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銀 이어 카뱅도 주담대 3%대로... "정부 개입 오락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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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銀 이어 카뱅도 주담대 3%대로... "정부 개입 오락가락"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3.11.24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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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年 3.86% 이어 카뱅도 연 3%대 돌입
카뱅, 한달여 만에 무려 0.54% 인하
다른 인터넷은행도 금리 인하 분위기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카카오뱅크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3%대로 떨어졌다. 최근 KB국민은행에서 연 3%대 주담대 상품을 출시한지 이틀 만에 인터넷은행도 3%대를 출시한 것이다. 국제금융기관은 한국의 가계부채 비율이 4년째 세계 1위라며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뱅의 혼합형(고정형) 주택담보대출 최저금리는 21일 연 4.02~5.402%에서 22일 연 3.986~5.369%로 떨어졌다. 23일에는 하단이 3.967%까지 떨어졌다. 이는 한 달만에 무려 0.54% 떨어진 수치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은행채 금리가 소폭 떨어지긴 했지만 코픽스 상승세, 기준금리(3.50%)는 동결된 상태여서 주담대 금리 하락할 요소는 특별히 없는 상황이다.

금융권에선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박이 금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은행들이 주담대 금리를 낮춘 시점은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5대 금융지주를 만나고, 은행장들을 만나기로 발표한 시점과 겹친다.

금융권은 금융당국의 오락가락 정책과 과도한 시장개입을 우려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A은행 관계자는 “3개월 전엔 가계부채를 잡겠다면서 금리를 올렸고, 지금은 상생을 하지 않는다면서 금리를 낮추라고 하고 있다”며 “정책의 일관성이 없는 것이 문제지만 정부 개입이 ‘보이지 않는 손’을 넘어 노골적으로 개입하는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카뱅은 지난 8월 금융당국의 압박 때문에 주담대 금리를 올렸다. 금융위원회는 8월 ‘가계부채 현황 점검회의’에서 가계부채 문제가 악화된 원인으로 인뱅의 ‘비대면 주담대’를 지목했다. 이 발언이 있은 후 카뱅은 주담대 최저금리를 올렸다. 8월 3.94%를 시작으로 9월 4.38%, 10월 23일 4.516%까지 변경했다. 10월에는 최저금리가 시중은행을 앞지르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카뱅이 금융당국의 발언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이유는 또 있다. 카뱅이 지난해부터 2600억원대 당기순익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사회공헌금은 순익 대비 1%(27억원)에 불과했다. 타 은행이 6~9%대의 사회공헌금을 지출하는 것과 비교하면 현격하게 낮은 수준이다. 반대로 임직원 연봉은 은행권 최고 수준이다. 임원 7억5000만원, 직원 1억2500만원으로 은행권 1위다. 국민들에게 이자장사로 고혈을 짜내 성과금, 연봉 잔치만 벌였다는 비판을 정면으로 받았다.   

다른 인뱅도 주담대 금리를 줄줄이 인하하고 있다. 케이뱅크의 주담대 금리도 23일 기준 연 4.07~5.69%로 연 3%대 진입을 코 앞에 두고 있다.

문제는 가계부채 증가속도다. 국제금융협회(IIF)가 지난 16일 공개한 세계 빚 통계에 따르면 3분기(6~9월)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0.2%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00%를 웃도는 나라는 조사대상 34개국 중 한국이 유일하다. 한국은 2020년 이후 관련 통계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23년 3분기 가계신용' 자료에 따르면 3분기 가계대출 잔액은 1759조1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 말 대비 11조7000억원(0.7%) 증가한 수치다.

가계대출 증가원인은 ‘주담대’다. 3분기 주담대 잔액은 1049조1000억원이다. 이는 전분기 대비 17조3000억원(1.7%)이나 늘어난 수치다. 주담대를 제외한 기타대출은 이 기간 5조5000억원 줄어든 710조원이다. 다른 대출은 줄었는데, 주담대가 전체 가계대출 총액을 견인한 것이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계대출 잔액 역시 11월 16일 기준 689조5581억원이다. 보름 새 3조5462억원이 증가했다. 이는 대부분 주택담보대출 증가분(3조4175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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