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감동을 LEAD 하라... 주목받는 KB금융 '가치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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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감동을 LEAD 하라... 주목받는 KB금융 '가치경영'
  • 김태영 기자
  • 승인 2020.02.12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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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D' 중장기 전략의 핵심은 고객 중심의 디지털 혁신
신남방·선진시장 투트랙 공략, 글로벌 비즈니스 본격 선점
지난 1월 3일 그룹 경영진 워크샵에서 KB금융그룹 윤종규 회장이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KB금융그룹 제공
지난 1월 3일 그룹 경영진 워크샵에서 KB금융그룹 윤종규 회장이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KB금융그룹 제공

"날씨가 추워진 다음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시들지 않는 것을 안다는 송백후조(松柏後凋)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어렵고 힘든 때가 돼야 진정한 가치를 알아볼 수 있다. 위기가 왔을 때 어떻게 극복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시장을 선도하는 리더가 될 수도 있고, 뒤쳐진 팔로워로 전락할 수도 있다." -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신년사 中

KB금융지주는 올해 '직원들의 지혜와 역량을 모아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지속가능한 KB를 만들자'는 경영전략을 세웠다.

이른바 가치경영을 선언한 것이다. 가치경영은 단순한 외형적 이익과 성장보다는 중장기적 목표에 집중하는 경영 시스템이다. 분야별 핵심 역량을 강화하고 근원적인 고객 중심 사고을 갖는 것이 가치 경영의 대표적 사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국내 경영환경은 녹록치 않다. 저금리·저성장·저물가로 대표되는 3저(低) 현상은 고착화 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속도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국제 경영환경도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전쟁, 홍콩 사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 폐렴) 등 연쇄적으로 시장이 흔들리자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KB금융은 심각한 경제위기 상황에 대응하는 프로세스를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구축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선제적으로 위기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윤종규 회장의 판단에 기인한 것이다. KB금융은 새해 영역별로 상시적 위기대응체계를 공고히 하고 근원적 혁신을 통해 전략적이고 효율적인 경영관리 체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KB금융그룹의 구체적인 새해 경영 전략 방향은 가치경영을 기반으로 하는 'L.E.A.D'로 요약된다.

첫째, 'L'은 그룹의 핵심 경쟁력을 강화(Level up the core)하는 것이다. 은행·증권·보험·카드 등 분야별로 핵심 경쟁력과 효율적인 모델은 다르다. 은행은 대출 포트폴리오 개선과 비용구조 혁신이 중요하다. 반면 카드의 경우 신사업과 글로벌 비즈를 통해 수익기반을 다변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영역별로 가치경영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 이에 윤종규 회장은 "가치경영 체계는 팀워크와 추진력을 통해 이룰 수 있다"며 직원들의 협업을 주문했다. "분야별로 직원들이 소통하고 집단지성을 강화하면서 협업 체계를 공고히 할 때 진정한 시너지가 나올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내재적 가치와 새로운 가치에 집중하는 가치경영 체계가 자리잡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둘째, 'E'는 '사업영역 확장(Expansion)'이다. 선제적 대응을 위해 사업별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신성장 모멘텀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KB금융그룹은 다양한 기업 인수·합병(M&A)를 검토하고 있다. 기존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각 계열사별로 지속적인 M&A를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글로벌 사업은 신남방과 선진시장 투 트랙(two-track) 전략을 통해 글로벌 비즈니스를 더욱 확대한다. 동남아시아 시장은 고성장이 예상되는 반면, 선진국 시장은 투자안정성이 높고 국내 고객의 투자 선호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KB금융은 신남방 지역 디지털 뱅킹, 자동차 금융(Auto Finance), 증권업에 신규 진출했다. 수년에 걸쳐 쌓은 동남아 시장 이해와 경험을 꽃피운 셈이다.

이와 같은 지식을 바탕으로 KB금융은 금융산업 시장 선점이 가능한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등 메콩 3국을 타겟 국가로 지정해 글로벌 사업 확대를 추진한다. 그룹 자원(resource)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소수의 거점화 타겟 국가에 집중하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셋째, 'A'는 '역동적이고 창의적인 KB 구현(Active & Creative KB)'이다. 윤종규 회장은 "관행적인 업무를 축소하고 고객과 공감하는 활동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반복적인 업무는 그룹의 역동성과 창조성은 파괴하고, 그 결과 비효율적인 기업으로 전락한다는 것이다.

반면 가치경영을 중심으로 고객과 공감하는 활동은 사회적 변화와 미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KB금융은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라고 할 수 있는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 등 ESG 체계 확립을 통해 경영 이니셔티브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가치 경영을 실현하고 직원과 고객이 서로 소통하는 환경을 구축할 방침이다.

윤종규 회장은 "고객 중심의 확고한 신념과 사고가 기업 혁신과 지속가능성을 결정 짓는다"고 말했다. 가까이에서 고객을 도와주고 고객의 요구와 불편함을 해결해줄 때 먼저 선택받을 수 금융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D'는 '고객 중심의 디지털 혁신(Digital Innovation-customer centric)'이다. 디지털 혁신은 고객 중심의 사고로부터 비롯된다.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함께 공감하면서 고객이 편리하거나 경제적인 혜택을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

KB금융은 고객의 요구와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채널 간 연계를 강화한다. 매끄러운(Seamless) 서비스를 제공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교한 분석을 통해 초개인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KB금융은 디지털 생태계 구현을 위해 'KB Innovation Hub 센터'를 중심으로 핀테크 업체와 협업을 확대한다. 또한 그룹 통합인증서, 클라우드 등 IT 인프라를 활용한 연결성도 강화한다.

윤종규 회장은 "춥고 매서운 겨울이 오더라도 고객 중심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바탕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디지털 혁신 등 끊임없는 도전과 고객들과의 지속적인 소통만이, 고난을 이겨내고 성장할 수 있는 유일한 솔루션이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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