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의료비 청구 간편화', 생보업계 전반으로 확대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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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의료비 청구 간편화', 생보업계 전반으로 확대 조짐
  • 배소라 기자
  • 승인 2018.12.1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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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생명, '뚝딱청구' 앱과 연동해 간편 청구 가능
교보생명, 블록체인 기술로 '자동청구 시스템' 시범 운영
DB생명, 보험관리 앱 '레몬클립·보맵'으로 간편 청구 가능

실손의료비 보험비 청구 간편화가 생명보험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조짐이다. 현재 실손의료보험은 가입자가 의료기관에 진료비를 지불한 후 진료비영수증 등 진료기록 사본과 보험금청구서를 팩스, 우편, 인터넷, 방문 등의 방법으로 보험사에 제출해 보험금을 청구해야 한다.

보험사마다 고객에게 요구하는 증빙서류 종류가 다른데다 일부 중소형 병원에서는 증빙서류 팩스 발송 서비스가 없어 진료 후 병원에 재방문해 보험사가 요구하는 서류를 일일이 발급받아 제출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이처럼 보험금 청구가 번거롭다는 불만이 커지자 생명보험업계는 실손의료보험 보험금 간편·자동화 청구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12일 NH농협생명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레몬헬스케어사의 'M-Care 뚝딱청구' 앱과 연동해 '실손의료비 간편 청구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선 신촌·강남 세브란스병원, 국립암센터 고객을 대상으로 하고, 연말까지 서울성모병원 등 전국 21개 주요 병원으로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보험금 청구에 필요한 진료비 영수증과 진료 세부 내역서 등 병원에 저장된 정보를 전자데이터(EDI) 형태로 보험사에 전송하기 때문에 직접 서류를 발급하지 않아도 된다. 

NH농협생명의 실손보험에 가입한 고객은 진료를 받은 뒤 세브란스병원 앱인 '세브란스병원'에 접속 후 '실손보험청구' 메뉴를 클릭하면 된다. 자동으로 'M-Care 뚝딱청구'앱이 연동돼 간단한 본인인증 절차를 거쳐 진료내역을 선택하면 보험금 청구가 완료된다.

NH농협생명과 방식은 다르지만 교보생명도 올해 4월부터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보험금 자동청구 시스템'을 서울·경기지역 3개 병원(서울 삼육서울병원과 상계 백병원, 수원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다.

보험가입자가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나서 간단한 절차(휴대전화 터치)로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적용 대상은 100만원 이하 보험금 청구 건이다. 이 시스템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이 교보생명에 발주한 것으로 지난해 말 구축됐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서울과 수도권 20개 병원에서 보험금 자동청구시스템을 본격 시행한 후 2020년까지 생명보험협회와 손을 잡고 전국 600개 병원에서 이 시스템을 운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분산원장에 등재된 보험계약을 활용하는 것으로 보험금 지급조건 충족 시 의무기록 사본과 보험금 청구서가 자동으로 생성돼 보험사에 전달되는 개념이다.

보험가입자가 병원 원무과에서 보험금 청구를 요청하면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앱)과 연결되는 문자메시지가 보험가입자에게 발송된다. 앱에서 간단히 본인 확인을 위한 인증과 개인신용정보 처리 동의 과정 등을 거치면 보험금 청구가 완료됐다는 문자메시지가 추가로 보험가입자에게 전달된다.

DB생명도 통합 보험관리 앱 '레몬클립'과 보험 플랫폼 '보맵'을 통해 실손의료보험 보험금을 간편하게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업계에선 교보생명의 보험금 자동청구 시스템 안착 여부에 따라 다른 보험사들도 블록체인을 활용한 자동청구 시스템을 도입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당초 보험업계에서는 보험금 청구가 간편해지면 보험금을 신청하지 않던 사람들이 대거 청구에 나서면서 보험금 지급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며 꺼려했으나, 소비자 불편을 더 이상 묵과해서는 안된다는 게 보험업계의 중론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낙전 수입보다 실손의료비 처리 인건비를 줄이는 게 장기적으로 비용을 절감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보험금 간편·자동 청구 적용 대상을 대형병원 뿐만 아니라 중소형병원까지 넓혀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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