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하나 못하나... 홀로 뒤쳐진 현대百 '이커머스'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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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하나 못하나... 홀로 뒤쳐진 현대百 '이커머스' 사업
  • 이준영 기자
  • 승인 2019.01.17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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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한화L&C인수·특화매장 확대 등 오프라인만 집중
내부 관계자 "우려 목소리 있지만 면세점·인테리어 사업안정이 우선"
전문가들 "대형마트·물류망 부재가 원인... 당장 사업방식 변화 어려울 것"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가운데)이 지난해 11월 1일 오전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열린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 오픈 기념행사에 참여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이기륭 기자

주요 유통기업들이 이커머스로 활로를 찾는 가운데 백화점 빅3중 한 곳인 현대백화점만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롯데나 신세계처럼 대대적인 투자나 온라인부문 신설이 아닌 한화L&C인수, 특화매장 확대 등으로 오프라인에서 해답을 찾는 모양새다.

◇이제 시작한 '면세점·인테리어 사업' 안정 우선

현대백화점이 이커머스 사업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는 배경에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 중 면세점과 인테리어 등 新사업 안정이 우선이란 것에 무게가 실린다.

먼저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한화L&C를 인수해 ▲리빙·인테리어 ▲유통 ▲패션 3개 부문을 그룹 핵심사업으로 키우겠다고 발표했다. 가구전문 계열사인 현대리바트와 한화L&C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업계를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한샘이 종합인테리어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현대L&C가 자사 백화점의 유통망 지원을 받는다면 곧 선두를 추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11월1일 문을 연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이제 두달여 밖에 지나지 않아 내부적으로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면세점이 오픈해 자리잡는데 최소 2~3년이 시간이 필요하단 것이 업계 중론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오픈당시 기자간담회에서 2019년 6700억 원, 2020년 1조 원 매출이 목표라고 밝힌바 있다. 하지만 오픈효과에도 불구하고 11월~12월 두 달간 639억 원의 매출밖에 못 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주변에서 목표액 달성이 가능하겠냐는 부정적 시각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주변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높지만 내부적으론 잘 하고 있다고 평가한다"며 "계획대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사업에 본격 진출하는 것은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드는 만큼 새로 시작한 사업을 우선 안정시킬 것으로 보인다"며 "적어도 내년까지는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에 집중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오픈행사. 사진= 현대백화점그룹

◇마트도 물류도 없다… 당장 할 수 없는 이커머스 사업

현대백화점이 당장 이커머스 사업에 본격 뛰어드는 것을 주저하는 이유로 대형마트와 물류망 부재가 원인이란 분석이다. 현대백화점은 백화점 빅3중 유일하게 대형마트 사업을 영위하지 않는다. 이는 이커머스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치명적인 약점이다.

이커머스에서 물류와 대형마트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대형마트는 이커머스 사업에서 거점 역할이 가능하다. 특히 주요 광역시 등 대도시 위주로 들어선 백화점보다 중소도시에도 모두 자리잡고 있는 대형마트는 물류거점으로 훌륭한 역할을 해낼 수 있다.

또한 대형마트는 백화점보다 많은 종류의 물품을 취급하기 때문에 큰 창고를 보유하고 있고, 이를 물류창고로 삼아 상품배송 거점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롯데마트는 전국 123개점이 운영되고 있다. 창고형 마켓인 빅마켓까지 포함하면 128개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쇼핑 계열부문이 전국에서 운영하는 물류센터는 17개다. 여기 더해 자체 물류계열사도 보유하고 있어 시너지 극대화를 기대할 수 있다.

신세계는 국내 최대 마트인 이마트를 비롯해 노브랜드, 트레이더스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마트24편의점까지 합치면 전국에 22개의 물류센터를 보유중이다. 물류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커머스에서 전국구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것은 큰 장점이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물류는 기간산업에 해당하는 것으로 단시간에 구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결국 빠른 시간에 하려면 타 물류기업을 인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즉, 현대백화점이 이커머스사업을 당장 진행하려면 전국구 대형마트나 물류기업을 인수해야 가능하다. 현대글로비스가 있지만 그룹에서 독립한 아예 다른 기업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도움을 바랄 수도 없다.

한편 이런 주변 시선을 의식한 듯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온라인 쇼핑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음을 감안해 온·오프라인 사업을 통합적 관점으로 보고, 상호보완할 수 있는 사업방식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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