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칼럼] 고객이 감동하는 시장
상태바
[시경칼럼] 고객이 감동하는 시장
  • 배은희 칼럼
  • 승인 2016.12.09 19: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은희

배은희 / 전 국회의원

“오늘은 00시장 한 번 가볼까?” 요즘 들어 듣기 힘든 말이다. 이러한 현상은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물품을 구매할 수 있는 곳이 다양화 되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정부의 노력에 비해 우리 전통시장이 그만큼 구미가 당기지 않는 곳이 되어 버렸다는 것을 말해준다. 

최근 25년 넘게 용산을 IT제품의 메카로 만들었던 용산전자상가를 보면 알 수 있을 듯하다. 여러 가지 사유로 인건비는커녕 임대료도 제대로 못 내 하나 둘 씩 정리하는 매장이 속출하고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구매의 증가와 프랜차이즈 전자제품 도소매업체의 성장을 원인으로 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낡은 건물과 즐길거리가 없다는 것을 우선으로 꼽는 이도 많다.

어떻게 하면 우리 시장을 살릴 수 있을까?

필자가 의정활동을 하는 동안 끊임없이 고민 해 왔고, 지금도 하고 있는 화두다.

국회의원 시절 지식경제위원회 소속으로 상임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전통시장 활성화 지원을 그 누구보다 강조했었다. 아케이드, 주차장 설치 등 주로 가시적인 하드웨어적인 정책(시설현대화 사업)도 중요하지만, 의식혁신, 고객관리, 판매기법, 상품 진열 등 상인을 대상으로 교육 지원하는 상인대학 운영 등 소프트웨어적 정책(경영현대화 사업)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실제로 지난 해 ‘전통시장 활성화 지원사업’ 성과결과를 보면 시설 또는 경영현대화를 실시한 시장은 전년대비 매출액이 12.5% 상승한 반면, 미실시시장은 24.8% 감소하였고, 시설현대화 사업에 대한 상인만족도는 75.2점에 그쳤지만, 상인대학 사업은 만족도가 85.6점으로 시설현대화 사업보다 10.4점이나 높게 나타났다.

이렇듯 성냥갑처럼 다닥다닥 붙어 있는 무미건조한 시장에 새 옷을 입히고, 수요자들의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하는 말 한마디가 시장을 바꾸고 있다. 이와 더불어 현장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고, 즐길거리가 가득한 시장이 된다면 발길을 돌렸던 고객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용산전자상가의 경우, 얼리어답터(early adopter)들이 가장 먼저 찾아 체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미국의 COMDEX나 독일의 CeBIT 같은 전시회를 개최할 수 있을 정도의 이벤트를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라 하겠다.

고객들이 찾아오는 시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고객이 감동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장 스스로의 노력은 물론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한 유기적인 결합이 필요하다 하겠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