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판매 고령투자자 노린다... 올바른 투자요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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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판매 고령투자자 노린다... 올바른 투자요령은?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0.10.15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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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이상이 '라임' 투자금액의 절반
불완전판매 분쟁 37%가 60세 이상
전문가들, "투자자 교육과 합리적 투자문화 정착 시급"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금융상품 불완전 판매로 인한 피해가 고령 투자자들에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 예방을 위한 투자자 교육과 올바른 투자문화 정착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의 개인투자자 가운데 고령자의 비중이 절반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라임자산운용의 173개 펀드에 투자한 개인 계좌 수는 4,035개로 이 중 60대 이상 투자자의 계좌 수는 1,857개에 달했다. 

투자금액 기준으로도 60대 이상의 투자금액은 전체 9,943억원의 46.4%인 4612억원으로 집계됐다. 60대가 2538억원(25.5%), 70대는 1,440억원(14.5%), 80대 이상도 634억원(6.4%)을 투자했다.

최근 5년간 불완전판매 관련 분쟁에 가장 많이 휘말리고 있는 연령대도 60세 이상 고령층이었다.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김희곤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연령대별 불완전판매 분쟁 자료'에 따르면 60세 이상이 237건(37.2%)으로 가장 많았고, 55세부터 59세까지가 97건(15.2%)이었다.

김희곤 의원은 60세 이상 고령자의 금융상품 불완전판매 분쟁조정 신청이 부실 사모펀드 사태가 터지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 집계에 따르면 은행 및 증권사의 분쟁조정 신청은 2018년 48건에서 2019년 257건으로 5.4배 가량 증가했다.

김희곤 의원은 이날 "2025년 고령 인구비율이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 진입을 불과 5년여 앞두고 있다"며 "보다 적극적으로 고령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자 스스로 옥석(玉石) 가리는 '눈' 키워야

업계 안팎에선 펀드 판매사들에 대한 감시와 처벌 못지 않게 투자자들 스스로 올바른 투자요령을 습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정부는 이미 2014년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투자자 교육 강화 TF'를 만들었지만 최근 사모펀드 사태를 거치면서 그 실효성에 의문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모펀드 가입 이전에 투자자들 스스로 수익률보다 리스크를 먼저 확인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한다.

최근 부실 사모펀드들은 시중금리가 연 1%이하임에도 연 3~7%의 수익률을 내세워 투자자들을 모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7%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려면 수수료 등을 제하고 12%의 성과를 내야하는데 자체로 고위험 상품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구조화되고 복잡한 펀드 상품은 일단 피하는 게 좋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라임 무역금융펀드가 전액 손실을 본 이유는 펀드 레버리지(3억달러)가 투자 금액(2억달러)보다 많았기 때문이다. 

올해 7월 환매 중단을 선언한 홍콩 젠투파트너스 펀드 역시 투자금의 최대 4배 가량의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구조였다.

전문가들은 특히 공모처럼 판매되는 사모펀드는 의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사모펀드는 원래 49인 이하의 '큰 손' 투자자들이 철저한 자기 책임 하에 투자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최근의 주요 부실 사모펀드 상당수는 공모펀드처럼 팔렸다. 사실상 같은 사모펀드인데 49인 단위로 '세포분열'하는 방식이었다. 

각각 편입자산이 비슷하지만 완전히 같지는 않다는 이유로 ‘시리즈 펀드’ 규제도 피해갔다. 이러한 경우 뒤에 들어온 투자금으로 먼저 들어온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는 폰지사기로 변질되기 쉽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경험이다.

이 외에도 전문가들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과 인터넷 검색으로 운용사의 재무상황과 평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일례로 옵티머스의 경우 간단한 뉴스 검색만으로도 코스닥 해덕파워웨이 무자본 인수합병(M&A)과 연루돼 있음을 알 수 있다.

해덕파워웨이는 무자본 M&A 과정에서 실질 사주와 폭력조직의 불화로 작년 살인사건까지 벌어졌다.

법무법인 한누리의 구현주 변호사는 15일 "판매사가 상품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고 고객에게 이해했다고 체크하게 해 면피하려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구현주 변호사는 "운용방식과 리스크 등 이해가 될때까지 묻고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 사모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안전하면서 고수익이 보장되는 상품은 없다"면서 "수익과 리스크를 동시에 감당하는 것이 투자의 기본자세"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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