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2분기 '희비교차'... 라면·빙과·과자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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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2분기 '희비교차'... 라면·빙과·과자 부진
  • 김보라 기자
  • 승인 2021.08.25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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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과·라면, 곡물가 상승에 악재 이어져
급식식자재 유통 회복, 신규사업 호조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 성장 주목 '자리매김'
주요 원재료 단가 상승으로 제과업계 실적이 감소했다. 사진= 김보라기자.
주요 원재료 단가 상승으로 제과업계 실적이 감소했다. 사진= 김보라기자.

올해 2분기 식음료 업계 실적이 양극화를 보였다. 제과업계와 라면업계는 국제 곡물 가격 급증으로 영업이익 하락세를 면치 못한 반면 식자재 기업은 전년동기 대비 최대 7배 높은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과업계의 실적이 대부분 감소했다. 이는 성수기인 5~6월 비가 많이 내려 빙과류 실적이 상대적으로 저조했기 때문이다. 또한 쇼트닝·팜오일·밀가루 등 주요 원재료 단가 상승도 악재로 작용했다.

롯데제과는 매출액 5091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상승했지만, 영업이익 248억원으로 2.5% 떨어졌다. 빙그레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3% 증가한 3,247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1.7% 줄어든 183억원을 나타냈다. 해태아이스크림 지난해 적자가 반영됐으며 5~6월 이른 장마가 주요 제품인 빙과류 매출에 타격을 입혔다.

오리온은 특히 외국 법인 실적 저조로 큰 타격을 입었다. 오리온의 2분기 매출액 5,017억원, 영업이익 551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6%, 36.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중국법인 실적 부진이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 현지에서 위안화 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15% 감소했으며, 제품별 판매도 지난해 역기저 현상으로 인해 스낵 -28%, 비스킷 -13%, 파이 -7% 등으로 집계됐다.

라면 업계 대표 3사의 실적도 일제히 감소했다. 2분기 실적이 부진했던 이유는 지난해 '라면 특수'로 인한 일시적 상승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 외식 소비 심리가 서서히 회복하고 집밥 수요가 줄어들면서 지난해와 같은 판매 호조가 이어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사진=농심. 중국 상해 대형마트에 신라면이 진열돼 있다.
사진=농심. 

농심 2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감소한 6,47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58.3% 줄어든 173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양식품 역시 매출이 전년 대비 15.2% 줄어 1,476억원을 보였다. 영업이익은 51.7% 떨어진 142억원이다.

오뚜기는 농심, 삼양과 달리 매출이 증가했다. 2분기 매출액은 4.34% 증가한 6687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31.6% 감소한 362억원을 보였다. 오뚜기는 지난해 실적 호조세에 따른 기저효과와 국제 팜유 및 밀가루 가격 부담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식자재 업계는 급식, 신규수주 확대와 신규 사업장 실적 호조로 회복세를 보였다. CJ프레시웨이, 신세계푸드, 현대그린푸드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크게 성장했다.

CJ프레시웨이는 매출액 5,757억원, 영업이익 19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크게 올랐고 영업이익률은 3.3%로 최근 5년간 최대치를 달성했다. 이는 식자재 유통 부문 매출이 12.3% 줄었지만, 키즈 경로 55.7%, 급식·외식 경로 매출이 21.5% 늘어난 결과다.

사진= CJ프레시웨이
사진= CJ프레시웨이

신세계푸드는 매출 3,324억원, 영업이익 8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8.2% 늘었다. 단체급식 사업수 식수가 회복됐고, 노브랜드 버거 안정 출점에 따른 매출 증가가 호재로 꼽혔다.

현대그린푸드는 2분기 매출 8,596억원, 영업이익 25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4% 증가했다.

반면 '기저효과'가 통하지 않는 곳도 있다. CJ제일제당은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고부가가치 핵심 사업으로 떠오른 바이오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한 결과다.

CJ제일제당은 올해 2분기 매출액(연결기준)이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한 6조3,092억원, 영업이익은 22% 늘어난 4,696억원을 달성했다. 자회사 CJ대한통운 실적을 제외하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8.5% 성장한 3조7,558억원, 영업이익은 26% 늘어난 3799억원이다.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바이오사업이 2분기 실적을 이끌었다. 바이오사업부문 매출액은 전년 대비 23.5% 늘어난 9,176억원을 달성했고 영업이익은 74.8% 증가한 1,93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20%를 넘어서며 고부가가치 바이오사업이 미래 먹거리로 자리매김했다.

ⓒCJ제일제당. 'BYO(바이오)' 모델로 배우 지진희 발탁
'BYO(바이오)' 모델로 배우 지진희. 사진= CJ제일제당.

대상도 홈술·집밥 트렌드에 발맞춘 브랜드 육성에 나서며 매출 상승효과를 봤다. 대상의 올해 2분기 매출액(연결기준)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증가한 8,319억3,009만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4% 줄어든 455억2,751만원, 당기순이익 역시 13.6% 감소한 302억8,889만원으로 집계됐다. 가정간편식(HMR) '호밍스'와 '야식이야' 브랜드를 내놓으면서 마케팅 비용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동원F&B는 매출액 8,100억원, 영업이익 20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동기대비 7.0%, 26.5% 증가했다. 코로나로 타격을 받았던 자회사 홈푸드의 B2B 실적이 정상화로 진입했고, 일반식품 부문에서도 냉동, 냉장식품, 유제품 수익성이 개선되는 등 호조를 보였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특수 실적 거품이 빠지면서 업계 성적이 제자리를 찾고 있다"라며 "동시에 온라인 채널과 수출 판로를 확대하며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은 업체는 코로나 이후에도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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