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중고차 시장 진출 공식화... 정부 판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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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중고차 시장 진출 공식화... 정부 판단은?
  • 김보라 기자
  • 승인 2020.10.11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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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업계와 갈등 불가피
중소벤처기업부 결정이 관건
대기업 중고차 시장 진출 이어지나
사진=현대차
사진=현대차

현대차가 국내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현대차는 소비자 권익을 증진하기 위해서는 완성차 업계의 중고차 판매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김동욱 현대차 전무는 지난 8일 국회 산업통장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했다. 김 전무는 "소비자는 본인의 차가 얼마나 팔리는지, 또 구매하는 중고차에 대한 궁금증이 있다"며 "중고차 시장에서 제품을 구입한 경험이 있는 사람을 포함해 70∼80%는 거래 관행이나 품질 평가, 가격 산정에 문제가 있다고 한다"고 했다. 덧붙여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완성차가 반드시 사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동안 완성차 업계도 중고차 거래 시장에 진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은 꾸준히 제기됐지만, 현대차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중고차 판매업 진출 의사를 밝힌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김 전무는 "근본적인 문제는 품질 평가, 가격 산정을 보다 공정하고 투명하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며 "현대·기아차가 가진 차에 대한 노하우와 정보를 최대한 공유해서 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이라는 게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중고차 업계와의 상생 방안도 내놨다. 김 전무는 "중고차 판매 사업의 범위에 대해 중기부,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다른 사용자 단체 등과 충분히 협의하면 기존 영세한 중고차 업계와의 상생에 문제 없을 것이다"며 "사업 범위를 벗어나는 차량은 판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결정권을 쥐고 있는 중기부는 일단 현대·기아차에 추가 상생 방안을 제출하라고 한 상태"라고 부연했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이날 국감에서 "오픈 플랫폼을 만들어 중고차를 관리하게 되면 현대·기아차 입장에서도 차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신뢰할 수 있어서 좋고, 중고판매업도 그 동안의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현대·기아차가 중고차 판매업에 진입해서 이익을 낸다고 하면 이 일은 성사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존 중고차 판매업계와의 상생을 조건으로 진출해 이익 없이 '이븐 포인트(even point)'로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를 올리고 경쟁력을 키우는 계기를 만드는 것이 해결책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기존 중고차 업계는 여전히 대기업의 진출에 반대하고 있어 향후 이 같은 방침이 가시화할 경우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중고차 시장은 규모는 크지만 판매자와 소비자간 정보 비대칭성으로 질 낮은 물건이 많이 유통되는 '레몬마켓'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영세업체가 난립하고 있어 현재 업체 수는 6000여개, 종사자만 5만5000여명에 달한다.

곽태훈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장은 국감에서 "현재 케이카가 한 달에 200∼250건을 판매하고 있는데 우리 회원사는 15∼16대 정도에 불과해 굉장히 힘들다"며 "여기에 대기업인 완성차 업체까지 들어오면 우리는 매집을 못 해서 상생을 할 수가 없고 30만명(가족 포함)의 생계가 위협받는다"고 토로했다. 곽 회장은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거듭 요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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