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녹색채권 4천억 조성, '탈황설비 투자' 검증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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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 녹색채권 4천억 조성, '탈황설비 투자' 검증 완료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1.07.19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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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로이트안진, 자금 집행 내역 심사 '부합' 의견
저유황유 생산 '탈황설비' 등에 자금 전액 배분
대기오염물질 이산화황 배출 저감 효과
'그린워싱' 방지 목적, 검증 과정 등 투명 공개
사진=시장경제DB
사진=시장경제DB

현대오일뱅크가 녹색채권 발행으로 조성한 4000억원의 용처와 항목별 배분 금액 등 구체적 집행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했다. 자금 집행 내역을 심사한 회계법인 딜로이트안진은 위 금액이 당초 목적대로 탈황설비 투자에 사용된 사실을 확인했다. 회사의 녹색채권 집행 내역 공개와 사후검증절차 이행은 ‘그린워싱’(녹색채권 조달 자금을 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하는 행위) 등을 사전에 방지하는 데 목적이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발행한 녹색 채권 4000억원에 대한 사후보고 외부검증을 지난 4월 완료했다. 사후보고 외부검증은 녹색 채권 발행 후 자금사용 내역과 환경 개선 효과 등을 담은 투자자 안내문을 작성하고, 해당 내용이 외부 가이드라인과 발행자의 관리체계에 부합하는지 외부전문기관이 검토하는 것이다.

사후보고 검증기관인 딜로이트안진이 맡았다. 안진은 관련 담당자와의 인터뷰와 자료 검토를 진행하고, 현대오일뱅크가 제시한 자금의 용도·자금관리·사후보고·외부검토 방안이 녹색채권원칙에 “부합”한다는 최종 의견을 냈다.

녹색 채권은 ESG 채권의 하나로, 탄소 감축이나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 자금 등 녹색 산업 관련 용도로만 쓸 수 있다. 현대오일뱅크도 녹색 채권 사후보고를 통해 ▲탈황설비 용량증대 ▲탈황중질유(T-DAO) 투입 설비투자에 전액 배분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현대오일뱅크는 설계 501억원, 자재 2134억원, 시공 2039억원으로 총 4674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현대오일뱅크가 탈황설비에 주목한 이유는 ‘저유황유’ 때문이다. 탈황설비를 설치하면 기존 고유황유를 그대로 쓰면서 연소과정에서 황 성분을 걸러내 '저유황유'를 생산할 수 있다. 2020년부터 국제해사기구(IMO) 규제로 황 함유량 상한선이 3.5%에서 0.5%로 강화됨에 따라 현대오일뱅크는 저유황유 생산을 늘리고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것이다. 이를 통해 대기오염물질인 이산화황(SO₂) 배출 저감 효과도 얻을 수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또한 기존 경질유 생산 원료인 탈황중질유(T-DAO)를 석유화학 공정에 투입하는 공정 설비에 투자해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를 기대하고 있다. 탈황중질유는 나프타 보다 20% 이상 저렴한데다, 현대오일뱅크를 비롯해 세계 3대 정유사만 생산하는 희소가치가 높은 원료이다. 현대오일뱅크는 롯데케미칼과의 합작사인 현대케미칼 HPC를 통해 탈황중질유 등 부산물 투입 비중을 80%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ESG 채권의 실제 용도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분위기이지만,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채권발행 목적에 맞게 사용되고 있어 모범 사례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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