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pick] 포스코퓨처엠 '현금흐름' 둔화... 반전 카드는 '배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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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pick] 포스코퓨처엠 '현금흐름' 둔화... 반전 카드는 '배터리'
  • 최유진 기자
  • 승인 2023.07.1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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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내부 '기초 소재 공급사' 한계 극복
배터리 소재 사업 대대적 투자... 체질 개선
내부거래 비중 4분의 1 이하... 구조적 변화
LG엔솔, 얼티엄셀즈 등 신규 매출처 다수 확보
최근 3개년 先 투자로 현금흐름 지표 부정적
투자 재원 대부분 외부 조달... FCF, 연속 마이너스
"양극재 수주만 93조원... 현금흐름 개선될 것"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올해 초 분기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한 포스코퓨처엠 공시자료 분석 결과 매출총이익율·총자산회전율 등 주요 재무지표가 불안정한 흐름을 나타냈다. 다만 회사가 최근 몇 년 사이 투자를 집중한 배터리 소재 사업이 빠르게 본궤도에 오르면서 수익구조는 조만간 안정을 찾을 것이란 긍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포스코퓨처엠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1352억원, 영업이익 20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0.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0.7% 감소했다. 배터리 소재 사업 비중이 크게 늘면서 매출은 개선됐으나 영업익은 되레 뒷걸음질쳤다. 대규모 선(先) 투자가 이뤄지는 소재 사업 특성상 수익이 안정화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포트폴리오별로 구분하면 '에너지(배터리) 소재 사업' 매출은 7799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68.7%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 대비(3171억원, 47.7%) 2배 이상 증가한 규모이며 비중 역시 21%p 늘었다.

포스코퓨처엠은 2021년부터 체질 개선에 나섰다. 기초 소재 사업 비중을 줄이는 대신 배터리 소재 사업 투자를 대폭 확대한 것. 최근 3년간 연 매출액 대비 '배터리 소재 사업' 비율 추이를 보면 ▲2020년 5332억원, 34.1% ▲2021년 8517억원, 42.8% ▲2022년 1조9382억원, 58.7%  등이다. 

문제는 현금흐름 지표이다. 투자가 대폭 늘었으니 CAPEX(자본적 지출) 항목 수치가 껑충 뛴 건 당연하다. CAPEX는 기업의 유형(고정)자산 투자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이다. 회사의 최근 3개년 CAPEX는 ▲2020년 2426억원 ▲2021년 5519억원 ▲2022년 6591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그러나 투자 자금 대부분을 외부 조달에 의존한 점은 개선이 필요하다. 
 

재무활동현금흐름, 3년간 2조1천억... 투자 재원 대부분 외부 조달 

회사의 최근 3개년간 재무활동현금흐름은 ▲2020년 3020억원 ▲2021년 1조5219억원 ▲2022년 3363억원으로 집계됐다. 재무활동현금흐름은 당해 기업이 한 해 동안 외부에서 조달한 현금 규모를 보여준다.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CAPEX를 공제하고 남은 값을 뜻하는 잉여현금흐름(FCF)이 3개년 연속 마이너스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사실도 회사에겐 부담이다. FCF는 회사가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현금 중 플랜트와 같은 유형자산 투자액(CAPEX), 감가상각 비용, 각종 세금, 운전자본, 금융이자 등을 모두 제외하고 남은 '순수한 의미의 여유자금'을 뜻한다. FCF는 당해 기업의 연구개발, 설비투자, M&A, 배당 등 여력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지표로 '곳간 속 실탄'으로 표현할 수 있다. 

회사의 FCF는 ▲2020년 -2043억원 ▲2021년 -4489억원 ▲2022년 -7201억원 ▲올해 1분기 기준 -6629억원으로, 당분간 회사채 발행 등 외부 자금 조달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사진=포스코퓨처엠
북미 양극재 공장 신설 현장. 사진=포스코퓨처엠.

 

'매출총이익률' 경쟁사 대비 절반... '총자산회전율'도 평균 이하 

회사는 이런 상황에서도 배터리 소재 사업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다. 공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시설 투자는 2건으로 ▲3920억원 규모 EV 배터리용 NCA 양극재 제조설비 신설 ▲6148억원 규모 EV 배터리용 NCMA 양극재 제조설비 증설 등이다. 

기업의 영업활동 수익성을 나타내는 '매출총이익율'과 활동성 지표인 '총자산회전율'이 업계 평균을 밑돌고 있는 점도 불안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회사의 매출총이익율은 ▲2020년 9.22% ▲2021년 11.97% ▲2022년 10.14%로 평균 10% 안팎에서 횡보를 거듭하고 있다. 경쟁사인 LG화학의 같은 기간 매출총이익률은 평균 20% 이상이다. 

총자산회전율 역시 평균을 밑돌고 있다. 포스코퓨처엠 총자산회전율은 ▲2020년 0.82회 ▲2021년 0.66회 ▲2022년 0.77회로 확인됐다. 보통 대기업 기준 총자산회전율은 1회 이상으로 보고 있다.

주요 글로벌 전기차 브랜드가 전략 차종 판매가를 낮추고 있는 사정도, 수익 실현 단계에 접어든 회사에겐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 포드는 올해 5월 전기차 모델 머스탱 마하E 가격 인하를 발표했다. 인하 폭은 3000~4000 달러로 최대 7.8% 내려갔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업계가 가격 안정화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원자재값 하락을 시작으로 전기차 가격이 전반적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관계자는 '성장 중인 기업'의 특성을 감안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관계자는 "당사와 같이 성장 중인 기업은 공장 건설 후 전면가동이 이뤄지는 시점까지 비용이 반영돼, 매출총이익률이 비교적 낮게 나올 수 있다"며 "자연스런 현상으로 이해해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생산량 확대와 가동률 상승으로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면 매출원가는 낮아지고 매출총이익률은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트폴리오 다변화... LG엔솔, 삼성SDI 등 신규 파트너 확보    

지표상 불안정한 흐름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미래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보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가장 눈여겨 볼 대목은 거래 구조의 근본적 변화이다. 

이 회사는 전통적으로 그룹 내부거래 비중이 매우 컸다. 매출은 물론이고 영업이익도 대부분 계열사간 거래를 통해 실현한 측면이 크다. 회사의 기초 소재 사업은 지금도 계열사간 거래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던 회사가 배터리 소재로 방향을 틀면서 포트폴리오의 구조적 한계를 뛰어넘었다. 

지난해 기준 주요 거래처는 ▲LG에너지솔루션 51.7% ▲포스코 25.8% ▲OCI 5.4% ▲포스코MC머티리얼즈(前 피엠씨텍) 등이다. 내부거래 비중이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대신 LG엔솔과의 협업은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주요 거래처에는 얼티엄셀즈가 추가되며 ▲LG에너지솔루션 52.7% ▲포스코 20% ▲얼티엄셀즈 11%로 변화했다. 하반기에는 새로 손을 잡은 삼성SDI향 실적이 포함될 예정이다. 지난해 외부거래를 통해 창출된 수익은 3조30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9% 증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양극재 수주규모만 100조원을 넘었다"며 "미래 수익성은 담보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예정된 신규 매출처가 많아 실적은 더 호전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우리 회사는 변경된 사명처럼 미래 사회가 원하는 소재 기업으로 성장 중에 있다"며 "이차전지 외 첨단 소재 사업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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