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과일’ 포도·체리·망고 뜨고, 오렌지·키위·파인애플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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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과일’ 포도·체리·망고 뜨고, 오렌지·키위·파인애플 진다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7.07.05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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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 체리, 망고의 인기는 증가하고 있는 반면, 오렌지, 키위, 파인애플의 인기는 식고 있다. 사진은 서울 금천구 전통시장에서 국산 과일과 수입 과일을 모두 판매하고 있는 한 상인의 모습. 사진=시장경제신문

한국인이 즐겨 찾는 수입과일 중 포도, 체리, 망고의 인기는 증가하고 있고, 오렌지, 키위, 파인애플의 인기는 식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과일 수입구조 변화와 시사점’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포도, 체리, 망고의 수입액 비중은 각 13%, 11,2%, 4.1%로, 2005년 대비 6.8%, 8.9%, 3.5% 상승했다.

연구원은 “한국인이 포도와 체리, 망고를 즐겨먹는 식습관이 자리를 잡은 것도 상승 요인이지만 FTA 이행에 따른 관세 인하도 수입 비중을 높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칠레산 포도의 관세율은 2014년까지 45%였지만 FTA에 이후 철폐됐다. 미국산 체리 역시 2012년까지 24%의 관세율을 적용하다가 철폐했다.

반대로 동 기간 대비 오렌지, 키위, 파인애플의 수입액 비중은 각각 11.6%, 8.4%, 2.7% 하락했다.

시장 상인들도 체리, 망고 등의 열대과일 인기를 체감하고 있다.

서울 남대문에서 과일을 판매하는 상인 김종효(41) 씨는 “비싸게 팔리던 체리나 망고가 시장과 홈쇼핑에서 싸게 판매되다보니 소비자들이 더 많이 찾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오렌지, 키위, 파인애플에 대해서는 “가격은 많이 저렴해서 찾는 분들도 많지만 집안에서 후식으로 먹기가 쉽지 않아 개인 손님보다는 업체에서 주로 구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가공과일에 대한 시장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가공 수입과일 중 주스류의 수입액이 높았다면 지금은 냉동과일의 비중이 상승하는 추세다.

한국의 창업 시장에서 ‘생과일 주스’에 대한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관련 상품의 수입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구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가공 수입과일 10대 품목 중 주스류의 수입액 비중은 17.4%로 2005년(36.3%) 대비 무려 19% 가량 하락했다. 특히, 한국인 가장 즐겨 찾는 오렌지주스와 포도주스 수입액은 각각 23.4%와 11.3% 하락했다.

냉동 과일인 ‘과실·견과류’ 항목은 9% 상승(2005년 6.5%→2016년 14.8%)해 지난해 가장 많이 수입한 상품이었다.

생과일 주스 전문기업인 쥬씨 관계자는 “(주스 사업) 사계절 내내 동일한 맛과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딸기, 망고 등 일부 주스의 경우 엄선한 냉동과일을 사용해 일 년 내내 균일한 맛과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열대과일이 한국의 과일 시장을 점령하고 있다며 국산 과일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지성태, 유주영 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은 현재 온대과일 소비에 가장 큰 비용을 지불하면서 열대과일의 소비량이 더 많은 ‘신선 수입 과일 소비구조’를 보이고 있고, 국내 과일 시장은 해가 지날수록 작아지고 있다.

현재 수입과일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약 28%(국내 생산량: 270만톤, 수입량: 106만톤)로 추정된다. 여기에 수입 가공과일(주스, 건조 등), 냉동과일까지 적용하면 수입과일의 점유율은 훨씬 높아진다.

따라서 양 연구원은 “과일 소비 트렌드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품종을 개발하고, 국산 과일을 원료로 하는 식품 개발 등의 소비 촉진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신규 과수농가 진입 시 수입과일 도입 시기와 물량, 경합관계, FTA 이행에 따른 관세율 인하 여부 등의 정보도 사전에 파악해 국사 과수농가에서 수입으로 인한 피해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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