통합 자산관리 마이데이터 서비스 출시, 해외 실적 확대 등을 통해 수익 구조 다각화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정영채 대표이사는 지난 5월 말 임원진 전원이 참석한 워크샵 행사에서 자본시장 넘버원 플랫폼 플레이어(Platform Player) 달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워크샵에서 임원들은 △최근 변동성이 커진 금융시장 트렌드 분석 △차별적 포지셔닝 구축방안 △소비자 신뢰 확보를 위한 자문 역량강화 등을 주제로 심도있는 토의가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정영채 대표이사 역시 금융투자회사로서 핵심역량 강화, 소비자 중심 사고를 해줄 것을 임원진에게 적극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NH투자증권은 2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세인트폴 대성당에서 런던 현지법인 출범식을 진행했다. 정영채(오른쪽 두 번째) 대표이사와 귀빈들이 런던법인 출범 커팅식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휴드 뤼지냥 영국 국제통상부 시니어 매니저, 김건 주영 한국대사, 이용성 NH투자증권 런던법인장, 정영채 사장, 빈센트 토마스 키비니 런던 금융특구 시장. 사진=NH투자증권 제공
NH투자증권은 지난 4월 2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세인트폴 대성당에서 런던 현지법인 출범식을 진행했다. 정영채(오른쪽 두 번째) 대표이사와 귀빈들이 런던법인 출범 커팅식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휴드 뤼지냥 영국 국제통상부 시니어 매니저, 김건 주영 한국대사, 이용성 NH투자증권 런던법인장, 정영채 사장, 빈센트 토마스 키비니 런던 금융특구 시장. 사진=NH투자증권 제공

NH투자증권의 플랫폼 강화를 통한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은 정영채 대표이사 취임일성이기도 했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한 발 앞서 수익다각화를 주문해온 정 대표이사의 안목이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2018년 3월 초 정영채 대표이사는 취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기관투자자 중심이였던 IB(투자은행) 사업부의 딜 물건도 구조화를 통해 개인 고객과 연계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면서 "글로벌 리서치, 글로벌 자산배분전략 및 포트폴리오 솔루션, 리스크 헷지 솔루션 등 서비스를 통해 고객에게 알맞는 해외투자, 대체투자 상품 등을 공급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한편 증권가 관계자들은 NH투자증권의 하반기 성적이 나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NH투자증권은 분기말 금리 급등으로 채권운용손실이 확대되면서 매매거래와 상품손익이 급감했지만 IB와 해외 자회사 수익으로 실적을 방어했다"고 진단하면서 "본격적인 시장금리 하락이 나타나는 하반기 실적 반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내다봤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NH투자증권은 부동산을 포함한 채무보증 잔고가 3조원 미만으로 6월말 자기자본 6조8,000억원 대비 채무보증 잔고 비중이 44%로 양호하다"면서 "미매각 물량이 7,000억원 가량 존재하나 대다수가 하반기 정상적으로 처리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증시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대내외적 요인들을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디지털 혁신과 마이데이터를 통한 종합자산관리, 해외법인 지원, 상품 다각화 등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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