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R&D 투자 인색' 지적에... "설비투자비에 포함,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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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R&D 투자 인색' 지적에... "설비투자비에 포함, 오해"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1.07.2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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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새 '매출 대비 R&D 비중'... '소수점 이하'
1분기 영업익 6238억 불구, 연구개발 투자 인색
올해 배터리·폐 PET 설비 투자에만 2800억 투자
"청정 수소 60만톤 생산... 4조4천억 투자"
업계 " R&D 투자 부족... 신사업도 늦은감"
회사 측 "설비투자에 연구개발비 반영... 오해 소지 있어"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 사진=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 사진=롯데케미칼

최근 대규모 수소 신사업 투자 계획을 밝힌 롯데케미칼이 연구개발(R&D) 투자에는 다소 소극적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사업보고서 분석 결과 나타났다.

회사 측은 "시설투자 항목에 연구개발비용이 상당 부분 포함돼 있고, 사업보고서상 여러 항목에 연구개발비용이 분산 반영돼 있어 그렇게 보이는 것"이라며 "연구개발 투자를 소홀히 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포트폴리오가 유사한 동종 업체와 비교했을 때도, 최근 5개년 간 매출 대비 R&D 투자비용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시설 유지·보수에 투자가 집중되는 장치산업 특성을 고려한다고 해도 미래 먹거리 확보와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R&D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케미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회사의 매출액(12조2346억원) 대비 R&D 비용은 0.65%에 불과했다. 롯데케미칼의 매출액 대비 R&D 비용은 2019년 845억원(0.56%), 2018년 923억원(0.56%), 2017년 917억원(0.58%), 2016년 636억원(0.48%)으로 최근 5년간 '소수점 이하대'를 횡보했다.

이는 기업평가 사이트 CEO스코어가 발표한 2019년 대기업 평균 R&D 비중(3.13%)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다. 수년째 매출액 대비 R&D 비용이 적다는 시장의 지적을 받아왔음에도 불구하고 개선점이 뚜렷하지 않다. 

국내 주요 화학사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 비용 현황
국내 주요 화학사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비용 현황

 

배터리 소재, 수소 사업 투자 확대 
포트폴리오 재편 움직임...
5년째 'R&D 투자 1% 미만', 재고해야

롯데케미칼의 낮은 R&D 비중은 '장치산업'이라는 업계 특성과도 관련이 있다. 석유화학업계는 해마다 설비투자와 공정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쓰고 있다. 롯데케미칼도 예외가 아니다. 회사는 충남 대산공장 설비 보수와 증설, 공정 개선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회사는 R&D 비중이 낮은 대신 고도화 시설이나 M&A 등을 통한 '고부가가치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회사는 올 들어 전기차 배터리 전해액 유기용매 생산시설 구축에 2100억원, 울산공장 내 '폐 PET' 화학적 재활용 시설 구축에 770억원을 각각 투자하기로 했다. 특히 2030년까지 4조4000억원을 투입해 청정 수소 생산 규모를 60만t으로 늘리겠다는 '친환경 수소 성장 로드맵'도 발표했다.

이 같은 업계 특성과 회사의 전략을 감안하더라도 R&D 비중이 수 년째 '매출 대비 1% 미만'이라는 사실은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회사는 최근 기초소재·범용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이차전지 핵심 소재 ▲수소 생산 ▲리사이클링 등 '그린·친환경' 중심으로 재편하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회사가 사업구조 개편에 의지를 드러낸 이때야말로 R&D 비용을 늘려야 한다는 쓴소리가 적지 않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공정 개발과 시설투자 금액이 연구개발비에 더해져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며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타사와의 인수합병(M&A), 협력관계 구축 등을 통해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범용제품 비중이 큰 롯데케미칼이 최근 친환경 신사업으로 전략을 선회한 모습이긴 하지만 늦은 감이 있다"며 "고부가가치 소재를 만드는데 통상적으로 짧게는 2~3년 길게는 10년 정도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직접 연구개발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 투자라고 하면 설비 투자를 우선적으로 생각했으나, 고부가가치 화학 소재로 다변화하고 있는 업계 추세를 보면 기업 성장의 원천은 연구개발"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단기적 성과에 치중한 경영보다는 장기적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연구개발에 투자를 더 늘려야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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