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권 출범을 앞두고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가 7주 연속 회복세를 기록했다. 매매수급지수도 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2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1.4로 올해 1월 10일(92.0) 이후 석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매매수급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뜻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 2월 말 86.8까지 하락했으나 지난달 7일 87.0으로 오른 이후 7주 연속 상승세다. 한국부동산원은 새 정부의 규제 완화 기대감에 거래가 3월부터 늘기 시작하면서 지수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권역별로 보면 지난주 96.5까지 올랐던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은 이번 주 96.1로 소폭 하락했으나 여전히 5대 권역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목동과 여의도동 등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규제 완화 기대감이 확대된 서남권(양천·강서·구로·영등포·동작·관악구)은 지난주 91.0에서 이번 주 91.5로 상승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개발 기대감이 커진 용산·종로구 등 도심권도 89.1에서 91.3으로 올라섰다. 성동·광진·노원·도봉·강북구 등이 포함된 동북권은 88.4에서 88.7로, 은평·마포·서대문구의 서북권은 89.0에서 89.1로 지수가 소폭 상승했다.

지방 시장도 꿈틀거리고 있다. 경기도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2.5로 지난주 92.3보다 상승했다. 특히 재건축 기대 지역인 분당·일산신도시 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였다. 타 지방도 96.0에서 96.2로 올랐다. 이에 따라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94.4)는 지난주(94.2)보다 개선됐다.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도 93.5로 대선 이후 7주 연속 상승했다. 서북권이 95.0로 가장 높았고 동북권(93.7)이 뒤를 이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서울 집값이 2.1% 정도 오를 것으로 관측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한국부동산학회와 함께 전문가 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정부 주택 정책 조사에 따르면, 올해 서울 주택 매매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답변한 전문가는 61.8%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이 예상한 평균 상승치는 2.1%로 나타났다. 하락할 것이라고 응답한 전문가는 34.6%였다.

전문가의 58.2%는 집값이 안정화되는 시기를 2년 뒤로 예상했다. 새 정부의 부동산 관련 정책이 자리를 잡기까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차기 정부가 주택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가장 시급하게 실시해야 하는 정책으로는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가 25.7%, 다주택자 양도세 한시적 완화가 20.8%로 높게 나타났다. 주택 보유세 인하(10.9%), 임대사업자 제도 정비(9.9%), 부동산 담보대출 확대(5.9%) 등이 뒤를 따랐다. 중장기적인 과세 방향에 대해선 과반 이상(54.5)이 보유세 강화와 양도세 완화를 꼽았다. 

문재인 정부 5년간 시행된 주택 정책에 대해선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미흡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 이유로 주택임대차보호법(24.2%), 재건축·재개발 규제 강화(21.1%), 다주택자 양도세 강화(18.9%), 부동산 대출 규제(10.5%), 주택 보유세 인상(9.5%) 등을 들었다. 같은 기간 주택 가격이 크게 뛴 원인으로는 시장을 반영하지 못한 정책(49.1%),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 자금(29.1%), 주거 선호 지역 공급 부족(14.5%)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