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간 싸움에 끙끙 앓더니... 신세계, '부천점' 결국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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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간 싸움에 끙끙 앓더니... 신세계, '부천점' 결국 접었다
  • 김새미, 임현호 기자
  • 승인 2017.09.03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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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부천시 갈등·상인 반발에, 건립 추진 2년 만에 '백기'
신세계 "지자체 간 갈등해소가 먼저... 현 시점서 진행 못해"
부천시 "신세계에 이행보증금 115억 청구 등 법적대응"
 

경기도 부천시가 추진해온 영상문화산업단지 내 신세계백화점 건립 계획이 2년여 만에 최종 무산됐다. 지역상권 붕괴의 위기감을 느낀 인천시가 부천시와 갈등을 일으키자, 이에 부담을 느낀 신세계가 '토지매매계약'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천시는 신세계를 영상문화산업단지 민산사업시행자 지위를 박탈한다고 31일 밝혔다.

김만수 부천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신세계는 백화점 건립을 위한 토지매매계약 체결 기한인 전날(30일)까지도 계약을 맺지 않았다"며 "사업 협약 불이행에 따른 협약이행보증금 115억원과 기회비용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천시는 지난 2015년 영상문화산업단지내 복합쇼핑몰 조성을 위해 신세계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주변 전통시장 상인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지난해 신세계는 부천시와 대형마트·복합쇼핑몰을 제외하고 사업규모도 7만6000㎡에서 3만7000㎡로 절반 이상 줄이는 등 사업계획을 수정했으나 반대 여론은 계속됐다.

신세계백화점 건립 논란은 부천시와 인천시의 갈등으로 불거졌다. 부천시와 가까운 인천지역 상권이 붕괴된다며 인천시가 백화점 추진을 극구 반대하고 나선 것. 그러던 차에 신세계가 최근 인천시로부터 청라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개발을 허가받으면서, 인천시 반대를 무릅쓰고 부천 영상문화산업단지 개발을 강행하기 어려운 처지가 됐다.

최근 부천시는 영상문화산업단지 백화점 부지 매매 계약이 수차례 연기되자 신세계에 이달 30일까지 계약을 맺자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결국 신세계는 지난달 30일 "인천지역 중소상인단체 및 인근 지자체 등 이해당사자 간의 이견과 갈등이 해소되지 않고 반대가 계속되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는 매매계약 체결을 이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부천시에 알렸다.

부천시는 신세계의 민간사업시행자 지위 해제를 위해 사업 협약 해지를 밟게 된다. 다만 영상복합단지 개발을 위한 1단계 사업인 기업혁신 클러스터와 웹툰융합센터 사업은 계획대로 2020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할 방침이다.

신세계에 매각하지 못한 부지 등 잔여 부지에 대해서는 새로 민간사업자를 선정하거나 향후 출범 예정인 부천도시공사가 직접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부천시 관계자는 "올해 안에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사업성을 검토해 개발안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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